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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집 성모마리아상
凡石
2017. 6. 9. 13:53
때는 바야흐로 실록의 계절 6월이다. 작은 방 창문 밖을 보니 어느 화가가 연두색의 물감을 뿌려 놓은 듯 푸르름이 한창이고, 마치 아기 손가락을 닮은 듯한 단풍나무의 잎이 앙증스럽게 한들대는 모습이 평화롭기만 하다. 이 분위기 속에 성모마리아상을 모셔 놓고 사진이라도 찍고 싶은 생각이 불현듯 떠 올라 한컷을 찍었는데 그럴듯하다.
우리집 성모마리아상은 지금으로부터 약 37년전에 아내가 카톨릭에 입문할 때, 명동성당 앞에 있는 어느 성물가게에서 구입한 것인데, 비록 오래되어 색이 좀 변하였으나 그래도 고태미가 흐른다. 훤출한 키에 미사포와 옷자락 등의 맵시는 요즘 만든 것 보다도 훨씬 뛰어나 아름답게 보인다. 어짜피 내가 사는 날까지 같이 가야 하는 공동의 운명체라서 매일매일 공경하면서 어루만져 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