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점심은 이 위원과 같이 종로 관수동에 있는 용두동 쭈꾸미 닭갈비 집에가서 쭈꾸미 정식을 먹었다. 가끔 가는 집인데 언제 봐도 식당 분위기가 깨끗하고 차분하다. 더구나 멋쟁이 주인 내 외분이 직접 요리하고 서빙을 해서 그런지 여느 식당과 달리 손님들을 항상 편하게 대한다.
실내에는 드럼통 테이블을 갖춰 놓고 그 위에서 즉석으로 조리를 해 주는데, 춘천식 닭갈비와 주꾸미 볶음 등의 볶음 요리가 주 메뉴다. 음식 맛이 담백하고 정갈해서 그런지, 점심시간에는 앉을 자리가 없을 정도로 많은 손님들이 찾아 온다. 얼큰한 맛에 시원한 동치미 국물은 그 어느 음식보다도 궁합이 잘 맞고, 콩가루에 버무린 신선한 양배추 샐러드는 아삭아삭 씹는 맛이 고소하다.
드디어 주문한 쭈꾸미 정식이 나왔다. 붉은 양념으로 물든 쭈꾸미 위에, 흰 양송이와 노란 단호박이 조화를 이루어, 유화로 그린 추상화 한 점을 보는듯 환상적이다. 이 작품(?)은 이 집 사장님이 직접 만들어 손님 상에 내 놓고, 즉석에서 요리를 해 주는데, 그 맛이 일품이다.
이 집은 사장님이 아주 멋쟁이다. 키가 6척 장신에다가 약간 깡 마른 체격을 갖고 있어, 누가 봐도 서구적이면서도 이지적인 냄새가 물씬 풍긴다. 거기에다가 마음씨도 착하고 인심까지 후하다. 항상 표정의 변화는 별로 없으나, 가끔 빙긋이 웃으면서 농담도 잘 하신다.
오늘도 쭈꾸미 요리에 노란 단호박이 돋보이길래 관심을 갖었더니, 금새 몇 조각을 더 갖다 넣으면서 하는 말씀이 걸작이다. "이거 아무나 안 주는데 단골이라서 특별히 드리는 거예요" 하면서 싱긋이 웃는다. 키 크고 싱겁지 않은 사람 없다더니, 아마도 이 아저씨를 두고 하는 말 같다.
착한 분들이 영업하는 착한 식당이다. 손님들은 이 집의 착한 분위기 냄새를 알고 꾸준히 찾아 온다. 언젠가는 대박이 나서, 싱긋이 웃는 모습이 함박 꽃처럼 크고 밝게 웃는 모습으로, 탈바꿈 할 날도 머지 않았다고 보면서, 두 분 내 외분의 건투를 빈다. 화이팅!!!
02-2274-2170서울 종로구 관수동 143-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