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윗배 살은 빼기 쉽고 아랫배는 힘들어

凡石 2009. 5. 14. 11:48

가수 이효리는 한 쇼 프로그램에서 “방송에서 탱크톱을 입고 공연을 해야 하는 날엔 배가 나올까 봐 하루 종일 아무것도 먹지 못한다”고 말한 적이 있다. 군살 없는 몸매의 대명사격인 이효리가 이럴진대 일반인이 배가 좀 나왔다고 그리 부끄러워할 일은 아니다. 하지만 배를 인격과 동일시해 자꾸만 인격을 키워나간다면 결국 복부비만에 이르게 된다.

 

보통 남자의 경우 허리둘레가 90㎝ 이상, 여자의 경우 80㎝ 이상이면 복부비만이라고 할 수 있다. 복부비만 자체가 질병이라고 볼 수는 없지만 이를 좌시할 경우 각종 성인병으로 이어질 수 있다. 복부비만인 사람은 정상인에 비해 심장병 발병률이 9배나 더 높고, 뇌졸중 발생 확률도 2.3배 정도 높다.

 

배를 보면 그 사람의 인격뿐 아니라 비만 유형도 알 수 있다. 윗배가 불룩하게 나왔다면 내장형 복부비만이라고 볼 수 있다. 내장형 복부비만은 내장에 지방이 낌으로써 배 위쪽이 불룩하게 나오는 경우다. 배가 좀 나왔다고 느끼는 대다수 남성이 여기에 해당한다. 내장 지방은 열량이 높고 지방함유량이 많은 음식을 자주 섭취함으로써 생긴다.

 

술은 대표적인 고칼로리 음식이기 때문에 잦은 음주와 운동부족에 시달리는 사무직 남성에게서 내장형 복부비만이 쉽게 발견된다. 다행인 것은 내장형 복부비만을 일으키는 내장 지방은 운동을 통해 쉽게 타버린다는 점이다. 따라서 식이요법을 통해 음식을 조절하고 꾸준히 운동만 해주면 비교적 쉽게 뱃살을 뺄 수 있다.

 

아랫배가 불룩하게 나왔다면 피하지방 축적에 따른 하체형 비만으로 볼 수 있다. 이는 주로 여성에게서 볼 수 있는 복부비만의 유형으로, 피부와 복근(腹筋) 사이에 피하지방이 쌓임으로써 배가 나오는 경우다. 여성은 몸 안에 피하지방을 많이 축적하도록 진화해 왔기 때문에 보통 남성보다 체지방이 5% 정도 많다. 더 많은 체지방은 대부분 아랫배 부분에 축적된다. 특히 임신과 출산을 거치면서 아랫배가 나오는 경우가 많은데, 이는 여성 호르몬의 증가와 같은 여성의 신체적 특성에 따른 것이다.

 

피하지방은 내장 지방처럼 쉽게 없어지지 않는다. 이는 생존을 위한 에너지원으로 사용되기 때문에 지방 중에서 가장 나중에 소비된다. 혈액, 근육, 간 등에 남아있는 지방이 모두 연소된 후에야 비로소 피하지방은 타기 시작한다. 재난사고 발생시 여성이 오랫동안 살아남을 수 있는 것은 최후의 에너지원 역할을 하는 피하지방 덕분이다. 마찬가지로 운동을 통해 피하지방을 태우기 위해선 먼저 신체 다른 부위에 있는 피하지방이 모두 연소돼야 한다. 그만큼 없애기가 힘들다는 말이다.

 

뱃속에 피하지방이 쌓인 정도는 혼자서도 진단할 수 있다. 우선 배에 단단하게 힘을 준다. 이때 물렁물렁하게 만져지는 뱃살의 두께가 1~2㎝ 정도라면 피하지방이 정상 범위 내에서 축적된 정도라고 볼 수 있지만 그 이상이라면 피하지방 축적에 따른 복부비만을 의심해 봐야 한다.

 

복부비만은 신체적 특성 및 생활습관으로 인해 보통 남성과 여성이 다르게 나타나지만 비만이 심한 사람은 양쪽의 특성이 모두 나타나기도 한다. 즉 윗배와 아랫배가 동시에 나왔다면 내장형 비만은 물론 피하지방까지 축적된 경우다. 남성 중에서 유난히 뚱뚱한 사람, 여성 중에서 과식하고 술을 자주 마시는 사람은 두 가지 복부비만 유형을 함께 지니게 된다.

 

때로는 갑상선 기능 저하증, 쿠심 증후군 등과 같은 내분비대사 장애로 인해 비만이 오기도 한다. 이는 대사기능에 문제가 생겨 음식을 제대로 소화하지 못함으로써 지방이 몸 속에 축적되기 때문이다.

여성은 태생적으로 남성에 비해 비만해지기가 쉽다. 체지방량은 많은 데 비해 기초대사량이 떨어져 몸 속의 지방을 태우기가 더 어렵기 때문이다. 하지만 남성이 이러한 신체적 조건만 믿고 방심하는 것은 금물이다.

 

 지난해 보건복지부가 발표한 국민건강영양조사를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여성 비만인구는 1998년 39.6%에서 지난해 37.5%로 줄었지만 남성 비만인구는 같은 기간 19.6%에서 23.7%로 크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비만은 생활습관병”이라고 말한다. 복부비만도 유전적인 요인이나 대사질환과 같은 예외적인 경우만 아니라면 평소 음식을 조절하고 꾸준한 운동과 규칙적인 생활을 해줌으로써 예방, 치료할 수 있다.

 

특히 폭식은 물론 급하게 먹는 습관을 버리는 것이 중요하다. 우리 몸이 포만감을 느끼는 데는 보통 20분 정도가 걸리기 때문에 빨리 먹다 보면 충분히 먹고도 미처 포만감을 느끼지 못해 과식을 하기 쉽다. 최근엔 국내에서 흡연이 복부비만과 연관이 있다는 연구결과가 발표되기도 했다. 이에 따르면 하루에 담배를 2갑 이상 피우는 사람은 비흡연자에 비해 복부비만이 될 확률이 1.54배, 또 1갑 반에서 2갑 피우는 사람은 1.25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