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스마트 그리드 개념
스마트 그리드(Smart Grid)는 기존 전력망에 IT 기술을 접목해 전력 공급자와 소비자가 양방향으로 실시간 정보를 교환함으로써 에너지 효율을 최적화하고자 하는 차세대 전력망을 말한다.
현재의 중앙 집중형, 일방향인 전력 계통의 비효율성을 극복하기 위한 것으로, 분산 전원 시스템을 핵심 개념으로 한다.
신재생 에너지를 중심으로 하는 다양한 분산 전원이 도입되어 전력 계통을 규모에 따라 분산적이고 독립적으로 운영할 수 있는 유연한 형태를 갖추게 되며, 각 계통에 센서, 미터들을 장착하여 소비자의 요구에 실시간으로 반응하는 지능화된 전력망이다.
전력 산업의 패러다임이 양에서 질로, 공급 중심에서 수요 중심으로, 중앙 집중에서 지역 분산으로, 100년전 기술이 전력IT 기술로 변화하는 것을 의미한다. 미래의 전력망이 분산된 네트워크 구조를 가진다는 점에서 스마트 그리드는 에너지 분야의 인터넷과 같은 역할을 수행한다고 볼 수 있다. 스마트 그리드는 한국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그린에너지 산업의 집약체이자 매개체로 볼 수 있다.
▶태양광, 풍력, 원자력, 연료전지, 청정연료, IGCC(석탄가스화복합발전) 등으로 생산된 청정 에너지가 분산 전원 시스템의 주축이 되고,
▶신재생 발전원의 전력 품질 향상과 전력 거래를 위해서는 전지 등 전력 저장 시스템의 확산이 필수적이며,
▶스마트 그리드 환경에서 전기자동차의 보급이 활성화될 것이다.
스마트 그리드가 시대적으로 요구되고 있는 배경을 보면,
첫째는 당연히 에너지 이용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함이다.
주지하다시피 전력 소비는 계절적으로는 여름, 시간대별로는 오후 시간에 피크(Peak)를 형성하고, 편차가 크기 때문에 비효율이 발생한다. 발전설비는 피크 소비량에다가 10% 정도 예비력을 감안해 증설될 수밖에 없고, 이로 인해 평균 설비 가동률은 70% 수준에 불과하다.
또한 평상시 기저 발전설비에는 값싼 원자력과 석탄이 사용되지만, 피크 수요 때에는 고가 원료인 가스와 석유가 사용되기 때문에 예비 발전설비의 전력 생산 비용은 기저 발전설비 생산 비용의 2.7배에 달한다.
이에 대해 스마트 그리드는 수급 상황별 차등 요금제를 적용하여 전력 수요를 분산시키고, 소비자들에게 전기사용량과 요금을 실시간으로 보여줌으로써 자발적인 에너지 절약을 유도한다.
일례로 세탁기를 전기요금이 저렴한 시간대에 작동하도록 설정하고, 전기자동차는 심야 전력을 이용해 충전한다. 이마저 각 제품에 스마트칩이 내장되어 있어 최적의 전기요금 시간대를 찾아 전기를 소비하게 된다.
각 가정이나 빌딩마다 저장장치를 구비하여 저가 전기를 충전했다가 고가 시간대에 사용하고, 남는 전기는 전력 거래 시장을 통해 되파는 구조가 정착될 것이다.
스마트 그리드 구축시 에너지 절약 효과는 6% 내외로 추정되고 있다. 이 경우 국내에서 연간 1조 8천억원의 전기요금이 절감된다. LS산전이 80가구를 대상으로 2개월간 실증작업을 걸친 결과로는 13%의 에너지 절감 효과가 나타났다.
참고로 서머타임제 도입시 전력 소비량 감소율이 0.3% 수준임을 감안하면, 스마트 그리드의 에너지 절약 효과가 얼마나 큰 지 알 수 있다.
그런가 하면, 공급 측면에서는 피크 전력을 10%(700만kW) 줄일 경우 연간 1조원의 설비 투자 비용이 절감될 것이다. 물론 기저 발전설비의 저가 원료를 활용한 생산 비용 절감 효과도 더해질 것이다. 미국의 시범 사업 결과는 피크 전력 수요가 12~50%까지 감소하고, 특히 스마트 그리드와 빌딩 내 에너지관리시스템이 연계될 경우 성과가 극대화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둘째, 신재생 에너지의 확산 기반이 마련되어야 한다.
환경적 측면에서 교토의정서 시대에 온실가스 배출 감소는 필연적 과제이다. 우리나라는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10위인데, 배출량 증가율은 중국에 이어 2위를 기록하고 있다.
현재 발전 체계는 화력 발전 비중이 높아 온실가스의 원인인 이산화탄소를 다량 배출하고 있다. 전세계 이산화탄소 배출량의 24%가 발전 산업에서 발생하고 있다.
이산화탄소 배출을 줄이기 위해서는 신재생 에너지, 에너지 효율화, 탄소 포집 및 저장 등의 대안이 필요한데, 스마트 그리드가 담당해야 할 분야이다.
스마트 그리드 구축시 2020년에 세계적으로 24억톤(4.6%)의 이산화탄소 배출이 감축될 것으로 기대되고, 우리나라는 2,700만톤 가량 줄어들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태양광, 풍력, 조력 등 친환경적 신재생 에너지가 스마트 그리드의 분산 전원 시스템의 주체가 될 것이다. 우리 정부는 현재 2.6%에 불과한 신재생 에너지의 비중을 2030년에 총 소비전력의 30%까지 확대하겠다는 계획을 가지고 있다.
미국은 2012년까지 현재 소비전력의 10%, 2025년까지 25%를 신재생 에너지로 보급하겠다는 계획이다. 유럽은 풍력 발전 비중을 현재의 4%에서 2020년까지 16%로 확대할 계획이다.
그런데 신재생 에너지는 일조량이나 바람의 세기에 따라 전력 생산이 불규칙하다는 약점을 가지고 있다. 대규모 전력을 일괄적으로 공급하도록 되어 있는 현재 전력망으로는 소규모 신재생 에너지를 수용하는데 한계를 가진다.
스마트 그리드는 신재생 에너지의 품질을 향상시키고, 활용도를 높여 줄 것이다. 전력변환장치가 신재생 에너지원의 초기 불안정한 획득 에너지에 대해 전압과 주파수 등이 고르고 안정적인 전기에너지로 변환시켜 준다.
여기에 저장장치가 결합하여 시간대별로 전기 공급을 일정하게 조정할 수 있다. 또한 바람 세기를 감지해 바람이 세게 불면 풍력 발전기의 출력을 증가시키는 대신, 화력 발전소의 출력을 감소시켜 전체 전력 공급을 일정하게 유지하는 등의 조정 기능이 가능하다.
셋째, 전력의 품질과 신뢰도가 향상된다.
현재의 전력망은 자기 진단이 어렵고, 고장 및 정전 발생 가능성이 상존하며, 사고시 수동 복구를 해야 하는 반면, 스마트 그리드는 자기 진단이 가능하고, 시스템의 보호와 단독 운전이 가능하며, 사고시 반자동으로 복구하고 자기 치유를 할 수 있다는 특징을 가진다.
고장 요인을 사전에 감지함으로써 정전을 최소화하고 전기의 품질을 높일 수 있다. 한국의 1년간 가구당 평균 정전 시간은 18분으로 영국 68분, 미국 137분 등과 비교하면 전력 품질이 월등한 편이지만, 반도체, 석유화학 등 전력 품질에 민감한 산업 비중이 높아 전력 공급의 신뢰도에 대한 요구가 증가하고 있다.
또한 스마트 그리드는 소비자에게 전기에 대한 선택권을 넓혀 준다.
Premium 전기는 반도체나 석유화학 등의 산업체에 공급하고, 요금을 비싸게 책정하면 된다. 일반 가정은 보통 수준의 전기를 공급받고, 냉난방용으로는 가격이 저렴한 저급 전기로도 충분할 것이다. 또한 가전기기는 어댑터 없이 직류(DC) 전기를 직접 받을 수 있을 것이다.
현재 공급자 위주의 전력 사업이 수요자 중심으로 바뀌게 되고, 수요에 반응하여 공급을 결정하는 메커니즘으로 변하게 될 것이다.
넷째, 전기자동차 시대를 예비한 새로운 인프라가 필요하다.
플러그인 전기자동차가 보급되기 위해서는 충전 인프라가 필요하고, 차등요금제 기반의 저렴한 전기 공급이 전제되어야 한다. 소형 전기자동차의 전지 용량은 휴대폰 전지 용량의 1만배에 달한다. 차등요금제를 바탕으로 저렴한 심야 전력을 활용할 수 있도록 해야 전기자동차의 구매 유인이 될 것이다.
또한 지금의 주유소처럼 막대한 규모의 전기 충전소가 설치되어야 하고, 이를 관리하는 시스템을 필요로 하게 된다. 2030년에 우리나라의 전기자동차 보급률이 30%에 도달한다고 가정하면, 630만대의 전기자동차가 보급되고, 소비 전력이 10,000MW에 이르며, 전력 인프라를 구축하는 데 62조원이 소요된다고 한다.
국내 자동차가 모두 전기자동차로 바뀐다고 가정하면 현재 전력 수요의 2.5배가 증가하게 된다.
다섯째, 새로운 성장 산업의 육성이 필요하다.
현 정부는 그린에너지 산업을 성장 동력으로 천명하고, 적극적인 육성 의지를 보이고 있다. 정부는 그린에너지 산업에 2012년까지 1조 8,000억원을 투자하고, 34조원의 민간투자를 유발해, 2030년에는 73만명의 일자리와 내수 154조원, 수출 433조원을 창출할 계획이다.
그린에너지 15대 유망 분야 중 스마트 그리드는 직접적으로 전력IT 분야에 해당하며, 간접적으로는 나머지 사업 분야가 구현되는 인프라로서 의미를 가진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2030년까지 스마트 그리드 관련 시장이 최소 3조달러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우리 정부는 2030년까지 세계 최초로 국가 단위의 스마트 그리드 구축을 완료한다는 비전을 선포했고, 가장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우리나라가 Roadmap대로 선도적으로 스마트 그리드를 구축한다면, 과거에 최초로 상용화를 이룬 CDMA 휴대폰처럼, 스마트 미터 중심의 AMI(Advanced Metering Infrastructure; 첨단 검침 인프라) 기기를 수출 제품으로 육성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스마트 그리드는 전력과 중전기는 물론이고 통신, 가전, 건설, 자동차, 에너지 등 산업 전반과 연계되어 큰 파급 효과를 미칠 것이다.
이상에서 언급한 스마트 그리드의 필요성과 효과를 고려할 때, 스마트 그리드는 이미 선택의 단계를 넘어 어떻게, 얼마나 빨리 구현할 지가 관건으로 보인다.
지금 시점에서 스마트 그리드의 논의가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는 것은 선진국의 전력망이 노후화되어 교체 투자 압박이 증대되고 있는 상황에서, 친환경적이고 효율적이면서 소비자 중심의 전력망을 도입하는 동시에, 새로운 먹거리 산업을 육성하고자 하는 의지가 결부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유래 없는 경기 침체를 맞아 각 국 정부가 재정지출 확대 정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핵심 사업으로 부각되고 있다.
스마트 그리드를 이해함에 있어 필요한 몇 가지 특징을 알아 보자.
첫째, 스마트 그리드는 무엇보다 중저압 기반 배전망의 혁신적인 변화를 불러온다.
분산 전원 체계에서는 송전망이 짧아져, 초고압 설비에 대한 수요가 줄어들게 된다. 심지어 송전이 생략되어 발전에서 배전으로 직결되거나, 발전에서 사용자로 직결되는 사례도 생길 것이다.
송전 설비나 전선 업체 입장에서 보면, 전기자동차 등의 전기 수요 인프라가 확대되는 점이 긍정적인 반면, 중저압 제품의 수요로 대체되는 점이 부정적인 만큼 다소 중립적인 영향이 예상된다. 물론, 이 부분은 수출 활성화를 통해 극복해야 할 것이다.
둘째, 교류(AC)에 비해 직류(DC) 전기에 대한 수요가 증가한다.
직류는 품질이 우수하지만, 장거리 송전이 어렵다는 단점으로 인해 송전 위주의 현재 전력망에서는 대부분 교류가 사용되고 있다. 실제로 가정에서 사용되는 전기는 직류이지만, 교류가 전압을 변화시키기 쉬어, 발전소에서 생산된 전력을 초고압으로 승압하여 장거리로 송전하기에 적합하다.
이에 대해 스마트 그리드에서는 장거리 송전의 필요성이 줄어 들고, 전력용 반도체가 직류도 장거리 전송이 가능하게 해준다. 태양광, 연료전지 등은 발전 전기 자체가 직류로 생산된다.
현재 교류용 설비는 대규모 변전소와 변압기를 필요로 하지만, 직류용 설비는 소규모의 변환기(Converter)만으로 교류를 직류로 바꿀 수 있다. 그만큼 직류용 설비가 효율이 높고, 탄소배출이 적다는 장점을 가진다.
직류 전원은 교류 대비 가정은 15%, 기업은 6% 정도 전력 효율이 높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미국의 전력연구소(EPRI) 보고서에 의하면 현재는 교류와 직류의 사용 비율이 90% : 10% 수준인데, 2020년이 되면 50% : 50% 수준으로 바뀔 전망이다.
셋째, 스마트 그리드의 하부에 수많은 마이크로 그리드(Micro Grid)가 존재하게 된다.
마이크로 그리드는 소규모 분산발전 시스템만을 연결한 저압 네트워크이다. 통상적인 발전량은 수백KW에서 2MW 정도의 소규모이다. 예를 들면, 아파트 단지별로 신재생 에너지 전원과 저장 시스템, 냉난방 등 제어가능 부하를 연결해 자체적인 전력망을 구축하는 것이다.
송전 손실을 고려하지 않아도 되기 때문에 에너지 효율을 극대화할 수 있다.
마이크로 그리드가 활성화될수록 EMS(Energy Management System)와 더불어 배전자동화 시스템 (DAS; Distribution Automation System) 등 각종 배전 설비의 수요 기반이 확대될 것이다
II. 스마트 그리드용 제품 포트폴리오
스마트 그리드는 기능적 측면에서 주파수 변동에 따라 가전기기를 차단하거나, 전력 수요가 적은 시간대에는 자동으로 전력을 저장하며, 피크 시간대에는 전기료를 절감하기 위한 수요 관리를 해야 한다.
센서가 부하 변동과 외란을 감지하여 보호시스템으로 정보를 보내 사고시 확산을 최소한으로 막기 위해 빠른 시간에 계통을 보호해야 하고, 분산 전원들은 기존 전력망의 공급량을 덜어주는 일을 수행해야 한다.
이러한 기능들을 수행하기 위한 핵심 기술은 ▶양방향 정보통신 시스템, ▶Smart Metering/AMI, ▶분산형 에너지 관리 시스템, ▶전기품질 보상장치, ▶분산전원 설비, ▶전기 에너지 저장 설비, ▶감시 모니터링/진단 설비, ▶새로운 보호 시스템(Smart Protection), ▶전력용 반도체 및 친환경 전력설비 등으로 구성된다.
정부는 ‘중점 녹색기술 개발과 상용화 전략’ 차원에서 스마트 그리드를 세계적인 선도 기술로 육성할 필요가 있는 장기 집중 투자 기술로 선정했다. 스마트 미터, 네트워킹 기술, 배전연계기술 등의 개발을 통해 2011년까지 스마트 그리드에 필수적인 Advanced Metering System을 상용화할 계획이다.
‘녹색 기술 표준화 전략’ 차원에서는 스마트 그리드의 연구 개발과 국제 표준화를 동시에 추진해 개발 기술의 조기 상용화를 목표로 하고 있다. 원격 제어 및 전력IT 기술을 바탕으로 차세대 변전시스템 등 10개 분야 35종의 표준화를 추진하고 있다.
현재 우리나라의 사업화 속도는 미국, 유럽 등 선진국들에 비해 대략적으로 2년 정도 뒤쳐져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이에 대해 기술 개발 진도율을 지난해 59%에서 올해 78%로 끌어올리고, 2011년에는 95%까지 달성하여 선진국들과 격차를 최소화할 계획이다.
그렇다면, 스마트 그리드의 주체인 중전기 산업은 어떤 제품을 사업화할까?
앞서 언급한 것처럼 스마트 그리드는 배전망의 혁신을 야기하기 때문에, 스마트 그리드 솔루션도 배전에 집중된다.
▶먼저, 스마트 미터 중심의 AMI 시스템이 소비자들이 가장 쉽게 접하는 필수 장비가 될 것이다.
기존의 기계식과 전자식 계량기가 월 1회 검침을 하는데 반해, 스마트 미터는 실시간으로 검침하여 데이터를 수요자에게 보여주며, 전력 거래를 전제로 양방향 회전이 가능한 특징을 가진다. 전력선 통신과 ZigBee 등 무선 통신 기능을 갖춰야 한다. 스마트 미터는 범용화된 단말기이기 때문에 대표적인 수출 품목으로 자리잡을 수 있을 것이다.
▶수요 반응(Demand Response) 시스템이 현재 전력망과 차별화되는 핵심 장비이다.
전력 수요에 따라 가격을 실시간으로 결정해서 수요자에게 알려주고, 수요자가 이를 근거로 전력 사용량을 효과적으로 조절하도록 해 주는 시스템이다.
수요자는 실시간 요금제, 차등 요금제에 맞게 전력 소비 형태를 바꾸게 된다. 수요 반응 시스템은 이러한 수요자의 반응에 따라 발전량을 제어하는 정보를 사업자에게 제공한다. 또한 수요자가 자신의 에너지를 직접 관리할 수 있고, 전력 품질의 측정과 데이터 저장이 가능하며, 수요자의 프로그램 설정에 따라 자동으로 부하를 제어하는 기능을 갖추게 된다.
▶EMS(Energy Management System)는 에너지 종합 사령실과 같다. 우리나라는 전력거래소, 한전 KDN, LS산전이 공동으로 개발해 기술 자립을 이루었다. 국가 단위의 EMS뿐만 아니라 마이크로 그리드 단위로 EMS 수요가 확대될 것이다.
이상의 핵심 제품 이외에 분산전원 전력변환 장치, 스마트 보호/제어 장치, 전력IT용 제어/통신 장치, 전력선 통신, 전력용 반도체 모듈 등으로 사업 Item이 확대될 것이다.
▶분산전원 전력변환 장치는 태양광, 풍력 등 분산전원에 장착되는 주요 설비로서, 직류를 교류로 바꿔주는 Inverter가 기반이 된다.
▶스마트 보호/제어 장치는 전력 계통에서 사고가 발생하면 자동으로 사고 구간을 나누고 보호하여 사고가 파급되지 않도록 막아주는 장치이다.
▶전력IT용 제어/통신 장치는 각종 부하 설비의 전원이나 기능을 제어해 주는 제어 장치이다.
▶전력기기 시장의 성장은 전력용 반도체 수요의 급속한 확산을 전제로 한다. 특히 교류를 직류로 변환하거나, 직류로 송전하는 경우에는 전력용 반도체가 필수적이다.
스마트 그리드에서는 분산전원과 전력 저장장치 확산, 가전기기의 직류화 등을 바탕으로 직류에 대한 수요가 빠르게 증가할 것이다. 전력용 반도체 시장은 Infineon, STMicroelectronics, Fairchild, Vishay, TI 등 해외 업체들이 장악하고 있고, 전력용 반도체 모듈은 Fuji, Mitsubishi 등 일본 업체들이 선도하고 있다.
이에 대해 국내에서는 LS산전 중심으로 전력용 반도체 모듈의 국산화 노력이 성과를 거두고 있다.
▶전력선통신(PLC; Power Line Communication)도 스마트 그리드에 필수적인 기술이다. 전력선을 이용해 데이터를 고주파 신호에 실어 송수신하는 기술로, 칩, 모뎀, Application 제품 등에 대한 사업화가 진행될 것이다.
스마트 그리드를 구현하기 위해서는 계통별로 다양한 신규 시스템을 필요로 한다.
▶송전 시스템으로는 FACTS(Flexible Alternating Current Transmission System), SCADA(Supervisory Control and Data Acquisition System) 등이 필요하다. 이 중 FACTS는 교통 체계의 가변차선 개념으로서 전기 흐름을 제어해 송전 선로의 설비 이용률을 극대화하고, 송전 용량을 증대시키며, 전압 변동을 최소화하는 송전 시스템이다.
▷변전 시스템으로는 SAS(Substation Automation System), SCADA, PDPS(Power Equipment Diagnosis & Preventive System) 등이 필요하다.
▷배전 시스템으로는 DAS(Distribution Automation System), AMR(Automatic Meter Reading System), LMS(Load Management System) 등이 필요하다.
▷소비자 시스템으로는 PMS(Power Monitoring System), PQMS(Power Quality Monitoring System), AMR, LMS 등이 필요하다.
결국 현재의 전력망을 구성하는 대부분의 전력 시스템 및 전력기기가 교체 대상이 될 것이고, 이 과정에서 대규모 중전기 시장이 형성될 것이다.
III. 스마트 그리드가 타 산업에 미치는 영향
스마트 그리드가 중전기 이외에 타 산업에 미칠 영향을 알아 보자. 스마트 그리드는 녹색 성장의 인프라가 되기 때문에, 향후 전통 산업이 ‘그린화’ 되는 과정에서 함께 융합될 것이다.
▶먼저, 전력 산업은 공급자가 다변화되어 완전 경쟁 시장이 형성되고, 사업의 형태도 지금은 전기 판매 사업이 유일하지만, 향후 컨설팅 사업, 중개 사업 등이 활성화될 것이다.
현재의 에너지 판매 업체들이 신재생 에너지 사업에 참여해 새로운 전력 회사가 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컨설팅 사업은 전기절약, 신재생 에너지 시스템 구축, 그린 홈·그린 빌딩·그린 팩토리 구축 등 다양한 영역이 존재할 것이다.
양방향 전력 거래가 활성화되면 전력 시장을 운영하고, 실시간 전력 거래 가격을 결정하는 전력거래소의 역할이 더욱 커질 것이다.
한국전력공사의 입장에서 보면, 독점적 지위가 사라지고, 초기 시스템 구축 비용을 부담해야 하는 점은 부정적이다.
하지만, 가스, 석유, 수력 기반의 첨두 발전이 최소화되고, 원자력과 석탄 기반의 기저 발전 비중이 높아져 발전 원가가 낮아지며, 추가 발전소 건설 비용이 절감되고, 장기적으로 전기자동차 등이 보편화되어 전력 수요가 증가하는 동시에 전기 충전소와 같은 신규 사업 기회를 얻을 수 있다는 점이 긍정적일 것이다.
▶가전 산업은 전력 효율을 향상시킨 스마트 가전 제품의 수요가 증가할 것이다. 세탁기, 에어컨, TV 등의 가전 제품들이 AMI에 네트워크로 연결되어 전력 사용을 최적화하는 시스템이 요구된다.
또한 스마트 그리드는 전력 저장장치가 필수적이고, 그린카도 배터리로 움직이는 만큼, 2차전지 산업의 기반이 크게 확대될 것이다.
▶건설 산업은 그린 홈, 그린 빌딩, 그린 팩토리를 설계하고 구현하는 능력이 중시될 것이다.
▶자동차 산업은 플러그인 전기자동차가 확산될 것이다. 핵심 역량이 엔진이 아니라 모터와 모터를 제어하는 전력·전자 기술이 될 것이다. 이런 맥락에서 Toyota는 중전기와 전자 사업을 영위하는 Hitachi가 강력한 경쟁자가 될 것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에너지 산업은 주유소 자리에 점진적으로 전기 충전소가 생겨날 것이다.
전선 업종의 시각에서 보면, 내수 환경은 중립적이나, 수출을 통해 긍정적 환경이 조성될 것이다.
전선 업종이 2000년대 중반 이후 재차 호황을 맞고 있는 배경은 초고압 케이블 수요가 증가한데 따른 것이다. 선진 시장은 송전망 고도화 수요와 맞물린 것이며, 신흥 시장은 도시화가 진행되고, 산업 인프라가 확대되는 과정에서 신규 수요가 증가한 것이다.
그런데, 국내에서 스마트 그리드가 구축되면 신재생 에너지를 활용한 분산 전원망은 부가가치가 낮은 중저압 케이블로 구성되고, 산업단지와 대도시 위주로 기존 발전 방식의 초고압 송전망이 유지될 것이다.
아무래도 신규 수요는 중저압 케이블에 집중되고, 초고압 케이블은 교체 수요 위주로 시장이 형성될 것이다.
다만, 해외 상황은 달라질 수 있다. 미국처럼 국토가 넓은 국가는 신재생 에너지라 하더라도 발전 단지가 대규모로 형성되고, 송전 거리가 멀어서 초고압 케이블 수요가 증가할 것이다. 풍력 발전 단지는 주로 해안가에 설치될 것이고, 태양광 발전 단지는 일조량이 풍부한 지역에 조성될 것이다.
전세계 초고압 케이블 업체는 유럽, 일본, 한국을 중심으로 10여개 업체로 제한되어 있고, 국내 업체들이 제품 경쟁력 향상을 바탕으로 해외 시장에서 입지를 강화해가고 있기 때문에, 새로운 기회가 될 것이다.
특히 근해에 설치되는 풍력 발전기는 해저 케이블을 필요로 하는데, 해저 케이블은 LS전선을 포함해 극소수 업체만 사업 역량을 보유하고 있어 특수가 클 것이다.
IV. 스마트 그리드 구축 Roadmap
우리나라에 앞서 해외 선진 국가들의 추진 상황을 살펴보자.
미국은 우리나라와 더불어 스마트 그리드 구축에 적극적이다. 미국은 노후 설비에 대한 교체 필요성에서 스마트 그리드 논의가 본격화됐다. 송배전망에 대한 투자가 1960년대와 1970년대에 집중됐고, 이후 민영회사들이 투자를 유보하면서 설비가 노후화됐다. 송배전단에서의 전력 손실률이 1970년대에는 5% 수준이었던 것이 현재는 7% 수준으로 증가했다.
1990년대부터 2000년대 초반까지 빈번한 대규모 정전 사태를 겪고 나서 2003년에 에너지부(DOE)가 내놓은 2030년까지의 전력 인프라 발전 계획인 ‘Grid2030’이 논의의 시발점이 됐다. 이후 2007년에 에너지부가 제정한 ‘에너지 자립 및 안보법(Energy Independence and Security Act)’에서 스마트 그리드를 명시하여, 2020년까지 국가 송배전망 고도화, 수용가 전력사용 효율화 등을 추진하기로 했다.
설비 투자시 연방정부가 20%의 보조금을 지급하는 내용도 포함되어 있다.
특히 오바마 정부는 스마트 그리드를 그린뉴딜 정책의 핵심 정책으로 삼고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있다. 경기부양책(American Recovery and Reinvestment Act of 2009)에 포함된 내용을 보면, 스마트 그리드 개발 프로젝트에 110억달러를 투자하는 것 이외에도, 첨단 에너지 설비 투자 세액 공제 23억달러, 에너지 효율화 및 신재생 에너지 연구 25억달러, 신재생 에너지 프로젝트 대출 60 억달러 등이 관련돼 있다.
초고속 인터넷망에 대한 투자를 확대하는 것도 스마트 그리드의 인프라 측면으로 해석할 수 있다.
미국 정부의 적극적인 행보는 세계 전력 시장에서 입지를 회복하고자 하는 의도로 해석된다. 미국은 전기를 발명한 종주국이지만, 전력 산업의 주도권을 유럽에 빼앗긴 상태이다.
세계 중전기 시장은 ABB, Siemens, Areva, Schneider 등 유럽 4사가 80%를 장악하고 있고, 미국은 GE 정도가 맞서고 있다. 초고압 케이블 시장도 다르지 않아서 Nexans, Prysmian, ABB 등 유럽 업체들이 주도하는 가운데, 미국 업체로는 General Cable 정도가 시장에 참여하고 있는 상황이다.
미국은 특히 송전 분야에서 열세를 보이고 있다. 스마트 그리드는 기존의 시장 질서를 뒤엎고, 배전단을 중심으로 새로운 시장을 창출하자는 것인 만큼, 유럽에 비해 미국이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미국은 정부의 지원 아래 민간 회사들이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대표적으로 Xcel Energy사는 콜로라도 Boulder시에 스마트 그리드 시티를 구축했다. 1차로 1만 5천가구에 스마트 미터를 공급했고, 추가로 3만 5천가구에 공급할 예정이다.
미국 내 스마트 미터 보급률은 4.5% 수준인데, 오바마 정부는 4천만대의 스마트 미터 구축을 요구한 상황이다. Itron, Landis+Gyr, Sensus, Elster 등의 업체가 초기 스마트 미터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이외에 최근에는 Google이 GE와 제휴하고, Microsoft가 Alstom과 제휴하는 등 인터넷 포털 업체들이 스마트 그리드 시장에 진입하려 하고 있고, IBM, Cisco 등 IT 업체들도 시장 참여를 선언했다.
유럽은 전통적으로 풍력 등 신재생 에너지의 확산에 가장 적극적이다. 유럽이 추진하고 있는 스마트 그리드는 신재생 에너지 등 고효율 저탄소 분산형 전원의 보급 확대, 환경 보전, EU 국가간 전력 거래에 좀 더 초점을 맞추고 있다.
다양한 소비자의 욕구를 충족시킬 수 있는 유연성 부분도 강조되고 있다.
유럽은 EU 집행위원회의 지원을 받아 2005년에 사업 추진 조직을 구축하여 유럽형 스마트 그리드를 독자적으로 구축하고 있다. EU는 2022년까지 전 건물의 80%를 스마트 그리드에 포함시키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같은 맥락에서 영국은 2020년까지 70억파운드를 투입해 전 가정에 스마트 미터를 설치하는 계획을 밝혔다.
네덜란드는 인공섬을 조성하여 조력, 태양광, 연료전지를 기반으로 하는 스마트 시티를 건설하고 있다.
다만, 민간 업체들의 이해관계와는 일부 상충될 수 있다. 유럽 중전기 업체들은 선진국의 송전망 교체 주기를 맞아 특수를 누리고 있는데, 스마트 그리드의 구축과 함께 송전 분야 중심의 확고한 시장 지위가 위협받을 수 있을 것이다. 결국 유럽 업체들은 송전망 교체 특수를 충분히 누리면서 수세적 입장에서 스마트 그리드에 대처해 나갈 것으로 예상된다.
우리 정부가 스마트 그리드 구축에 가장 적극적이다. 저탄소 녹색 성장을 핵심 국정과제로 선정하고, 세계 최초로 국가 단위의 스마트 그리드 구축을 완료하는 동시에 수출 산업으로 적극 육성하겠다는 비전을 제시하고 있다.
일단 우리나라는 스마트 그리드를 구축하기에 유리한 여건을 갖추고 있다. 국토가 좁고, 초고속 인터넷망이 가장 발달해 있으며, 단일 송배전 회사 체제를 가지고 있다. 한전이 경쟁 체제를 수용하고, 스마트 그리드 체제에서 새로운 성장 기회를 찾고자 하면, 스마트 그리드 구축에 속도를 낼 수 있다.
미국과 비교하면, 미국은 전력망이 10개 지역망으로 나뉘고, 3,300개 이상의 전력 회사가 참여하고 있어 이해 관계를 조정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다. Boulder시에 구축된 시범 도시는 통신망이 느리다는 문제점이 지적되고 있다.
여기에 우리나라는 중전기 분야의 기술력이 유럽, 일본 등과 비슷한 수준에 도달하고 있고, IT와 통신 분야 기술력은 가장 앞서 있다는 자신감이 결부되어 있다.
스마트 그리드 사업 추진 일정을 살펴 보자.
2004년부터 추진된 전력IT 정책이 현재 스마트 그리드의 모태가 되고 있다. 이후 2008년에 그린 에너지 산업 발전 전략으로 확대 개편되어 15대 유망 분야에 선정되었으며, 올해 3월에 지식경제부 주도로 지능형 전력망 구축 추진위원회가 공식 발족하면서 Roadmap이 수립되고 있는 단계이다.
먼저 올해 일정을 보면,
▶6월에 통합실증단지를 선정할 예정이다.
이미 제주시가 낙점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제주도는 독립 전력망을 보유하고 있고, 관광 단지로 전력 수요가 풍부해 실증 결과치를 얻기 용이하며, 풍력 등 신재생 에너지 단지가 다수 분포해 있는 등 최적의 여건을 갖춘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실증단지 조성 사업의 대상 가구 수는 3,000호이고, 2013년까지 810억원의 예산이 투입될 예정이다.
▶6월에는 미국과 정부 차원에서 스마트 그리드 관련 포괄적인 협력 양해각서(MOU)를 체결할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시기는 6월에 예정된 한미 정상회담에서 이루어질 것이다. 한미간 녹색 성장 사업의 첫 협력 사례가 스마트 그리드가 된다는 점에서 양국 정부의 스마트 그리드에 대한 강한 의지를 엿볼 수 있다.
또한 정부간 MOU 체결에 신중한 미국 정부가 적극적으로 나서는 것은 한국의 IT 기술에 대한 신뢰에서 비롯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11월에는 Roadmap이 최종 확정되어 발표될 것이다.
Roadmap은 지능형 전력망 촉진법(안), 실시간 전기요금제 도입 방안 등을 담은 법·제도적 지원체계, 기술개발 지원체계, 국제협력 체
계, 단계적·체계적 보급 방안 등이 포함된다. 이 과정에서 8월까지 분과별 Roadmap 초안이 완성될 예정이다.
이와 함께 올해 아파트 8,000호를 대상으로 전력 효율화를 위한 스마트 계량 시스템 보급 시범 사업을 실시한다.
이상의 일정을 보면, 올해 내내 스마트 그리드가 중요한 화두가 될 것이고, 주식 시장에서도 우호적인 시각이 확산될 것이다.
Roadmap이 수립되고 나면, 2011년에 시범도시를 지정하여 운영하고, 단계적으로 전국으로 확산되어, 2020년에는 소비자측의 지능화가 완료되고, 2030년에 국가 단위의 스마트 그리드가 완성될 예정이다. 정부의 재정지원 근거를 확보하고, 전력회사의 설비투자를 촉진하기 위한 ‘지능형 전력망 촉진법(가칭)’은 내년에 제정될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는 지난 5월에 그동안 각 부처별로 추진되던 그린IT 관련 계획을 통합한 ‘그린IT 국가 전략’을 발표했다. 스마트 그리드는 ‘IT 융합에 의한 녹색화(Green by IT)’ 과제 6개에 포함됐다.
이 내용에 따르면 올해부터 2012년까지 1단계 과정에서는 AMI, 스마트 배전 등 핵심 기술을 개발하고, 시범 서비스를 수행하며, 2020년까지 2단계 과정에서 양방향 전력시장을 창출하고, 다양한 전력망 서비스를 생성하기 위한 개방형 전력 인프라를 구축할 계획이다.
2010년부터 2013년까지는 실증단지 구축과 스마트 미터 보급이 이루어진다.
스마트 그리드의 조기 상용화를 위해 IT 인프라와 연계 작업이 활발하게 이루어질 것이다.
2012년까지는 AMI와 초고속 인터넷, 홈네트워크를 연동한 기술의 개발과 표준화를 통해 사용자측 인프라를 구축하고, 2013년까지는 IPTV, 홈서버, 휴대단말 기반의 사용자 친화형 디스플레이 및 전력 제어 서비스를 개발하여 보급하는 동시에, 유무선 홈네트워크와 연계된 정보가전 및 전력 기기 제어 및 응용 서비스를 창출할 계획이다.
스마트 그리드의 산업화, 활성화를 위한 기반 조성도 강화될 것이다. 실시간 전력 거래 제도 등의 법·제도가 제정, 개정되고, PLC(Power Line Communication), SUN(Smart Utility Network) 등의 국제 표준화를 주도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정부는 2013년까지 3,939억원의 예산을 투입할 계획이고, 이로 인한 성과로 2013년까지 6,535억원의 생산 유발 효과, 3,043억원의 부가가치 창출 효과, 5,137억원의 고용창출 효과가 기대된다.
스마트 그리드 사업이 향후 정권 교체 여부와 무관하게 연속성을 가지려면 사업 주체가 정부 주도에서 민간 주도로 변모해야 한다.
이런 의미에서 최근 중전기, 전력, 통신, 가전, 자동차 등 유관 기업들로 구성된 한국스마트그리드협회의 출범은 긍정적인 의미를 가진다.
협회 회원사로는 LS산전이 회장사를 맡아 스마트 그리드 산업에서의 위상을 보여줬고, 한전, 전력거래소, SK텔레콤, 우암이 부회장사를 맡고, 현대중공업, 효성, 일진전기, GS건설, LG파워콤, KT, LG전자, 한국IBM, 누리텔레콤, 한전KDN이 이사사로 참여했다.
미국도 스마트 그리드 유관 기업 90개사가 참여하는 Gridwise Alliance를 구성해 업계간 소통과 대정부 창구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그런가 하면, 스마트 그리드가 Roadmap대로 구축되려면 선결되어야 할 과제들이 있다.
일단 실시간 전기요금제를 도입하기 위한 법·제도적 장치가 필수적이고, 기술적 측면에서는 기존 전력망과 통합 및 지속적인 발전을 이루어야 하며, 기술 표준화에 능동적으로 대처해야 한다.
보안성 강화도 핵심 과제이다. 스마트 그리드는 전력망의 사고 위험을 사전에 감시하고 보호하는 기능을 갖추게 되어 안전성이 향상되지만, 통신 네트워크와 결합되면서 해킹과 같은 보안 위협이 확대될 수 있다.
각국 정부의 재원 마련도 관건이다. 전력 사업자들이 설비 투자를 부담하는 규모는 한계가 있고, 정부의 지원이 전제되어야 한다. 신재생 에너지 발전 설비에 대한 보조금 정책이 필요하고, 스마트 미터도 수요자들이 자발적으로 동참할 수 있도록 보조금 정책 등이 뒷받침되어야 할 것이다.
V. 스마트 그리드 시장 전망
그린에너지 산업은 그동안 성장이 정체된 것으로 여겨지던 전력/중전기 산업이 재차 성장 동력으로 부상함을 의미한다.
스마트 그리드 관련 송배전 분야 중전기 시장 규모를 전망해 보면, 내수 시장은 2020년에 연간 1.2조원, 2030년에 2.1조원의 시장이 형성되고, 세계 시장은 2020년에 400억달러, 2030년에 780억달러의 시장이 형성될 전망이다.
이 중 일부분은 현존 중전기 시장을 대체하는 측면도 있지만, 상당 부분은 신규로 형성되는 것이기 때문에 중전기 시장의 성장을 이끌 것이다.
또한 현존 중전기 산업은 수십년 전 기술을 토대로 대체로 기술적 평준화가 이루어진 가운데, 초고압 구현 능력 정도가 부가가치를 좌우하고 있는데, 스마트 그리드용 제품은 기술적 장벽이 높고, 점차 사업 영역이 확대되기 때문에 초기 선도 업체들은 높은 부가가치를 얻게 될 것이다.
아직 스마트 그리드의 사업 영역이 확정되지 않은 상태에서 시장 규모를 추정하기는 쉽지 않다. 당사는 다음과 같은 가정을 전제로 시장 규모를 추정했다.
먼저 스마트 그리드 시장의 범위를 신재생 에너지 등 발전 분야는 제외하고, 스마트 미터, 수요 반응 시스템, 스마트 그리드용 송배전 시스템으로 제한했다. 전지(저장장치), 전기자동차용 인프라 등도 포함시키지 않았다.
내수 시장 추정을 위해서는, 수용가의 스마트 그리드 보급률을 2015년 34%, 2020년 90%, 2030년 100%로 가정했다. 정부 Roadmap대로 2020년까지 소비자측 지능화가 대부분 완료되는 것으로 봤다.
스마트 미터의 판가는 10만원이고 매년 소폭씩 하락하는 것으로 가정했다. 물론 현재 시범 공급하는 제품의 가격은 이보다 훨씬 비싸다.
수요 반응 시스템은 아직 제품의 형태가 확정되지 않은 상태이지만, 스마트 미터 시장 규모의 90%로 가정했다. 스마트 미터와 수요 반응 시스템의 교체주기는 10년으로 가정했다. 스마트 그리드용 송배전 시스템 시장은 한전의 송배전 CAPEX 중 일정 비율을 감안했고, 2030년 전체 송배전 CAPEX 중 30%를 스마트 그리드용에 투자하는 것으로 가정했다.
30%는 우리 정부의 신재생 에너지 보급률 전망과 유사한 것이다. 전체 스마트 그리드 공정률은 2015년 21%, 2020년 67%, 2030년 100%로 가정했다.
세계 시장 추정을 위해서는, 수용가의 스마트 그리드 보급률을 2015년 7%, 2020년 20%, 2030년 30%로 가정했다. 스마트 미터의 판가는 80달러이고 매년 소폭씩 하락하는 것으로 가정했다. 내수와 마찬가지로 수요 반응 시스템은 스마트 미터 시장 규모의 90%로 가정했고, 스마트 미터와 수요 반응 시스템의 교체주기는 10년으로 가정했다.
스마트 그리드용 송배전 시스템 시장은 세계 송배전 중전기 시장의 일정 비율을 감안했고, 2030년에 스마트 그리드용 설비가 30% 차지하
는 것으로 가정했다.
참고로 국제에너지기구(IEA)는 세계 스마트 그리드 시장이 2030년까지 3조달러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는데, 이는 당사 추정치보다 3배 이상 많은 것이다.
‘World Energy Outlook 2008’에서는 2030년까지 송전 분야에서 1조 8,400억달러, 배전 분야에서 4조 2,500억달러 규모의 신규 투자가 이루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국내 중전기 업체들은 스마트 그리드를 통해 수출을 확대하고, 글로벌 업체로 도약할 기회를 얻게 될 것이다.
지난해 국내 업체들의 중전기 수출액은 53억달러로 23% 증가했다. 제품별로는 변압기가 43% 증가했고, 다음으로 발전기가 36%, 배전 및 제어기가 27% 증가하며 호조를 보였다. 최근 5년간 평균 수출 증가율은 24%에 달하고 있다.
이는 선진 국가들의 송배전망 교체 주기가 도래한 상황에서 공급 업체수가 제한되어 있고, 국내 업체들의 시장 지위가 상승하고 있기 때문이다. 스마트 그리드 환경에서는 IT 분야의 우수한 기술력 및 인프라, 앞선 상용화를 통한 시장 선점 효과가 부각될 것이다.
내수 시장에서는 정부가 올해부터 2013년까지 3,939억원을 투자하고, 2012년부터 2030년까지 설비 투자에 20조원을 투자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이는 국내 중전기 업체들의 매출 근거가 될 것이다.
VI. 투자 유망 업체
투자 유망 업체는 ① 배전 분야에서 우수한 경쟁력을 보유하고 있고, ② 사업 영역이 송전에서 배전까지 걸쳐 있어 향후 스마트 그리드가 확산되는 과정에서 제품 Line-up 확장이 가능하며, ③ 적극적인 R&D 투자를 통해 기술 개발을 선도하고 있는 등의 요건을 갖춰야 한다.
이러한 요건을 모두 충족시키는 것은 단연 LS산전이다.
LS산전은 국내 스마트 그리드의 개척자이다. 지난 1998년 이후 전력IT 사업을 준비해 온 결과 스마트 그리드 관련 완전한 포트폴리오를 갖추고 있다. 스마트 미터, AMI 시스템, 수요 반응 시스템, 마이크로 그리드 솔루션, 전력변환 장치, 배전자동화 시스템 등의 사업화 준비를 마쳤다.
에너지 관리 시스템(EMS)은 마이크로 그리드용으로 개발한 상태이고, 대규모용 제품은 2012년까지 완성할 계획이다. 스마트 미터는 애초부터 국내보다 해외 시장 공략을 겨냥하고 있다.
이러한 솔루션을 바탕으로 그린 홈, 그린 빌딩, 그린 팩토리 구현 역량을 갖췄고, 최근 시범적으로 그린 빌리지와 그린 팩토리 구축에 나섰다. 향후에는 전력선 통신, 전기자동차 충전 시스템 등으로 사업 영역을 확장할 계획이다.
동사는 배전단에서 저압/고압기기의 국내 시장 점유율이 60%에 달해 독보적이다. 스마트 그리드 시장에서는 2nd Tier 업체들과 기술적 격차를 더욱 벌리며 주도적 지위를 강화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LS산전은 그린 비즈니스 분야에서 2012년 7천억원, 2015년 2조 1천억원의 매출을 달성하겠다는 중장기 전략 및 비전을 발표한 바 있다.
그린 비즈니스는 기존 사업인 태양광설비, 인버터,RFID, 전력IT, 친환경 전력기기, 초전도 한류기와 올해부터 새롭게 추진하는 미래형 자동차 부품, 전력용 반도체 모듈, 연료전지, LED, 에너지저감건물 등을 합쳐 11개 분야로 구성된다.
그린 비즈니스의 매출 비중도 현재 10%에서 2012년 24%, 2015년 47% 수준으로 확대하겠다는 계획이다.
다음으로 일진전기의 잠재력이 크다고 판단된다.
일진전기는 전선과 중전기 분야에서 각각 국내 3위권에 위치해 있지만, 국내에서 유일하게 전선과 중전기, 송전에서 배전까지 종합 포트폴리오를 보유하고 있는 것이 장점이다.
초고압 케이블과 중전기 분야에서 해외 수주가 호조를 보이고 있고, 수주의 질이 향상됨으로써 달라진 위상을 입증하고 있다.
스마트 그리드 분야는 스마트 미터 중심으로 사업화를 준비하고 있고, 지능형 전력망 총괄위원회, 한국스마트그리드협회 등 민·관 사업에 주도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스마트 미터는 한전에 시범 공급하고 있다.
신재생 에너지 분야는 장차 풍력 발전 사업에 진출할 계획을 가지고 있다.
스마트 그리드와 직결되지는 않지만, 그린 비즈니스 차원에서 매연저감장치(DPF) 사업의 성장성이 돋보이고 있다. 국내에서의 성공을 바탕으로 중국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북경에서 영업 기반을 확보한 데 이어, 사업 지역을 심천, 심양 등지로 다변화할 예정이다.
LS는 국내 전선/중전기 산업의 선두를 넘어 Superior Essex 인수를 계기로 글로벌 선두를 향한 행보를 본격화하고 있다.
스마트 그리드 시대에는 ▶풍력 발전에 핵심적인 해저 케이블의 고성장세가 예상되고, ▶미래형 자동차 부품 분야에서 주도적 지위를 확보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지주회사로서 LS산전의 기업 가치 상승도 긍정적일 것이다.
풍력 발전용 전선은 LS전선의 해저 케이블, Superior Essex의 권선, JS전선의 고무특수전선을 묶어 Turn-key 비즈니스가 가능할 것이다.
특히 해저 케이블은 전선 업계에서 진입 장벽이 가장 높은 고부가 제품으로, 소수의 선두권 업체들만이 시장에 참여하고 있어, 동사의 기업 가치 개선에 크게 기여할 전망이다.
미래형 자동차용 부품은 LS전선이 고전압 전선, 커넥터, LS산전이 PCU, Relay, LS엠트론이 Ultra Capacitor, Superior Essex가 모터용 권선 등을 사업화하는 형태로 그룹 차원에서 적극적으로 대처하고 있다.
일반 자동차가 12V급 배터리가 사용되는 데 반해, 미래형 자동차는 300V 이상의 고전압을 기반으로 한다는 점에서 LS와 같은 전기 업체들이 새로운 강자로 부상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이 외에 LS전선은 친환경 제품의 비율을 현재 55%에서 2011년 90%까지 확대한다는 그린 비즈니스 전략을 발표한 바 있다. 이를 위해 제품군을 법적 규제 대응 제품, 가치 제고 Application, 친환경 비즈니스 솔루션 등 3개 영역으로 분류해 선대응 R&D 체계를 구축하기로 했다.
세 종목 모두 투자의견 ‘매수(BUY)’를 유지하며, 목표주가를 상향한다. 공통적으로 국내외 Peer 그룹의 Valuation 지표 상승에 따라 Target Multiple을 상향 조정했다.
▶LS산전은 목표주가를 85,000원에서 105,000원으로 상향한다.
목표주가는 지난번과 마찬가지로 부산 공장 모멘텀이 더해지는 내년 실적을 기준으로 Peer 그룹 대비 20% 할증한 Multiple을 적용해 산출했다.
Valuation 지표가 역사적으로 가장 높게 형성돼 있지만, 내년에 부산 공장이 가동되면서 변압기와 스테인리스 후육관 사업에 신규 진출하고, 장기적으로는 스마트 그리드 사업의 성장성이 부각되는 만큼, 이에 걸맞은 재평가(Re-rating)가 바람직할 것이다.
▶일진전기는 목표주가를 13,000원에서 14,000원으로 상향한다.
올해 실적이 동가격 변동과 관련한 일시적 수혜가 크다는 점을 감안해, 올해와 내년 평균 실적을 기준으로 했고, 국내외 Peer 그룹 대비 10% 할인한 Multiple을 적용해 산출했다. 여전히 저평가 Merit가 크다고 판단된다.
▶LS는 목표주가를 122,000원에서 135,000원으로 상향한다.
최근 동가격 상승 추세의 최대 수혜주이다. Superior Essex가 영업 실적이 호전되는 동시에 재고평가이익이 증가하여 흑자 기조가 정착될 것이고, LS전선은 전력선 수요가 회복되며, LS니꼬동제련은 Free Metal 이익이 증가할 것이다.
LS산전(010120) - 스마트 그리드의 개척자
우리나라 스마트 그리드의 준비 상황은 LS산전이 전부다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스마트 그리드는 배전단의 혁신을 가져오는 만큼, 동사의 수혜가 가장 클 것이다. 성장 키워드는 내년에는 부산 공장, 장기적으로는 스마트 그리드이다. 과거 어느 때보다 성장성이 부각되는 만큼, 높은 Valuation 지표가 타당하다.
■ 스마트 그리드 시대의 최고 성장주
지난 10년간 전력 IT 사업을 준비해 온 결과 스마트 그리드 관련 완전한 포트폴리오 구축. 스마트 미터, AMI 시스템, 수요 반응 시스템, 마이크로 그리드 솔루션, 전력변환 장치, 배전자동화 시스템 등의 사업화 준비를 마친 상태.
이를 바탕으로 그린 홈, 그린 빌딩, 그린 팩토리 구현 역량 보유. 향후 전력선 통신, 전기자동차 충전 시스템 등으로 사업 영역 확장 계획.
배전단에서 국내 시장 점유율이 60%에 달하는 탁월한 지배력을 바탕으로, 스마트 그리드 시장에서는 2nd Tier 업체들과 기술적 격차를 더욱 벌리며 주도적 지위를 강화할 것.
■ 부산 공장 가동으로 사업 포트폴리오 확대
예정대로 내년부터 부산 공장이 가동되면서 스테인리스 후육관과 초고압 변압기 사업 진출 예정. 특히 초고압 변압기는 사업 포트폴리오가 초고압, 송/변전 분야로 확대되는 측면에서 긍정적이고, 송배전 분야 Full Line-up을 구축한 데 따른 시너지 효과 클 것.
부산 공장의 첫해 매출은 850억원, 3년 후 매출은 2,000억원에 달할 전망.
■ 성장성 부각에 따른 Re-rating 구간
투자 포인트는 올해는 각국 정부의 SOC 투자 확대에 따른 수혜로 실적 안정성이 돋보이고, 내년부터는 신규 부산 공장이 성장 동력으로 작용하며, 장기적으로는 스마트 그리드를 중심으로 그린 비즈니스의 성과가 더해질 것이라는 점.
과거 어느 때보다 성장성이 부각되고 있어 이에 걸맞은 재평가가 필요한 시점. 목표주가 105,000원으로 상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