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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화도까지 드라이브하면서.

凡石 2010. 9. 26. 07:37

 

 엊그제('10.9.24)는 추석연휴를 무료하게 지낼 수 없어, 오후 늦게 아내와 단둘이 애마를 몰고 강화도까지 드라이브를 하였다. 드라이브 중간에 볼거리와 먹거리가 무엇이 있는지 인터넷으로 알아 보았으나, 워낙 시간이 부족하여 여러군데는 갈 수가 없고, 그저 목욕이나 하고 저녁식사를 하는 것으로 정하고 길을 나섰다.  

 

 먼저 김포 대곶에 있는 대명포구의 어시장에 들려 김장용 생새우와 간장 게장용 꽃게를 구입하고 나서, 나의 애마는 초지대교를 지나 해안도로를 따라 장흥저수지 쪽에 있는 강화온천 스파월드라는 곳을 향해 신나게 달린다. 한참을 달려 어렵게 찾아 갔는데 이게 무슨일인가. 관리인이 나와 우리를 의아하게 바라보더니, 올 봄부터 어떤 연고로 온천이 폐쇄되어 영업을 하지 않는다고 말한다.

 

 어쩐지 들어가는 길목이 너무 한산하기 그지없어 좀 이상하다고 생각했는데 역시 그렇다. 인터넷 상에는 아직까지 웹사이트도 그대로 살아있고, 다녀간 사람들의 글도 많아, 꽤 유명한 줄 알고 찾아 갔는데 그 지경이 되었으니 허탈하기 그지 없다. 젠장 웹사이트나 삭제하던지, 아니면 누구라도 폐쇄되었다는 글이라도 남겼으면 이런 낭패는 없었을테데... 기분이 좀 씁쓸하다.

 

이왕 여기까지 왔으니 찜질방이라도 가서 피로를 풀어야겠다고 마음 먹고 찾아 간 곳이, 바로 초지대교 옆에 있는 '강화 해수랜드'다. 약 600미터 깊이에서 나오는 심층 암반수라 그런지 약간 짭짤하면서도 수질이 부드러워, 웬지 모르게 몸에 좋을 것 같은 기분이 든다. 넓은 찜질방에는 한증막을 비롯하여 이것저것 시설을 다양하게 갖추어 잠시 휴식을 취하는데는 안성마춤이다. 약 2시간 동안 더운 물에 몸을 담그고, 뜨거운 방 바닥에 몸을 지지고 나니 온 몸이 개운 해 진다.

 

 목욕을 하고 나니 저녁 시간이다. 배가 출출하여 뭐라도 먹어야겠기에 장어나 먹고 가자고 했더니, 아내는 장어보다 바지락 칼국수나 먹자고 한다. 바로 밑에 있는 식당에 들어가 칼국수 2인분을 시켰다. 지금까지 바지락칼국수를 이곳 저곳에서 많이 먹어 보았지만, 이 집 같이 맛없고 양이 적은 곳은 처음이다. 바지락에 해금이 않되어 모래가 지근거리고, 국물과 국수의 양이 적어 먹은 것 같지가 않다. 나는 웬만하면 음식 타박을 하지 않는데 이곳은 해도 너무했다는 생각이 든다. 

 

 이제 집으로 가는 길만 남았다. 초지대교에서 356번 도로를 타고 양곡을 지나 누산3교 IC에서 48번 국도를 타고 올림픽대로로 진입하여야 하나, 느닷없이 앞에 올림픽대로라는 조그마한 이정표가 보이길래, 무조건 IC를 통과하여 김포 한강신도시 택지개발지구 공사장 옆 길인 편도 1차선의 강변 도로(78번도로)로 접어 들었다.

 

 길 주변에는 인가도 없고 휑하니 넓은 강만 보여 적막감이 돈다. 여기가 어디인지 도대체 분간이 않된다. 더구나 어둠이 깔려 헤드라이트를 켜도 차선이 제대로 보이지 않아 상향 등을 키고 바짝 긴장되어 차를 천천히 몰아 본다. 은근히 겁이 난다.

 

 이제는 네비게이션이 알려주는대로 갈 수 밖에 없다. 어떻게 해서인지 행주대교 진입로인 개화IC까지 왔다. 어랍쇼!  웬걸 나의 애마는 행주대교를 건너 자유로로 진입한다. 개화IC에서 올림픽대로 가느 길을 잘 찾아어야 하나, 잘 찾지 못하고 한강을 건너게 된 것이다. 그래도 자유로는 내가 아는 길이라서 어느정도 안도가 된다. 다시 어느 다리를 건너던 한강을 넘어가면 되니까.

 

 그래도 집에 가는 길은 올림픽대로가 편하다고 보아 자유로에서 다시 가양대교 남단쪽으로 핸들을 돌린다. 마침내 올림픽도로에 접어드니, 꼭 내 집에 온 것 같이 마음이 편해 진다. 한 두시간동안 긴장한 탓인지 등에서는 식은 땀이 쭉 흐른다.

 

 집에 돌아 와 새우와 꽃게 상자를 열어 보니 모두 살아있는 것처럼 싱싱하다. 오늘 드라이브에서 얻은 수확치고는 그런대로 괜찮다고 보면서, 아내에게 바라건대,  올 해도 김장에 생 새우를 듬뿍 넣어 구수하고 담백한 김장김치를 담그어 주고, 이것 하나면 다른 반찬이 필요 없다고 하는 밥도둑 간장 게장을 맛있게 담그어 줄 것을 당부하는 바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