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11.8.19)는 북한산 계곡의 어느 식당에서 성동 멤버들을 만났다. 지난 주 이찬 선배님으로부터 시간이 있으면 19일 날 11시까지 구파발 역으로 나오라는 연락이 왔다. 왜냐고 물었더니 성동 모임에서 나를 초대한다는 것이다.
그렇지 않아도 그 모임이 있다는 것은 이미 알고 있었는데 무슨 행사가 있으면 나한테는 연락이 안오길래 좀 서운하게 생각하고 있었는데 나를 불러 주니 어찌나 고마운지 선뜻 응락을 하였다.
나중에 알고 보니 이 모임은 내가 '92년도 성동지점에 가기 전에, 그 당시 근무하던 사람들로서 구성된 모임이라는 사실을 뒤늦게 알았다. 그러니까 엄밀히 따지자면 나는 이 모임에 낄 자격이 없는 사람이다.
당일 11시 10분전 구파발역 1번출구로 나가니 반가운 얼굴들이 보인다. 그 당시 부지점장님을 위시로 해서 그 이하 직원들 열 두분이 나오셨다. 가끔 예식장이나 다른 모임을 통해 얼굴들은 보았지만 그래도 이곳 모임에서 우리끼리 만나니 감회가 더욱 새롭다.
나이로 보면 한 두사람을 빼고 모두 선배들이다. 그 당시만 해도 모두 현역들이었으니까 젊음과 패기가 누구 못지않게 충만하였는데, 이제 60이 지나 70대에 접어 들거나 또는 그 이상 되신 분들의 모습을 보니, 옛날 그 모습 다 어디 갔는지 허탈하면서도 한심하다. 그야말로 격세감을 느낀다.
냇가 옆에 마련된 식탁에서 부드러운 수육에다가 시원한 소주 한 잔 하니, 다들 기분이 좋은 모양이다. 서로 주거니 받거니 하면서 옛날 흘러간 얘기로 대화의 광장은 끝이 없이 펼쳐진다. 어떤이는 나 보고 회장을 하라고 하길래 당치도 않은 말씀이라고 거절하였지만 그럴만한 이유가 있다.
현재 연락을 도맡아 하는 이찬선배님이 회장 겸 총무를 보면서 수 년간 봉사를 하였다고 한다. 올해 그분의 나이가 75세인데도 모임에 대한 열의가 대단하시다. 매번 장소를 잡아 일일히 연락 하는 것이 그리 쉽지만은 않은 것인데 말이다. 어느 모임이든지 회장의 열의가 없으면 그 회의가 잘 될리가 만무다. 만약 내가 그 일을 맡는다면 반에서 반도 못할 것이다. 어쨋든 그 분의 열의와 노고에 대해 우리 회원 모두가 칭송이 대단하다.
오늘 저녁 사당동에서 다른 모임이 있어 그분들과 아쉬운 작별의 인사를 나누고 전철을 타고 집으로 돌아왔다. 맛있는 고기로 영양보충하고 소주 한잔으로 기분 풀이를 하였더니 내 마음이 즐겁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