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게시판]/생활 수기

미국에서 데리고 온 다육이

凡石 2019. 11. 3. 11:13

2년전 부터 다육이에 관심이 있어 베란다에서 키워 보았는데 키우는 기술이 없어서 그런지 한 여름만 되면 폭염에 견디지 못하고 죽어 버리는 현상이 발생되어 이제는 다육이를 키우는데 자신이 없어 더 이상 키우고 싶은 생각도 접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육이에 대한 미련이 남아있어 그런지 지난 9월 미국에 가서 샌프란의 세븐틴마일을 걷다가 어느 해안가에 이름 모를 다육이가 쫙 깔려 있는 것이 하도 신기하여 남몰래 한 뿌리를 캐어 집으로 되리고 왔다.

 

물론 잘못된 처사라는 것을 알면서도 내 욕심을 저버리지 못하고 이런 일을 저질렀다는 것이 죄스럽기도 하고 또 한편으로는 남들에게 지탄받을 만하다. 그러나 이미 엎지러진 물이라고 보면서 어떻게 하면 이 놈을 미국 본토에서 자랄 때와 같이 이곳 환경에도 잘 자랄수 있게 보살펴 주는 것이야 말로 죄스러운 마음을 조금이라도 씻어 낼수 있는 것이 아닌가 싶다,

 

오늘 아침 물을 주면서 참으로 미안한 마음을 갖어 본다. 미국에 있었더라면 그 넓은 평원에서 비 바람 맞아가며 힘있게 잘 자랄 수 있는데 이곳에 데리고 와 조그마한 화분에서 제대로 뿌리를 내리지 못하고 이렇게 고생한다는 생각이 들어 내 마음이 착잡하다. 그러나 조금만 견디다 보면 이곳도 그곳 못지않은 지상낙원이 될 수 있도록 만들어 즐 것을 약속하면서 내 자식처럼 조심스럽게 화분을 물 속에 담가본다.

 

 

 

 

 

'[자유게시판] > 생활 수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메말라 가는 낙엽을 보면서  (0) 2019.11.15
창문 밖 담쟁이  (0) 2019.11.06
강화도 창우리 선착장 풍경  (0) 2019.10.27
명성산 억새밭 트레킹  (0) 2019.10.24
추석연휴 여행길에서  (0) 2019.09.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