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09.6.6)는 "죽마고우" 모임의 친구들이 만나는 2/4분기 정모의 날이다. 모임은 청계산에서 등산을 한 후, 시내에서 저녁을 먹기로 하였다. 회원은 모두 아홉명인데 한 명은 미국에서 살고 한 명은 대전에서 살기때문에 오늘은 부득이 서울에 거주하는 친구들만 모이기로 하였다.
이 중 세 명은 사정으로 등산을 못하고 나머지 네 명만 청계산에 가기로 하였다. 등산을 하지 않은 친구들과는 저녁 회식자리에서 만나기로 하였으니까, 등산을 너무 일찍 마쳐도 문제가 된다.
그래서 우리는 아예 오후 한 시에 양재역 7번출구에서 만나 청계산행 버스에 몸을 실었다. 옛골에 내려 등산로 입구에 다달으니 모두들 점심을 안먹어서 그런지 시장기를 느낀다고 하여 어느 음식점에 들려 시원한 열무국수에 막걸리로 요기를하고 산 속으로 들어갔다.
그 시각쯤이면 한창 더울 때인데 그늘 속이라 그런지 별로 덥지가 않다. 오후라서 올라 가는 사람들보다 내려 오는 사람들이 더 많다. 오르고 내리는 등산객들의 모습을 보니 차림과 표정이 다양하다. 어떤 사람은 힘들어서 어깨가 축 쳐진 이도 있고, 어떤 사람은 힘이 남아 펄펄 뛰어 내려오는 사람도 있다.
또한 어떤 아주머니는 명품 등산복 차림에 화장을 짙게하고 그 위에 진한 선그라스를 걸치고 있는 것으로 보아서는 마치 패션모델 같기도 하고. 어떤 아저씨는 힘 들어 헉헉대는 자기 아내가 안쓰러워서 손을 잡고 이끌어 주는 애처가도 보인다. 그야말로 가지각색의 사람들이 다 모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수봉을 올라가는 도중에, 마침 가수 김세환씨가 산악 자전거를 끌고 내려오면서 등산객 아주머니들과 대화하는 모습을 보았다. 나도 평소 그를 좋아하는 팬으로서, 잠시 발걸음을 멈추고 그들과 같이 자리를 함께 하였다.
아주머니들은 산에서 연예인 김세환씨를 우연히 만난 것을 큰 영광으로 알고 그에게 많은 관심이 보였다. 어떤 아주머니는 그가 타고 있는 자전거가 얼마짜리냐고 물으니까, 그는 잠시 머뭇거리다가 천삼백만원이라고 대답한다.
그 아주머니는 곧바로 "얼마 안 나가네" 라고 하면서 자기과시와 함께 호들갑을 떨어댄다. 이어서 그는 산악자전거에 대한 설명을 거침없이 늘어 놓는다. 우리가 옷을 입어도 딱 맞고 착용감이 좋아야 편하듯이, 자건거도 마찬가지라고 한다. 쿠션이나 무게가 자기 몸에 딱 맞어야만 안전하고 편하게 탈 수 있다고... 역시 산악 자전거인으로서 아는 것도 많고 설명도 자상하게 잘 한다.
아주머니들은 이어서 나이가 어떻게 되길래 이렇게 격한 운동을 하느냐고 물으니까 " 환갑이 지났어요"라고 대답한다. 그러니까 그 아주머니들은 "어머나~~" 하면서 의아스럽게 그를 쳐다 본다. 이어서 내가 48년생이냐고 묻자, 그는 "맞어요, 쥐띠예요"라고 대답한다. "나하고 동갑이네요" 라고 하니, 그가 반갑다고 하면서 손을 내민다.
동갑내기끼리 서로 악수를 하고나니, 평소 느꼈던 그에 대한 호감이 배가되는 느낌이다. 우리는 서로 "건강하세요"라고 인사를 나누고 제 갈길로 헤어졌다. 오늘 그를 만나 보니, TV에서 보는 것과 같이 항상 웃는 얼굴로 자상하게 남을 대하는 모습이 매우 인상적이었다. 나도 그런 모습을 본 따고 싶은데... 잘 될지 모르겠다.
우리 일행은 이수봉을 지나 서울 대공원으로 하산하고 보니 오후 여섯시가 다 되었다, 그러니까 오늘 산행은 무려 약 다섯시간이나 걸린 것이다. 그동안 땀을 많이 흘려서 그런지 웬지 모르게 몸이 개운한 기분이다.
우리는 간단히 목욕을 하고 회식자리인 이수역 주변에 있는 마포갈비집에 와 보니, 이미 다른 친구들 세명이 와서 술 한 잔씩 주거니 받거니 하고 있다. 그들과 어울려 맛난 돼지갈비에 소주 한잔을 하고나니 온몸의 피로가 확 풀린다. 우리는 다음을 약속 하고 각자 집으로 발걸음을 옮긴다.
가수 김세환씨의 모습이다. 만난 자리에서 "실례하지만 사진 한 컷만 담을수 있나요?"라고 물으니 흔쾌히 응해 준다.
이 사진을 찍을 때, 자기가 실수로 움직여서 사진이 잘 않나왔을 것이라고 하면서 다시 한번 포즈를 취해 준다.
참으로 어질고 겸손하기 짝이 없는 분 같다. 오히려 내가 잘 못 찍어서 송구스럽고 미안 할뿐인데...
다시 한번 포즈를 취해 준 장면이다. 오늘 나는 이 자리에서 그로 하여금 "겸손의 미덕"을 포함하여 많은 것을 배우게 되었다.
아니 누가 이 모습을 보고 환갑이 지난 사람으로 보겠는가? 아마도 40대 정도라고 보면 맞을 것 같다.
오늘 등산을 한 친구들의 모습이다.
이수봉에 다달으면서 한껏 폼을 잡았는데 아직 초반이라서 그런지 생생하게 보인다.
이들도 역시 환갑이 지났는데도 아직까지는 이팔청춘(?)같다.
휴일이라서 그런지 이수봉에 많은 사람들이 모였다.
사진에서 보이는 이 사람들이야말로 이팔청춘들이다.
중간에 휴식을 하면서 시원한 오이를 깨물고 있다.
산행중에 갈증 해소로는 오이가 최고로 좋다.
오이를 안주하여 시원한 냉막걸리를 한잔하려고 한다.
병뚜껑을 따기 전에 병속의 공기를 빼고 있는 모습이다.
마음씨 곱고 착한 우리 친구 이은영씨의 모습이다.
사진을 찍어 줄테니 폼 한번 잡으라고 하였더니,
쑥스럽다고 하면서 겸연쩍게 웃는 모습이 순수하기만 하다.
청계산에 녹음이 우거진 것을 보니 이제 곧 여름으로 접어들 날도 머지 않았다.
우리 일행들의 모습이다.
뒤의 푸른 소나무 배경만큼이나 우리도 항상 푸르렀으면 좋으련만....
두번째 휴식자리에서도 역시 막걸리 한잔으로 갈증을 풀고 있다. 서로 주거니 받거니 하면서...
싸리나무 꽃을 찍어 봤는데 역시 휴대폰 카메라의 한계를 느낀다.
여기까지 오면서 내 몸을 편안하게 지탱해 준 지팡이의 모습이다.
나는 항상 이 지팡이에 대해 고마움을 잊지 않는다.
오후 늦은 시간이라서 그런지 등산길이 한산하다.
서울 대공원에 도착하니 휴일이러서 그런지 인산인해를 이루고 있다.
분수대에서 내 뿜는 시원한 물줄기를 보니 더위가 싹 가신다.
사람이 많이 모이는 곳에 가면 빠짐없이 이런 노점상들이 눈에 뛴다.
사진 중앙 저 멀리 흐릿하게 보이는 산이, 우리가 다녀 온 청계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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