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미생활]/등산

관악산 야간등반을 하면서

凡石 2009. 7. 6. 21:49

 

  지난 7월 5일에는 네이버 카페의 주말산보클럽 초대모임으로 관악산 야간등반을 하였다. 산행을 같이 한 회원은 나(범석)와 느린보님, 대부님 모두 3명이다. 멤버가 단출하여 산행하는데는 번거롭지가 않았으나,그래도 한 두사람 정도 더 있었으면 더욱 좋았을텐데, 이 점을 좀 아쉽게 생각한다. 아마도 야간산행의 특수성때문에 많은 이들이 호응을 하지 않은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

 

 사실 나는 카페모임을 통한 등산은 이번이 처음이다. 얼굴도 모르는 남들과 같이 등산을 한다 하니, 가슴이 좀 설레기도 하고, 한편으로는 지금까지 느껴보지 못한 또 다른 등산의 묘미를 느낄 수 있다고 생각하니, 잔뜩 기대가 된다. 

 

 오후 다섯시에 약속장소인 사당역 6번출구에 나가보니 일행들이 안 보인다. 물론 일행 중 느린보님은 내가 얼굴을 알 수가 없으니, 나왔는지 안 나왔는지 알 수가 없다. 좀 있으니까 친구인 대부님이 나타나 느린보님을 소개한다. 그의 말에의하면 까페 멤버 중에서 자기가 가장 존경하는 분이면서 친하게 지내는 사이라고 한다. 그는 나와 초면인데도 어디서 많이 본 듯한 얼굴이라 그런지 낯설지가 않다. 또한 서글서글한 외모와 밝은 성격을 갖인 호남아(好男兒)로서, 친화력이 있어 남과 잘 어울릴 것 같은 분이다. 우리는 서로 반갑게 인사를 나누고 산행길에 나선다.

 

 좀 전에 내린 소나기로 메말랐던 대지는 축축이 젖어있고, 어디선지 시원한 바람마저 불어오니 등산하기에는 최적의 상태이다. 우리는 깃대봉까지 단숨에 올라 주변 바위와 산세를 감상하면서 사진 한방을 찍고 정상을 향해 발걸음을 옮긴다. 이어서 마당바위에 도착하니 일곱시가 다 되어간다. 이날 산행은 연주대 정상을 목표로 하였으나, 시간이 너무 늦어 과천 분기점()인 삼거리 정상에서 저녁을 먹고, 능선길을 따라 산불감시초소를 거쳐 향교로 내려가기로 하였다. 저녁을 먹어가면서 시원한 막걸리로 정상주를 한잔하고 이런얘기 저러얘기를 하다보니 벌써 9시가 다 되어 간다.

 

 과천시내에 접어드니 밤 10시 반이다, 그냥 헤어지기 섭섭하여 길가 벤치에 앉아 대부님이 갖고 온 옻나무술로 하산주 한잔씩을 마시고 나니 피로가 싹 가신다. 나는 옻나무술은 처음 먹어보는데, 향(香)도 좋고 맛도 달콤하다. 옻나무와 감초에 소주를 넣고 3년을 숙성시켰다고 하니, 그 맛이 오죽하겠는가? 오늘은 여기서 이만 헤어지기로 하고, 다음을 기약하면서 각자 집으로 가는 전철을 탄다.

 

그 날 처음부터 끝까지 수고하신 느린보님과 대부님에게 고맙다는 인사를 하면서 사진으로 설명을 대신한다.

 

 

 깃대봉 정상에서 대부님과 느린보님이 주변 풍경사진을 찍고있다.

 

 

 관악산은 기이하게 생긴 바위와 괴상하게 생긴 돌이 많다.

 

 

 느린보님의 멋진 포즈다.

 

 서울 시내가 안개에 가려 희미하게 보인다.

 

 

 국기봉에서 대부님과 찍은 이 사진은 느린보님이 까페에 올린 것을 몰래 갖어왔다.

 

 

우리 일행들의 모습이다.  이 사진 역시 느린보님의 사진을 갖어왔다.

 

 

  저 멀리 연주대 정상이 보인다.

 

 

 사진을 찍기 위해 멋있게 폼을 잡은 대부님의 표정이 배우처럼 자연스럽다.

이 정도면 진작 배우( 優)로 나갔으면 좋았을텐데...

 

 

 두분이 갖고 있는 카메라가 모양도 비슷하고 성능도 비슷한것 같다. 서로 경쟁이라도 하듯 풍경 사진 촬영에 여념이 없다.

 

 

 이 사진을 보면 금방 알아채릴 물건이 하나 보인다. 힘이 세게 보이는 이 물건은 과연 누구의 것인지 궁금하다. 

맞은편 건너 "파이프 능선"에 그럴듯한 짝이 있다고는 하는데....

 

 

 느린보님의 사진 찍는 폼에서 여유가 보인다.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근엄하게 보인다.

 

 마당바위 옆에 있는 기암괴석과 소나무 분재가 잘 어울린다.

수 억만년 동안 풍화에 시달려 온 바위와, 그 틈바구니에서 모질게 자란 소나무가 세월의 흔적을 느끼게 한다. 

 

 

 돌나물 꽃이 아닌가 싶다. 바위 틈에서 자라 꽃을 피운 것을 보면 번식력이 강하다.

 

 

 

 관악산에도 이런 비경이 있다는 것을 그 날 처음 알았다.

겹겹이 쌓인 수려한 능선의 원근감이 마치 동양화의 한 폭을 보고 있는 것 같다.

 

 

 사진에서 보는 쌍봉이 마치 형님 아우같이 다정하게 보인다. "형제봉"이라고 부르면 어떨런지...

 

 

 관악산에서 보는 일몰(沒) 광경인데 안개가 끼어 선명하지가 않다.

 

 

 

 관악산 정상에 우뚝 솟은 통신안테나들의 조형물도 그런대로 볼만하다.

 

 

  홀로 바위틈에서 모질게 자란 이름 모를 야생화가 애처로워 사진 한장을 살포시 찍어 주었다.

 

 

 그 날 저녁 상차림이다. 대부님은 잡곡밥에 계란말이, 참죽튀각을 반찬으로 준비하였고,

느린보님은 시원한 막걸리에 통닭 훈제구이를 준비하였다.

나는 달랑 김밥 한줄만 싸 갔는데 좀 미안한 생각이 든다. 

하기야 도시락을 갖고 산에 가 보기는 이번이 처음이니까, 뭘 몰라서 그럴 수도 있지 하면서,

남들이 준비 해 온 음식을 얌체같이 맛있게 먹어 주었다. 

 

 

 

관악산 전체가 완전히 어둠에 깔렸다.

달도 있었지만 날이 흐려 밝지가 않아, 후래쉬로 앞을 비춰가면서 하산을 한다.

휴식 도중에 과천시내의 야경을 찍었는데 역시 카메라 성능의 한계를 느낀다.

 

 

 밤 늦은 시간인데 경마장의 조명이 휘황찬란하다. 아마도 경주가 끝나고 뒷 정리를 하는 모양이다.

 

 

 느린보님의 모습이 여유롭다. 그날 수고 많았습니다. 그리고 고마웠습니다...

 

 

 대부님의 야간등반 패션이 돋보인다. 해드램프는 그렇다치고 어깨와 왼쪽가슴 그리고 오른쪽 팔에서 번쩍이는 빛이 무었인지...

나는 오늘 이 사진을 올리면서 처음 발견하였는데 과연 무슨 빛일까 되게 궁금하다.

 

   

 

 

 

 

 두 분이 야경을 찍으면서 서로 잘 찍혔는지 확인하고 있다.

원래 야경은 삼발이를 설치하고 찍어야 불빛이 흔들리지 않고 제대로 나오는 법인데,

우리 같은 아마추어들이야 어디 그럴 수 있겠는가. 그냥 대충 찍어 볼 뿐이다.

 

 

 

 

과천의 어느 아파트 주변에 있는 가로등이 시시각각 오색으로 변한다. 잘사는 동내의 분위기가 그대로 묻어나는 것 같다.

 

 

 

 

 

 과천 시내에 내려 와 길가 벤치에서 이별주을 나누고 있다.

오래 묵은 옻나무술에서 풍기는 달콤한 맛 만큼이나 우리들의 우정도 오래동안 담콤하기를 바라면서,

Good Nigh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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