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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력선통신기술 ISO 표준 이룬 젤라인 — 10년간 300억원 넘게 투자

凡石 2009. 10. 15. 10:12

전력선통신기술 ISO 표준 이룬 젤라인 

변변치 않은 매출로 10년을 버티고 쏟아부은 돈이 300억원이 넘는다. 도대체 어떤 회산데 이런 무모한 도전을 했을까?

10여년간 전력선통신(PLC) 분야의 핵심 기술을 개발해 오고 있는 젤라인이라는 회사 이야기다. 젤라인은 자체 기술로 개발한 PLC 기술이 국제 표준으로 채택됐다는 소식을 알려왔다. 그간 미국, 스페인, 한국 등 세 나라의 업체들이 PLC 표준을 놓고 주도권 싸움을 벌여 왔는데 자신들의 기술이 국제 표준으로 채택됐다는 것이다.

 

황규빈 젤라인 회장은 “자사가 설립 이후 지난 10년간 기술 개발 투자에만 공들여 완성한 고속전력선통신 기술은 원격검침뿐만 아니라 전기·수도·가스 통합검침, 탄소배출절감 에너지관리, 한전 전력선통신망을 활용해 사회취약계층의 긴급상황 발생을 신속하게 인지·대응하는 ‘효심이119’ 사업 등 다양한 분야에서의 부가가치 창출이 가능하다”면서, “이번 ISO 국제 표준 채택으로 자사의 솔루션과 업계의 경쟁력을 갖춘 제품들이 세계 PLC 시장을 선점하는데 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의의를 밝혔다.

 

전력선통신(PLC)은 10년 전부터 블루칩으로 불려왔다. 전력선통신은 일반 가정이나 사무실에서 전기선을 꽂으면, 전기선을 통해 음성, 데이터, 인터넷 등을 고속으로 이용할 수 있게 해주는 서비스로 계량기 등의 원격 검침, 텔레비전·전화·퍼스널컴퓨터 등 가정의 모든 정보기기를 연결해 원격 제어하는 홈네트워크까지 가능하다.

 

집집마다 전력이 공급되기 때문에 매번 새로운 통신 인프라를 구축해야 되는 유선 통신사들에 비해 훨씬 유리한 조건이다.

하지만 어느 나라나 그렇듯이 통신 사업과 전력 사업은 관장하는 부서가 나뉘어져 있고, 이해 관계도 상당히 복잡하다. 또 유선 통신사들도 가만히 팔장만 끼고 있지 않았다. 구리선 중심의 인터넷 서비스를 광케이블 중심으로 빠르게 변화시키면서 PLC가 눈 독을 들였던 시장을 선점해 버렸다. 통신사들의 반발은 둘째로 치더라도 사업성 자체가 많이 사라진 것이다.

 

젤라인도 초기엔 초고속인터넷 시장을 염두에 뒀지만 국내외 여러 나라 상황이 여의치 않자 지능형 전력망(스마트 그리드) 분야로 눈을 돌렸다. 4~5년 전부터 스마트 그리드 분야에 이 기술을 적용할 수 있는 방안을 찾아낸 것이다. 이런 우여곡절을 거친 끝에 이번에 국제 표준까지 채택되면서 핵심 기술의 우위성을 널리 알리게 된 것.

 

국제 에너지 기구(IEA)에 따르면 2030년까지 스마트 그리드 관련 시장이 최소 3조 달러가 될 것으로 전망되며, 국내 스마트 그리드 시장은 관련 파생시장(통신, 가전, 건설, 자동차 등)을 포함해서 2030년까지 68조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한 바 있다.

 

이번 ISO 표준의 주요 내용은 2~30Mhz의 고속주파수를 사용하며, 변압기에 설치된 전력선통신 집중장치에서 수십에서 수백가정에 설치된 계량기의 검침데이터를 동시에 수집하고, 가구당 약 1Mbps(초당 100만 비트 데이터 전송) 수준의 유효속도를 구현하는 것이다. 원격검침분야에서 국제적으로 가장 많이 사용되고 있는 지그비(ZigBee) 기술이 약 40kbps 정도의 유효속도를 가지고 있는 것과 비교하면 이번에 채택된 국제 표준은 상당한 기술 경쟁력을 보유한 셈이다.

 

 

 

 

한 달에 한번 사용한 후 정산을 하는 방식은 동일하지만 사용자 입장에서는 엄청난 변화가 생긴다. 집에서 매일 사용되는 전기를 체크해 과사용을 막을 수 있다.

젤라인은 한국전력공사와 4년 간의 고속전력선 기반 원격검침 시범 사업을 성공적으로 완료해 2008년 5만 가구를 1차 납품한 바 있으며 2010년 상반기 50만 가구 납품을 기대하고 있다. 특히 젤라인은 전세계 PLC 시장 공략을 위해 현재 한국투자증권, 삼성물산, 중국의 Swirling Technology, 한국전력의 자회사인 한전KDN 등과 긴밀히 협력하고 있다.

 

특히 PLC기술은 최근 국가 인프라인 전력과 IT가 결합해 광대한 잠재력을 지닌 스마트 그리드 시장이 신성장동력으로 평가 받으면서, 기업과 산업계를 넘어 정부가 적극 추진하고 있는 그린에너지 산업인 스마트 그리드(지능형 전력망)의 핵심인 AMI(Advanced Metering Infrastructure: 첨단검침인프라) 시스템 실현을 위한 기반 기술이다.

한편, 젤라인은 국내나 선진국에선 PLC로 통신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여의치 않지만 인도나 동남아 지역에서는 여전히 가능성이 남아 있다는 입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