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게시판]/생활 수기

죽마고우 모임에서

凡石 2011. 4. 1. 23:24

 

 오늘('11.4.1)은 이 세상에서 가장 가까운 친구들의 모임이라고 자부할 수 있는'죽마고우' 모임이 삼성동 코엑스 컨벤션센터 내에 있는 '비즈바즈'라른 부풰식당에서  있었다. 오늘 모임을 주선한 이은영 회장은 오랜만에 만나는 모임이니만큼 이번에는 그럴듯한데서 부부동반으로 만나는 것이 어떻겠냐고 하여 회원 모두가 찬성하여 만나게 된 것이다.

 

 아내와 같이 집을 나서 삼성역에 내려 컨벤션센터 입구에 다달으니, 웬지 모르게 내 몸이 우쭐해 진다. 왜냐하면 작년 11월 G20 정상회의를 이곳에서 개최할 때, 세계에서 내 놓으라는 정상들이 이 문을 열고 보무당당하게 걸어 들어가는 모습을 보았기에, 나도 그날 '오바마'처럼 멋지게 들어 가고 싶은 충동이 일어난 것이다. 왜 하필이면 왜 우리나라 대통령이 아니고, 오바마를 연상하게 되었는지 그것은 나도 모르겠다.

 

 2층에 있는 식당으로 가 보니 벌써 몇몇 친구들이 와서 자리를 잡았다. 종전 모임까지는 사내들만 있어 자리 분위기가 우중충하였는데, 오늘은 부인네들이 있어서 그런지 한결 부드럽고 환하다. 오랜만에 부인들의 모습을 보니, 한결같이 건강하면서 부티가 철철 넘치고 이쁘기만 하다. 물론 내 아내만 빼고 모두 그렇다는 것이다.

 

 그럴만한 이유가 있다. 지금까지는 남편을 보좌하고 애들 뒷바라지 하는 등, 여러모로 자기 관리에 투자를 하기가 어려웠겠지만, 지금은 사정이 나아져, 본인을 위한 건강 관리와  취미활동 또는 문화 활동을 가까이 할 수 있는 기회가 많아져, 부지런만 떨면 얼마던지 심신을 단련할 수 있다고 본다.

 

 따라서 이런 활동을 꾸준히 하다 보면, 체력도 좋아 지고, 마음도 나도 모르게 너그러워 져, 매사에 자신감이 생기게 마련이다. 그러다 보면  인생이 마냥 즐거워 지고 삶에 재미를 느끼게 된다. 이런 모습이 바로 외모로 표출될 때, '저 사람 부티가 난다'고 남들이 말하게 되는 것이 아닌가 싶다.

 

 이 자리의 대화는 주로 애들 결혼 문제가 화두로 떠 올랐다. 이미 결혼을 다 시킨 친구도 몇명 되지만 나같이 하나도 안 시킨 친구도 몇명이 있다. 자녀들 결혼을 다 시킨 친구들 말에 의하면 홀가분 하지만, 상대적으로 손주손녀를 돌 보아 주는 수고가 뒤따르기 때문에 여간 어렵지가 않다고 푸념을 한다. 하지만 손자들의 재롱을 보면 어려움도 금방 잊게 된다고 하면서, 핸드폰 속에 넣어 둔 손자 사진을 꺼내어 자랑을 한다.

 

 다행히도 나의 경우는 이번 가을에 과년한 딸내미가 결혼을 하게 되어 한시름 놓기는 하였지만, 아들놈이 빨리 장가를 가야 하는데 아직 마땅한 배필이 없는 모양이다. 자식들의 혼사는 물론 부모들이 관심을 갖는 것이 지당 하다고 보나, 어디까지나 당사자인 본인들의 의지가 중요하다고 보아, 너무 서두르지 않기로 하였다. 그러나 너무 늦어 지는 것도 한편으로는 걱정이 되어, 내년 봄에는 혼사가 이루어 졌으면 하고 은근히 기대 해 본다.

 

 오늘 저녁식사를 한 장소는 조선호텔에서 운영하는 부풰 식당으로서 종류도 다양하고 맛도 일품이다. 무엇 보다 차분한 분위기에서 식사 할 수 있어 마음에 든다. 하기야 음식 값이 1인당 6만원이 넘으니 그 정도 수준은 되야 된다고 본다.

 

 오늘 맛있는 음식을 실컷 먹고 친들과 어울려 대화 하다 보니 어느새 식당 문을 닫을 시간이다.  오늘 모임을 마련한 이은영 회장에게 고맙다는 인사말을 전하면서, 회원 모두 건강하고 가정에 행운이 함께 하기를 기원하는 바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