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게시판]/생활 수기

한전 본사 앞 뜰 조경을 보면서.

凡石 2011. 4. 1. 23:15

 

지난 번('11.3.24 )에는 삼성동 한전 본사에 볼 일이 있어 아침 일찍 다녀 왔다.  앞 뜰 잔디 광장에는 푸르른 조선 소나무가 즐비하고 건물 한편에는 이제 막 꽃 망울을 터트리기 시작한 산수유 꽃이 얼굴을 내밀고 있다. 하도 보기 좋아 휴대폰으로 사진을 마구 찍어 대었다. 

 

도심 한 복판에서 이렇게 훌륭한 조경을 본다는 것은 그리 쉽지 않다. 최근에 짓는 건축물 조경에도 조선 소나무를 많이 이용하지만, 이렇게 넓은 광장을 조선 소나무로 채운데는 아마도 여기밖에 없지 않나 싶다.

 

 이곳 조경은 88올림픽경기 당시 부속건물을 프레스센터로 활용 할 때 쯤 조경을 한 것으로 알고 있다. 그러니까 지금으로부터 약 23년전이다. 그 당시만 해도 어린 소나무였는데 세월이 그만큼 흘러서 그런지, 오늘 와 보니 제법 밑둥이 굵어 져 고목으로 변했다. 이렇게 훌륭하게 잘 가꾸느라고 얼마나 많은 정성이 들어 갔을까 생각하면서, 이곳 저곳을 산책 하다 보니 옥에 티를 발견하였다.

 

 다름이 아니라 조경석에 관한 얘기다. 여기에 설치 해 놓은 조경석은 강(江) 돌로서 크기도 적당 하고, 수마도 잘 되고, 형태도 잘 생기고, 색깔도 검어서 조경석으로는 어디 내 놓아도 최 상급으로 평가 받을만 하다.

 

 이런 자연석은 대한민국 어느 곳에서도 찾아 볼 수없을 만큼 귀하다. 또한 예술적 가치로 보아도 손색이 없을 정도로 잘 생긴 돌로서 감상 가치가 충분히 있다. 아마도 내 생각으로는 이런 돌들은 대대손손 후손들에게 물려 주어야 할 만큼 가치가 있는 돌이라고 강조하고 싶다.

 

그런데 아래 사진에서 보듯이 이렇게 귀한 돌에 '최 우수 조경 설비'라는 양철 표지를 붙이기 위해 돌을 훼손한 것이 문제라고 본다. 붙일 데가 없어서 자연석을 일부러 흠집 내었는지 도무지 이해가 안 된다. 물론 돌은 일종의 무생물이지만, 돌만의 가치를 따질 때는 생명력이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기 때문에, 함부로 훼손시켜서는 안 되는 법이다. 막 굴러 다니는 돌멩이와는 비교 대상이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하고 싶다.

 

 물론 훌륭한 조경설비라는 사실을 시민들에게 널리 알리는 것은 좋다고 본다. 굳이 표지을 설치 하려면 예쁘게 팻말을 제작하여 잔디 밭에 꽂아 놓았으면 좋았을텐데... 이 점이 좀 아쉽기만 하다. 지금이라도 돌의 훼손된 면을 땅에 묻히도록 하여 돌의 생명력을 살려 주기 바라는 마음이 간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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