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게시판]/생활 수기

한 쌍의 '히야신스'를 보면서.

凡石 2011. 3. 13. 22:45

 

오늘 점심을 일찍 먹고 을지로 지하상가를 산책하던 중,  어느 꽃 가게 앞  진열대에, 이제 꽃 몽우리가 갓 터지기 시작한 '히야신스'가 내 눈길을 끈다.

 

가까이 다가가 냄새를 맡아 보니, 은은한 향기가 내 코를 유혹한다. 하도 예뻐서 자세히 들여다 보니, 저를 데려가 달라고 애원이라도 하듯, 숫처녀 같이 수줍게 웃는다. 

 

 주인 아주머니가 내 모습을 보더니, 아저씨 싸게 줄테니 갖고 가라고 한다. 한개에 3,000원인데 두 개에 5,000원을 내라고 하기에 선뜻 갖고 왔다. 꽃과 같이 예쁜 아주머니가 마음씨마저 곱다.

 

 사무실로 갖고 와서, 물을 주고 창 가에 올려 놓으니, 사무실 분위기가 갑자기 환해 지면서, 봄 냄새가 물씬 풍겨 기분이 좋다. 단 돈 5,000원으로 느끼 보는 행복이 이렇게 클 줄은 미쳐 몰랐다. 많이 예뻐 해 주리라. 

 

 

 

한 개는 외로워 두 개를 사왔는데, 놓고 보니 한 놈은 신랑이고 한 놈은 신부 같이 정겹게 보인다.

화사한 봄 날 태어 난 한 쌍의 원앙 같이 예쁘기만 하다.

 

 

 

 

 

위 놈은 보라색 꽃 몽우리가 알차면서 힘이 있어 보이고, 아래 놈은 연 미색으로서 부드럽고 연 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