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미생활]/Classic

모차르트가 본 베토벤, 베토벤이 본 모차르트

凡石 2009. 4. 27. 21:05

*제가 예전에 하이텔 동호회에서 올렸던 글인데 조금 수정하여 올립니다. 혹시 추가할 부분이나 잘못된 부분이 있다면 알려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모차르트와 베토벤은 고전파를 대표하는 작곡가이자 음악사상 최대의 작곡가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 두사람이 서로 에 대해 어떠한 생각을 가지고 있었는지 평소 궁금했는데, 책을 읽다보니 여기저기서 관련된 이야기를 보게 되어 이를 모아 보았습니다(다만, 오래되어 그 출처는 기억이 나지 않습니다).

1.모차르트가 본 베토벤

베토벤이 빈에 가서 모차르트로부터 장차 세상을 놀라게할 아이라는 찬사를 받았다는 일화는 모차르트의 전기작가인 오토 얀의 모차르트 전기를 유일한 근거로 하는 이야기인데, 그 진실성이 부인되고 있습니다. 베토벤이 빈을 찾았을 무렵의 모차르트는 돈 죠반니의 작곡에 몰두하여 어지간한 사람은 만나주지 않았다고 합니다.


그러나 후일 베토벤이 모차르트의 피아노 연주 솜씨에 대해 평한 말("투명하지만 공허하다")로 보아 만남 자체는 있었다고 생각됩니다. 비록 두 사람 모두에게 그다지 인상적이지 않았던 것 같지만 말입니다.


모차르트가 장수하였다고 해도 성격과 작풍이 극단적인 두사람이 그다지 우호적인 관계를 맺으리라고-하이든과 모차르트의 관계처럼-는 생각하기는 어렵다고 봅니다.



2.베토벤이 본 모차르트

(1) 피아노 협주곡 제20번


베토벤은 1795년에 개최된 콘스탄체를 위한 자선음악회에서 이 곡을 연주하였고 1,3악장의 카덴차를 썼습니다. 어느날 귀족의 집에서 이 곡이 연주되는 것을 밖에서 듣고는 '과연 내가 이런 곡을 쓸 수 있을까'라고 말했다고 합니다(체르니의 말).

(2) 피아노 협주곡 제24번


마지막 악장 코다 부분의 아름다운 모티브를 듣고는 체르니(또는 리스에게)에게 '이런 것은 도저히 우리가 생각할 수 없는 일이다'라고 말하였다고 합니다. 베토벤이 작곡한 피아노 협주곡 제3번은 이 곡을 모델로 한 것이라고 보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3) 현악사중주


베토벤은 "이것이야말로 진정한 작품이다. 이 작품으로 모차르트는 세상에 말하고 싶었던 것이다.만약 정의로운 시대였다면 내가 당신들을 위해 한 것을 알아주었을 텐데!"라고 말하였다고 합니다.


특히 스스로 현악사중주를 작곡하기에 앞서 모차르트의 현악사중주 K.464의 악보 대부분을 스스로 사보하여 모차르트의 기법을 분석하였다고 합니다. 베토벤의 작품 18의 5인 현악사중주 A장조는 위 K.464의 영향을 크게 받은 작품으로 보고 있습니다.


그리고 베토벤은 그의 후기 현악사중주를 통해서 그 나름대로의 방식으로 모차르트를 능가하였다는 말을 하였다고 합니다.

(4) 마적


어느 부인이 "모차르트의 어느 오페라가 최고인가"라고 묻자, 베토벤은 "마적이다"라고 대답하고,갑자기 손뼉을 치며 눈을 들어 "아아 모차르트여!"라고 외쳤다고 합니다. 베토벤은 마술피리중 '사랑을 아는 남자들은'의 주제에 의한 변주곡과 '딸이나 아내나'를 주제로 한 변주곡(첼로, 피아노 2중주)을 썼습니다.


(5) 레퀴엠


어느 작곡가가 모차르트의 레퀴엠은 정통적이 아니라고 비판한 기사를 썼더니 그 작곡가를 "너는 엉터리이며 바보이다. 즉 이중의 바보이다"라고 매도하고는 "어떠한 경우라도 나는 모차르트를 가장 존경하는 사람중의 한사람이라고 스스로 인정하고 있는데 내 생애의 마지막 순간까지 그러할 것이다"라고 말하였다고 합니다(그러나, 케루비니의 레퀴엠을 더 높이 평가하였다고 하지요).

(6) 피아노와 목관을 위한 5중주 K.452


이 곡을 모델로 한 것이 피아노와 목관을 위한 5중주 작품 16입니다.

(7) 기타 오페라


베토벤은 모차르트의 오페라를 내용상의 문제로 좋아하지 않았으나-'어째서 모차르트같은 사람이 이런 나쁜 대본에다 음악을 붙였을까'라고 말하였다고 합니다-그 음악은 존경하여 항상 머리맡에 돈 죠반니의 스코어를 두고 있었다고 합니다.


그리하여 돈 죠반니의 "당신의 손을 좀"의 주제에 의한 변주곡, 티투스의 자비 중 2중창 '아아 너는 나의 첫 연인이었다'의 주제에 의한 프라하에서의 즉흥연주, 피가로의 결혼 중'백작님이 춤추고 싶다면'의 주제에 의한 변주곡 등을 남겼고, 디아벨리주제에 의한 변주곡에서 갑자기 레포렐로의 아리아 '밤이나 낮이나'의 멜로디를 등장시키기도 합니다.

 

티투스의 자비 중 2중창 '아아 너는 나의 첫 연인이었다'의 주제에 의한 즉흥연주는 즉흥연주인 만큼 지금 전해지지 않습니다.

 

출처 : 고클 황남석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