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미생활]/Classic

오라토리오(Oratorio)와 칸타타(Cantata)

凡石 2009. 4. 27. 21:30

 


 

오라토리오(Oratorio)와 칸타타(Cantata)

원성희 교수(본명 : Dorothy Underwood, 새문안음악교육원 원장, 이화여대 명예교수)



오라토리오와 칸타타는 바로크 초기 시대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계속적인 중요성과 인기를 가지고 있는 성악형식이다. '특별한 때나 행사를 위하여, 비슷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 두 개의 형식은 비슷한 배경과 작곡법과 연주법을 가지고 있을 것이다'라는 인식 때문인지 현대의 음악가나 음악 애호가들은 때로는 오라토리오와 칸타타가 교환할 수 있는 음악형식이라고 생각하는 것 같다. 그런데 원래 형식상 오라토리오의 역사와 기능과 연주상태는 독특하여서 칸타타와 매우 달랐다. 이 글의 목적은 우선 두 가지의 음악 형식을 각각 살펴보고 서로 비교하는 것이다.



1. 오라토리오의 배경

최초의 오라토리오 작품은 1600년에 나타났다. 최초의 오페라 작품도 같은 해에 나타났는데 이것은 역사적으로 보아 매우 흥미로운 사실이다. 오페라에 여러 전신이 있었던 것처럼 오라토리오도 그러하였다. 여기에는 설화, 전례극, 종교적묘사, 여러 가지 배경의 종교적인 음악극 같은 것 등 합해서 아홉 가지가 있다고 한다. 13세기부터 지속적인 발전과 함께 매우 큰 인기를 얻었던 '종교적 묘사'라는 분야는 비록 16세기에는 그 인기가 사라졌으나 최초의 오라토리오는 바로 그 장르를 이용해서 카발리에리(Emilio de' Cavalieri, c.1550-1602)가 작곡하고 연주한 '영혼과 육체의 묘사(La rappresentazione dell' anima e del corpo)'였다.

이 오라토리오는 다른 초기 오라토리오와 마찬가지로 무대 위에서 의상, 연기, 무대장식을 사용하였고 이런 면으로는 오페라와 아무런 차이가 없었다. 다만 오페라의 대본이 대체로 세속적인 주제로 되어 있었으나 종교적 오페라도 있었던 것과 반대로 오라토리오는 대체로 종교적인 주제에 의한 것이었으나 세속적인 것들도 있었다. 오페라와 오라토리오의 공통점은 여러 가지가 있었는데 가장 중요한 것은 둘 다 대규모의 작품이며 연출하는 음악에 의한 드라마(극)였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이 둘을 어떻게 구별하였을까? 그것은 단 한 가지 뿐이었는데, 바로 드라마의 줄거리를 해설하는 역의 유·무였다. 해설자(narrator)를 '테스토(Testo-이탈리어)' 또는 '이스토리쿠스(Historicus-라틴어)'라고 하였고, 이는 4세기부터 내려온 수난곡에서 스토리를 해설하는 '복음자(Evangelist)'의 영향을 받은 것 같다. 드라마이기 때문에 초기 오라토리오(오페라처럼)는 몇 개의 막과 장으로 나눠져 있었다. 18세기까지 이런 경향은 계속되었고 G. F. 헨델의 여러 오라토리오 가운데에도 이러한 것들이 보인다.


2. 칸타타의 배경

칸타타(cantata)라는 이름은 'cantare(노래하다)'라는 동사에서 유래한 것으로, 1620년에 출판된 몇 개의 성악곡으로 구성된 곡집을 위해 처음으로 쓰여진 단어이다.
1590년쯤부터 새로운 노래하는 방식인 모노디(monody)가 생기고 발전하게 되었는데 그 한 가지의 열매는 칸타타였다. 초기 칸타타는 주로 독창곡이며 실내에서 연주하기 위한 성악실내악이었다. 17세기초에도 칸타타 장르를 두 가지로 구분하여 실내(세속) 칸타타와 교회(종교) 칸타타가 있었다.

세속 칸타타가 훨씬 더 많았다. 오라토리오나 오페라와 마찬가지로 칸타타의 발생지는 이탈리아였는데, 17세기~18세기에 이탈리아에서는 (현재 알려진 작품 중에서) 약 7480곡의 칸타타 가운데 223곡(3%)만이 종교 작품이었다.
각 나라로 퍼진 칸타타 형식은 인기가 높아짐에 따라 큰 발전이 있었다. 나라별로 가지각색의 칸타타곡이 있었지만, 특히 19세기부터 일반적으로 독창곡보다 합창중심의 곡으로, 실내악보다는 연주회장이나 교회를 위한 곡으로, 짧고 단순한 곡보다는 합창단, 독창자, 피아노나 합주단 반주가 들어가는 복잡한 구성의 곡으로 발전되었다.



3. 오라토리오와 칸타타의 구별

이 두 개의 음악형식을 구분하면 비슷한 점이 몇 가지 있다.

1) 발생지가 같다. (이탈리아)
2) 발생시기가 같다. (17세기초: 초기 바로크)
3) 음악양식이 비슷하다. (합창, 독창, 오케스트라나 다른 기악 반주)
4) 내용은 종교적인 것과 세속적인 것이 있다.
5) 영향력이 커서 다른 나라에서도 일찍이 환영을 받았다.
6) 많은 경우에 대본(텍스트, 가사)의 내용은 종교적이지만 세속적인 예도 많다.
(20세기부터 출판된 오라토리오 중에서 30%넘는 양이 비종교적인 작품임)


차이점으로는 다음과 같은 것이 있다.

1) 일반적으로 오라토리오는 칸타타보다 더 길다.
2) 오라토리오가 내용상 더 극(?)적이다.
3) 규모면에서 오라토리오가 더 크다
4) 19세기 이후에도 오라토리오의 반주부는 계속 오케스트라가 담당하지만 세속 칸타타의 반주는 (대부분) 피아노나 피아노의 몇 개의 악기(합주)를 사용하고, 교회 칸타타는 오르간이 담당한다.
5) 테스토(해설자)의 역할은 오라토리오에서만 찾을 수 있었는데 아직까지도 때로는 이 경향이 계속되어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위에서 본 바와 같이 오라토리오와 칸타타가 똑같은 것은 아니나 둘 다 중요한 합창 음악의 분야이며 행사용 음악으로서 그 중요성을 부인할 여지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