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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 이름으로 명의신탁된 종중 땅, 돌려받을 수 있는지

凡石 2009. 5. 5. 21:55

30년 전에 종중 선산 등 부동산을 어떤 사정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당시 생존하셨던 최고령 어르신의 명의로 해두었는데, 위 어르신이 돌아가신 후 그 상속인들이 상속받고 등기하지 않은 상태로 현재까지 왔습니다. 하지만, 금년 종중회의에서 위 선산 등 종중땅을 종중 명의로 돌려놓으려고 하는데, 그 상속인들은 자신들이 상속받은 것이며, 돌아가신지 상당한 기간이 지났으므로 소유권을 넘겨줄 수 없다고 합니다. 종중 땅을 종중 이름으로 되돌려 놓을 방법이 없는가요.


 <답변>

1. 오늘 사례는 부동산 명의를 다른 사람 이름으로 해둔 경우, 이른바 ‘명의신탁’ 문제인데요. 명의신탁이란 말은, 많이 들어보셨겠지만 명의를 다른 사람 이름으로 맡겨두었다, 즉 명의를 신탁해 두었다고 해서 명의신탁이라고 합니다. 오늘은 명의신탁 중에서 실제로는 같은 선조를  모시는 단체 즉, 종중 재산인데 이를 그 구성원 중 한 사람 이름으로 등기를 하는 경우입니다.


2. 제가 알기로는 부동산 명의신탁은 현재 부동산 실명제 때문에 무효라고 알고 있는데요?


그렇습니다. 1995년 7월부터 시행되고 있는 ‘부동산 실권리자 명의등기에 관한 법률’, 보통 줄여서 ‘부동산실명법’이라고 하는데요.. 그 법률에 따라 명의신탁은 원칙적으로 무효입니다. 예를 들어 어떤 사람이 세금부담문제가 있다든가 혹은 채권자들로부터 압류, 강제집행 우려가 있다는 등 어떤 이유에서든 불문하고 자기 소유 부동산을 다른 사람 이름으로 해두는 경우, 원칙적으로 그렇게 명의를 맡겨두는 명의신탁약정도 무효이고, 그 약정에 따라 경료된 등기도 무효라는 것입니다.


3. 조금전에 ‘원칙적으로 무효’라고 말씀하셨는데요. 그러면, 예외적으로 유효한 경우도 있다는 말씀 아닌가요.


예, 그렇습니다. 부동산 실명법에는 명의신탁을 원칙적으로 무효로 보면서도 예외적으로 유효한 경우도 많이 규정하고 있는데요. 예를 들어 ① 부부간의 경우, 말하자면 남편의 재산을 아내 명의로 해둔다든지 반대로 아내 재산을 남편 명의로 해두는 경우라든지, ② 또 한필지의 땅을 여러 사람이 자기가 필요한 부분을 특정해서 매수하면서 분필절차 등 그 절차가 번거롭다는 이유로 공동의 소유, 즉, 공유로 하는 경우, ③ 부동산을 매수하면서 매수계약 자체를 실제 매수자가 아닌 다른 사람이름으로 하고 등기도 그 사람 이름으로 하는 경우(이른바 ‘계약명의신탁’) 등 여러 가지 경우가 있는데, ④ 오늘 사례와 같이 실제 소유자는 종중 땅이면서 종중의 한 구성원에 불과한 개인 이름으로 등기를 해두는 종중 재산 명의신탁의 경우가 가장 대표적인 경우라고 할 수 있습니다.


4. 그렇군요. 그런데 원칙적으로 명의신탁을 무효라고 하면서 그렇게 많은 예외적인 경우를 인정하고 있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명의신탁은 일제시대때부터 1995년 부동산실명법이 제정되기 전까지 오랜 세월 관행으로 굳어져 왔던 제도입니다. 참고로 명의신탁 제도가 생기게 된 배경에 대해 잠깐만 말씀드리면, 1912년 토지조사령, 1918년 임야조사령이 발해졌던 일제시대 시절로 거슬러 올라가는데요. 일제의 토지조사나 임야조사를 통해 소유자로 사정된 사람은 그제서야 새로 도입된 부동산등기제도에 의하여 등기부에 소유자로 등재될 수 있었는데, 그 당시 일본이 만들었던 조선부동산등기령에는 종중 자체 명의로 등기할 수 있는 규정이 없었습니다. 그래서 많은 종중, 문중 땅이 종중 구성원 개인 명의로 사정을 받아 등기할 수 밖에 없었던 것인데, 이런 관행이 1995년까지 이어져 왔던 것이죠. 이렇게 오랜 역사를 가진 종중 재산에 대한 명의신탁을 한꺼번에 뒤집기에는 많은 문제점들이 있을 수 밖에 없어 부동산실명법에서도 이 부분 예외사항으로 할 수밖에 없었던 것이죠. 나머지 예외적으로 유효한 경우들도 현실적으로 세금포탈 가능성 등 탈법 가능성이 적어 인정한 경우들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5. 지금은 종중 재산에 대해서는 종중 이름으로 등기할 수 있는 방법이 있지요?


예, 주식회사의 경우 ‘00주식회사 대표이사 00’라는 식으로 주식회사 자체 이름으로 부동산을 소유할 수 있거든요. 마찬가지로 000 종중 대표자 00 하는 식으로 등기부에 등재가 가능하도록 되어 있습니다. 아직까지도 종중원 개인 이름으로 명의신탁된 종중재산이 많이 있기는 합니다만, 과거에 비하면 현재 종중 자체 이름으로 등기를 바꾼 경우가 많아졌습니다. 좋은 현상이라고 할 수 있지요.


6. 조금전에 좋은 현상이라고 하셨는데요. 종중원 개인이름으로 두는 경우보다 종중 자체 이름으로 등기해둔 경우 어떤 잇점이 있는지요.


① 종중원 개인이름으로 되어 있다는 점을 이용해서 그 종중원이 다른 사람에게 종중재산을 처분한 경우 종중이 그 재산을 되찾을 방법은 현실적으로 없다고 봐도 과언이 아닙니다. 재산을 매수한 사람은 등기부에 개인이름으로 되어 있기 때문에 종중재산인지 아닌지 알수 없는 것이 대부분일 것일테니까요. ② 반면에 종중 자체 이름으로 등기되어 있으면 그 부동산은 종중 총회에서 종중원들의 처분결의가 없이는 원칙적으로 처분하지 못하게 되어 있거든요. 만약 종중 총회의 결의없이 종중 대표가 마음대로 처분하였다고 하더라도 그 처분은 무효입니다. 종중이 되찾을 수 있다는 말이죠. ③ 또하나, 오늘 사례와 같이 많은 세월이 흘러 그 땅이 종중 땅인지 아닌지 아는 사람이 별로 없게 되어서 개인이름으로 등기해둔 사람의 후손들이 자기네 땅이라고 주장하여 분쟁이 발생하는 경우가 많이 생깁니다. 이런 경우를 대비해서 지금이라고 종중 자체 이름으로 등기하는 것이 좋다는 것이죠.


7. 오늘 사례의 경우가 원래 종중 재산인데 후손들이 자기네 땅이라고 주장하는 경우 아닙니까. 종중 입장에서 이를 되찾을 수 있나요.


오늘 사례와 같이 명의신탁이 유효한 경우에는 명의신탁 즉, 명의를 맡겨둔다는 약정을 해지하고, 소유권 등기를 넘겨달라는 소유권이전등기 소송을 해서 되찾을 수 있는 방법이 있습니다.


8. 애초 명의자가 사망한 경우인데, 상속인을 상대방으로 해서 소송을 제기하는 것인가요, 아니면 사망한 사람을 상대로 소송을 해야 하나요.


우리 소송법상 사망한 사람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하지는 못합니다. 소송에 실제로 참여할 수 있는 사람인 상속인을 상대방(피고)으로 해서 소송을 해야 합니다. 왜냐하면, 상속인은 사망한 사람(피상속인)의 모든 권리와 의무를 포괄적으로 승계하는 사람이거든요. 원래 개인명의로 되어 있던 사람(명의수탁자)은 명의신탁이 해지되면 종중(명의신탁자)에게 등기명의를 돌려주어야 할 의무가 있던 사람이죠. 이러한 의무까지도 명의수탁자의 상속인에게 모두 넘어가는 것입니다.


9. 그런데 말이죠. 오늘 사례는 30년 전에 명의신탁을 해둔 경우라고 하는데요. 기간이 그렇게 오래 되었어도 명의신탁을 해지하는데 별 문제는 없는 것인가요.


예, 대법원 판례가 그 부분에 대해서 명시적으로 판단한 사례가 있는데요. 판례는 부동산의 소유자명의를 신탁한 자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언제든지 명의신탁을 해지하고 소유권에 기하여 신탁해지를 원인으로 한 소유권이전등기절차의 이행을 청구할수 있다고 하면서, 이러한 등기청구권은 소멸시효의 대상이 되지 않는다고 판단했습니다.

조금 설명을 드리면, 일반적으로는 예를 들어 매매계약을 한 후에 10년이 지나도록 소유권이전등기를 하지 않으면 등기이전을 요구할 수 있는 권리(이전등기청구권)은 10년이 지남과 동시에 소멸해버려서 더 이상 등기를 요구할 수 없게 됩니다. 이른바 소멸시효 제도라고 하는데요. 그런데 명의신탁을 해지할 수 있는 권리, 그리고 해지로 인한 소유권이전을 요구할 수 있는 권리는 소유자의 소유권 행사로서 의미를 가지거든요. 소유권은 절대로 시효로 소멸하지 않습니다. 소유권이 만약 시효로 소멸할 수 있다고 한다면 사유재산제도 자체가 붕괴하게 될 것이기 때문이죠. 따라서 소유권 행사의미를 지니는 명의신탁 해지로 인한 이전등기청구 권리도 소멸시효에 걸리지 않는다는 뜻입니다.


10. 그러면, 상속인은 취득시효라는 주장도 하지 못하는 건가요.


예, 취득시효에는 ‘점유취득시효’와 ‘등기부취득시효’가 있는데, ‘점유취득시효’가 인정되려면 20년간 소유의 의사로 평온, 공연하게 부동산을 점유하여야 하고, ‘등기부취득시효’가 인정되려면, 부동산의 소유자로 등기한 자가 10년간 소유의 의사로 평온, 공연하게 선의이며 과실 없이 그 부동산을 점유해야 합니다. 결국 공통적으로 ‘소유의 의사로 점유해야 하야 한다’는 요건이 필요한데, 명의수탁자는 종중으로부터 명의만 등기된 사람이므로 ‘자기가 소유할 의사’로 점유한 것이 아니죠. 따라서 그 지위를 고스란히 이어받은 상속인도 ‘소유의사’가 인정되지 않습니다. 이 부분도 일관된 판례의 태도입니다. 따라서, 취득시효 주장은 법원에서 받아들여지지 않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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