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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전자동화)100년 전력사에 큰 획을 긋다

凡石 2009. 5. 6. 11:12

(배전자동화)100년 전력사에 큰 획을 긋다

 

진화하는 배전기술의 상징 배전자동화

 

전력신문 webmaster@kept.co.kr

 

전력수급에 큰 관심을 갖지 않고 살아가는 사람이라도 과거에 비해 정전시간이 획기적으로 줄어들었다는 데는 모두가 동의할 것이다.
전력이 최종 사용자까지 도달할 때까지는 발·송·변·배전 등의 많은 과정을 거친다. 이 중 한가지만 문제가 생겨도 전력공급은 차질을 빚지만 우리가 평소에 경험하는 작은 정전들은 주로 전국을 거미줄처럼 연결하는 배전망에서 발생하는 것들이 많다.
이러한 일반적인 고장을 빠르게 수리해 정전시간을 최소화시키고, 고품질의 전력을 공급하게 만든 일등공신이 바로 ‘배전자동화’다. 전문가들은 배전자동화를 일컬어 “한국 전력 역사의 일대 전환점이자 배전 진화의 상징”이라고 까지 평가한다.
전력산업을 디지털 산업으로 도약하게 한 배전자동화란 무엇이고, 어떤 과정을 거쳐 어떻게 발전될 것인지를 살펴봤다.
양현석 기자 kautsky@kept.co.kr

첨단 기술의 종합판 배전자동화

배전자동화의 사전적인 의미는 ‘사업소 중앙제어실에 설치된 컴퓨터를 이용해 원거리에 산재돼 있는 배전선로용 개폐기의 상태 감시 및 제어를 수행하고, 전압·전류 등을 계측하며, 고장발생시에는 자동으로 고장구간을 확인해 배전선로 계통운전을 원격으로 수행하는 시스템’으로 정의할 수 있다.
즉, 한전 지점과 지사에서 모니터를 보면서 선로의 상태가 어떠한지 확인하고, 고장이 발생하면 발생 구간을 자동으로 알 수 있어 고장구간만 원격으로 차단시키고 빠른 복구를 하는 등 기존 사람이 출동해 고장구간이 어디인지 살피는 과정을 생략해 획기적인 복구 시간 단축을 할 수 있는 시스템인 것이다.
배전자동화는 경제성장과 사회발전에 따른 전기사용범위 확대로 전기품질에 대한 소비자의 요구가 증가되고, 고장구간을 분리하는 시간보다 현장까지 이동하는데 장시간 소요돼 고장복구시간이 지연되는 불편 및 현장 근무직원의 근로환경을 개선하기 위해 도입됐다.
한전은 배전자동화를 통해 배전선로 고장구간 자동 검출 기술, 배전선로 자동고장복구 처리 기술 등 자동운전 기술을 국산화했다. 시스템의 설치로 고장발생시 배전선로 운전 정상화에 건당 평균 73분이 소요되던 것을 평균 6분 정도로 단축시켜 연간 46만2583분의 정전시간을 단축할 수 있었다.
그동안 배전선로에 고장이 발생하면 20km 정도의 모든 배전선로가 정전되고, 고장원인을 찾아 복구하기 위해 현장으로 이동하는데 교통체증 등으로 장시간이 소요돼 그 불편을 국민들이 고스란히 겪어야만 했지만, 시스템 설치로 고장 발생 즉시 고장 위치를 찾아내 고장발생 구간 1∼2km 만을 제외하고 나머지 구간은 신속히 전기공급을 재개시켜 장시간 정전으로 인한 국민 불편을 크게 개선할 수 있었다.
배전자동화를 통해 얻을 수 있었던 또 하나의 큰 성과는 신기술 국산화로 수입대체 효과를 얻을 수 있었다는 것이다. 종합자동화시스템 수입대체금액이 2952억원, 소규모시스템 수입대체 효과가 1조553억원 등 총 1조3505억원의 대체효과를 얻어냄으로써 국가 경제 발전에 상당한 기여를 했다.

배전자동화가 걸어온 길

1979년 11월 동력자원부의 ‘배전선로 운전 자동화 추진’ 지시에 따라 배전선로 자동화 추진계획이 수립되고 배전선로 운전 자동화 연구계획이 83년 수립돼 88년까지 시행됨에 따라 기본계획이 작성된 배전자동화는 미국에서 도입된 시스템으로 인해 전송속도가 너무 늦고, 잦은 계통변경으로 통신경로가 두절되는 문제점이 발생했다.
이에 따라 90년 12월 ‘한국형 배전자동화시스템 개발 연구’가 상공부의 국책연구사업으로 개발 착수돼 전력연구원, 전기연구소(현재 전기연구원), 6개 생산업체 등이 93년까지 공동 수행했고, ‘한국형 배전자동화시스템 실계통 실증 연구’가 전력연구원과 전기연구소의 연구로 강동지점 25개 D/L 개폐기 125대를 설치해 94년 4월에 진행됐다.
그 결과 97년 9월에 소규모 배전자동화시스템(PC급) 개발 및 시범 적용이 진행됐고, 98년에는 소규모 배전자동화시스템(PC급) 16개 사업소 설치, 99년 배전자동화시스템 표준화 및 66개 사업소로 확대 적용됐다.
배전자동화 61개 사업소 확대적용 및 종합시스템 검증(2000년), 배전자동화 30개 사업소 확대적용 및 종합시스템 표준화(2001년), 배전자동화시스템 주장치 전국 모든 사업소 보급 완료(2002년) 등이 순차적으로 진행돼 기존의 목표를 달성했다.
올해 3월 현재 주장치는 설치 대상 185개소에 소규모 165개소, 종합 20개소 등 100% 설치완료됐고, 배전선로 자동화율은 59.9%에 이른다. 개폐기는 총 개폐기 기준으로 18.5% 자동화됐으며, 통신망은 100% 설치돼 인프라 구축에 성공했다.
배전자동화시스템 유지보수도 내실을 기해 시행됐고, WEB 기반의 배전자동화 운영시스템이 개발돼 배전자동화 설비 현황, 운전 및 유지보수 실적 통계 관리가 손쉬워졌으며, 배전자동화 운영기술자료와 신기술 정보 및 운전 노하우 교환이 실시간으로 가능해졌다.

배전자동화 시스템의 구성

배전자동화시스템은 종합과 소규모로 나뉘어 진다. 소규모 배전자동화시스템과 종합 배전자동화시스템을 간단히 구별하면 개폐기 제어수량과 고장처리의 자동 유무로 구분할 수 있다.
소규모 배전자동화시스템은 경제성에 중점을 두고 개발해 중소도시에 적합하도록 설계됐고, 자동화개폐기 200대 이하를 운전하는 것을 기본으로 돼있다. 또 고장처리는 고장구간 자동 검출 후 운전자가 수동으로 조작할 수 있다.
반면 종합 배전자동화시스템은 자동화용 개폐기가 200대 이상 되는 지역에 적용하고 있으며, 고장 발생시 자동으로 고장구간을 검출하고 컴퓨터에 의해 고장구간을 분리해 건전구간의 부하를 다른 선로로 전환할 수 있는 능력을 갖고 있다.
배전자동화 시스템은 변전소의 CB로부터 출발해 22.9kV 고압배전선에 설치된 자동화용 개폐기에 FRTU(Feeder RTU)라고 불리는 단말장치를 설치해 개폐기의 전압, 전류, 고장 등의 정보를 취득한 후 중앙제어시스템에서 이를 가공 처리해 사용자에게 제공한다.
종합 배전자동화시스템은 변전소를 관할하는 SCADA 시스템과 직접 데이터 연계를 통해 CB 및 MTR 정보를 취득해 인공지능 기법에 의해 고장구간 분리 및 복구를 실행하는 기능을 가지고 있다.
현장기기와 통신하려면 여러 가지 통신 방식 및 통신 스트로콜이 필요한데, 외국에 비해 국내는 통신인프라가 많이 발달돼 현재 KT전용선과 광케이블, 무선데이터망, CDMA, TRS 등 여러 가지 통신방식이 적용되고 있다.
통신방식마다 장단점이 있으며 적용 대상 지역에 적합한 통신방식을 채택해 적용하고 있다. 통신 프로토콜은 이전에는 KODAS라고 불리는 독자 프로토콜이 사용됐지만, 현재는 국제적인 중전기 업체 표준인 DNP3.0이 표준으로 적용돼있다. 종합 배전자동화시스템은 고장처리 등을 위해 자주 전류 등을 읽어야 할 필요가 있기 때문에 광방식 등이 유리하고, 중소도시에 적용된 소규모 시스템인 경우 현장의 긍장이 상당히 길기 때문에 무선망이나 전용선을 많이 사용하고 있다.

중장기 배전자동화 추진계획

한전 배전처는 얼마 전 2014년까지의 ‘중장기 배전자동화 계획’을 확정짓고 △차세대 배전자동화 시스템 개발 △배전자동화 구성장치 성능 향상 △배전자동화 응용기술 개발 △수출용 시스템 개발 △주장치 성능 업그레이드 △배전자동화 개폐기 확충 △배전자동화 최적 운영 △전문인력 양성 및 관리 등의 내용을 발표했다.
전기 사용환경 변화로 고품질 전력공급의 필요성이 증가되고, 배전자동화 운영환경 변화로 새로운 목표설정과 배전자동화 기술의 지속적인 발전을 위한 마스터플랜이 필요해짐에 따라 수립된 이번 계획은 최신 IT기술을 반영하고, 중장기 투자계획과 연간단위 계획을 연동해 효율적으로 사업을 추진할 수 있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한전의 계획을 분야별로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배전자동화 신기술 개발 : 배전선로 고장예지 시스템과 인공지능형 배전자동화 시스템, NDIS(신배전정보시스템) 기반의 배전자동화 시스템, 고장점 위치 표정 시스템 등 차세대 배전자동화 신기술을 개발한다.
▲배전자동화 구성장치 성능향상 : 지능형 복합 다기능 단말장치를 개발하고 다중 국제표준 통신 프로토콜을 수용하며, 개폐기 제어함 통합 일체형 단말장치를 개발한다.
▲배전자동화 응용기술 개발 : 보호협조 자동정정 프로그램과 배전선 반송방식 배전자동화 적용기술 을 개발하고 배전전압 측정 및 관리, 분산형 전원 감시시스템 활용으로 계통안정도를 향상시키며, 배전자동화시스템과 타 시스템의 연계를 통해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시킨다.
▲수출용시스템 개발 : 중국어, 영어, 아랍어 등 다국어 운전지원 소프트웨워와 수출용 단말장치, 수출용 통합시스템을 개발한다.
▲주장치 성능 업그레이드 : 배전자동화 주장치 및 소프트웨어 성능개선 기준을 수립하고, 배전자동화시스템 보조장치 성능을 개선해 적용한다.
▲배전자동화 개폐기 확충 : 가공개폐기는 전체의 50%를 자동화하며, 지중개폐기의 경우는 서울은 3년 내에 광역시급은 5년내 자동화를 완료하고, 기타지역은 2014년까지 단계적으로 자동화를 추진할 계획이다.
▲배전자동화 최적 운영 : 개폐기의 최적 위치를 선정하고 배전계통 재구성을 통해 배전선로간 부하균등화를 꾀하는 등 운영의 최적화를 모색한다.
▲전문인력 양성 및 관리 : 배전자동화 운영인력 및 단계별 교육을 통한 분야별 전문가를 양성하고, 배전자동화 Think-Tank를 운영해 노하우와 운영능력을 배가시킨다.

<인터뷰>
정연평 한전 배전처장

“일본보다도 10년 앞선 기술력 자부”

“그동안 인력중심으로 수행하던 배전업무가 시스템을 이용해 처리하는 것으로 개선돼 전력공급신뢰도가 크게 향상됨으로써 국민생활 편익증진에 획기적인 전기를 마련했다고 생각합니다”
정연평 한전 배전처장은 배전자동화가 전력산업에 미친 영향을 이렇게 정리했다.
배전자동화가 도입되기 전에는 배전선로에 고장이 발생하면 눈이 오나 비가 오나, 심야든 주간이든 한전 직원들이 현장에 출동해 점검을 한 끝에 고장구간을 찾아내어 복구조치를 했었으나, 배전자동화가 도입된 뒤에는 현장에 나가지 않고도 고장구간을 찾아내고 건전구간과 고장구간을 원격으로 분리해 공급을 신속히 재개할 수 있는 시스템으로 변화했다는 것이다.
한전 배전자동화의 수준은 이미 세계수준에 도달한 지 오래다. 정 처장은 “일본, 미국, 유럽의 배전자동화시스템은 민간 전문기업에서 개발한 제품을 구입해 사용하고 있어 전력회사의 직원들이 필요로 하는 기능이 전부 반영돼 있지 않으나, 한전은 전력연구원 주도로 다른 나라의 자동화시스템의 장점과 실제 운영하고 있는 사업소의 요구사항을 반영해 개발했기 때문에 우수한 성능을 보유하고 있고, 특히 고장발생시 고장구간을 즉시 확인할 수 있는 기능은 자랑할 만한 수준”이라고 밝혔다.
또한 “우리나라의 배전자동화는 1997년부터 본격적으로 확대를 추진해 2002년 말에 전국 185개 사업소에 주장치를 100% 설치함에 따라 1986년부터 배전자동화 설치를 시작한 일본 K전력사보다 10년 앞서 완료하는 기술력을 발휘했다”도 덧붙이기도 했다.
이렇게 앞선 기술력을 통해 한전의 배전자동화 시스템은 최근 중국에 진출 교두보를 성공적으로 확보했다.
이는 배전자동화 기술을 보유한 대부분의 선진국들이 이미 황금시장으로 성장한 중국을 겨냥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룬 쾌거라 더욱 뜻 깊다.
유럽, 일본, 미국의 우수한 배전자동화 회사들이 중국을 방문해 중국 전력공사에 배전자동화시스템을 소개했고, 일부는 시범사업도 추진 중에 있다. 그러나 한전측은 외국이 개발한 시스템의 기능이 제작사 중심으로 만들었기 때문에 사용이 불편하고, 각국의 좋은 기능만 골라 하나의 시스템을 구축한 결과 기기간 인터페이스가 원활하지 못해 배전자동화는 쉽지 않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고 한다.
이런 시점에서 한전의 배전자동화시스템에 대한 설명을 듣고 또 데모 시스템을 살펴본 중국 전력회사는 자신들이 생각하고 있던 기능이 대부분 포함돼 있고 기능구현이 성공적이라고 생각해 국산 배전자동화시스템에 대한 관심이 매우 높다고 한다.
정연평 배전처장은 배전자동화시스템이 향후 해외 진출의 첨병으로서의 역할을 수행할 것이라고 확신하고 있다. 또한 “배전자동화시스템이 수출되게 되면 개폐기, 단말장치, 통신장치등 중소기업 제품이 동반수출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되기에 중소기업 경영의 활성화와 이공계 취업기회의 확대, 나아가 새로운 국익창출을 기대할 수 있으며, 특히 배전자동화와 연계운전이 가능한 원격검침(AMR), 부하제어(DSM), SCADA, 변압기부하감시, 전기품질관리 등 전력업무에 사용되고 있는 기 개발기능의 수출도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정 처장은 마지막으로 전력신문 창간 3주년을 진심으로 축하하고, 배전자동화에 대한 지속적인 관심을 부탁했다.


배성환 한전 배전처 배전기술팀장

“현존 배전 최첨단 기술의 총아”

“배전자동화는 애지중지하는 아들과 버금가는 존재라고 할 수 있습니다”
배성환 한전 배전처 배전기술팀장의 배전자동화 사랑은 남다르다. 너무 힘겹게 정성을 들여 이룩한 시스템이기에 특별히 고생도, 정도 많을 수밖에 없다는 것이 배 팀장의 심정이다.
2001년 2월 배전기술팀장으로 부임한 후 줄곧 배전자동화의 실질적 책임자로서 사업소에서 원하는 이상의 기능을 갖추게 하기 위해 한시도 긴장을 풀지 못했던 배성환 팀장은 가장 어려웠던 순간으로 “배전자동화의 기술적 내용을 깊이 있게 이해하지 못하고 많은 투자비용에 비해 효과를 의심했던 사람들의 편향된 시선”을 꼽았다.
배 팀장은 1997년부터 진행된 사업이기에 모두가 충분히 이해할 줄 알았으나 가끔 그런 시선을 받을 때면 곤혹스러움을 감추기 어려웠다고 털어놓았다. 그러면서 그는 배전자동화는 현존하는 배전기술 중 가장 앞선 기술로 전자와 전산, 제어계측 기술 등이 모두 융합돼있는 종합 전력IT기술이라고 강조한다.
그러나 2002년 주장치 전국 설치 완료 등 단계별로 차근차근 발전해나가는 배전자동화를 보면서 그 완성감에 지난 어려움들은 저 멀리 달아났다.
“힘들긴 하지만 미래 우리가 활용할 일을 앞서 기획하고 이뤄간다는 긍지로 견뎌냈다”고 회상한 배 팀장에게는 미래의 배전자동화의 발전상도 뚜렷이 보이는 듯 했다.
“현재의 시스템은 단순 고장이 발생했을 때 단전 후 조치하는 방향에 초점이 맞춰져있지만 미래는 첨단 계측기술과 신호제어기술을 응용해 현장의 배전설비 이상을 사전에 감지함으로써 고장 발생 전에 선조치할 수 있는 근원적 고장 예방쪽으로 발전할 것입니다”.
그의 말은 계속 이어졌다.
“지금은 전원을 직접 조작하지만 갈수록 복잡해지는 배전계통을 인력에 의존할 수는 없기에 인공지능을 도입해 자동으로 구간을 차단하고 전원을 공급하는 ‘인공지능형 공급시스템’이 곧 자리를 잡을 것입니다”.
중국이나 리비아 등 외국에 있다보면 한전의 전력수급 능력이 얼마나 대단한지 알 수 있게 된다는 배성환 팀장은 배전기술의 핵심인 배전자동화에 꾸준한 애정과 관심, 그리고 충고를 아끼지 말아달라고 당부했다.

 

입력 : 2004년 10월 23일 10:06:3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