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게시판]/생활 수기

탕정초교 24회 정모 자리에서...

凡石 2009. 7. 12. 12:41

 

 

 오늘('09.7.11)은 우리 탕정초교 24회 정기모임이 있는 날이다. 일년에 여름과 겨울철 두번 정기모임이 있는데, 오늘은 여름철 모임이다. 오늘 낮 12시에 '구리미'에 있는 '동덕식당'이라는 곳에서 만나기로 하여 아침 일찍부터 서둘러 집을 나선다. 

 

 더구나 만나는 곳이 다른데도 아니고 내가 태어 나서 공부하고 호연지기를 길러오던 정든 고향 '구리미' 라고 하니, 어서 빨리 가고 싶은 마음이 절로 나면서 가슴이 설레인다. 생각같아서는 당장 승용차로 단숨에 달려 가고 싶지만, 여러가지 사정을 고려하여 보면 승용차 보다는 지하철이 유리할 것 같아, 곧바로 마음을 가라앉히고 천안가는 지하철에 몸을 실었다.

 

11시 쯤 천안역에 도착하니 이미 한위섭회장과 김동철 회원이 일찍 내려와 나를 기다리고 있다. 이어서 서부역 광장으로 나가 보니 권오철 총무가 우리를 식당까지 데리고 가기 위해 일부러 승용차를 가지고 나와 기다리고 있는 것이다. 얼마나 반갑고 고마웠던지 타고 가는 동안 잠시 눈시울이 뜨거워진다.  

 

 아무리 모임 총무라고 해도 일부러 멀리 아산에서 이곳 천안까지 나와, 친구들을 위해 봉사하면서 의리를 베푼다는 자체는 참으로 어진 사람이 아니면 선뜻 받아드리기 어려운 처사이기 때문이다. 바로 이것이 '친구간에는 의리와 믿음이 있어야 한다" 라는 맹자가 말하는 붕우유신()의 교훈이 아닌가 싶다. 오늘 권 총무의 선행사례를 직접 보면서 느낀 것이 있다면, 진갑이 지난 오늘 날까지도 이런 진리를 스스로 깨우치지 못하고 건성으로 지낸 것이 아닌가 싶어 마냥 부끄럽기만 하다. 

 

 차창가로 내다보는 고향 산천은 예나 지금이나 크게 변하지는 않았으나 ,주변에 큰 도로와 아파트들이 즐비하고 고속철도 길도 보인다. 드디어 "구리미' 동내가 보인다. 바로 눈이 가는 곳은 내가 태어나고 살던 나의 생가다. 지금은 비록 남의 집이 된지가 수십년이 지났지만 그래도 언제나 제일 애착이 가는 곳이다. 지금은 지붕만 기와로 바뀌고 건물형체와 마당은 예전 그대로다. 볼 때마다 그 옛날 그 시절 그 생각이 주마등처럼 스쳐간다.

 

 이윽고 동덕식당 간판이 보인다. 차에서 내려 식당에 들어가 보니 아직 시간이 일러서 그런지 김규남회원 부부와 여자 친구 둘만 나와 있고 나머지 친구들은 보이지 않는다. 우선 자리에 앉아 음식을 먹고 있노라니 친구들이 모이기 시작한다. 결국 오늘 참석한 회원은 남자 9명, 여자 2명이고 옵서버로 김규남 회원의 부인이 참석하여 모두 12명이다.

 

 회장 말에 의하면 오늘이 사상 처음으로 가장 적은 인원이 참석하였다고 한다. 친구들이 못 나온 이유야 어떻든 간에, 우리 친구들이 늙어 가면서 모임에 대한 애착과 열의가 점점 식어가고 있는 것이 아닌가 싶어 매우 안타깝게 생각된다.

 

 어쨌든 이날 회의는 순조롭게 진행되고, 오랜만에 만난 친구들끼리 맛있는 음식과 술을 먹으면서 즐거운 하루를 보냈다. 앞으로 많은 친구들의 참여하여 모임이 더욱 발전되고, 친구들 우정도 금란지계(金蘭之契)가 되기를 바란다. 그 날 표정을 휴대폰 카메라에 담아본다.

 

  

 

 

 

오늘 우리가 만난 동덕식당의 모습이다.

이 집은 이 근방에서 음식 맛과 주인의 인심이 매우 좋기로 소문이 났다고 한다.

그래서 그런지 오늘 준비한 영양탕의 맛도 구수하고 이 집 주인아주머니의 말씀도 구수하다.

" 어떻게 다들 맛있게 잡쉈는지 모르겠내유~~" 

 

 

 

 

 

오늘의 주 메뉴인 영양탕을 안주로 하여 친구들이 소주 한잔을 나누고 있다. 다들 건강한 모습이 보기 좋다.

 

 

 

그 날 여자 동창친구들이 참석하여 분위기를 더 하였는데 두 친구 모두 얼굴도 이쁘고 마음씨도 착하기만 하다.

 

 

 

 

 

 

 

 

 

 

 

 

 

 

 

매번 제천에서 불원천리 멀다 않고 찾아 온 모범생 인병희 회원의 모습이다. 우리 친구들은 이 친구의 열의에 대해 모두 인식을 같이 하면서 조금이라도 이런 선행을 배웠으면 좋겠다. 이 친구는 누구 못지않게 우정에 대한 소중함을 중요 시 하기때문에, 매번 이런 성의를 보여주고 있는것이라고 보며, 이에대해 무한한 박수를 보내고 싶다.

 

 

 

 

 

 

 위 두 분은 언제 보아도 다정담감하고 금실이 좋은 잉꼬부부다. 그렇다. 우리가 살면 얼마나 산다고, 서로 아옹다옹하면서 죽을 때까지 스트레스 받고 살아야 되겠는가?  물론 우리 친구들 중에는 그런 친구가 없겠지만 노파심에서 하는 말이다. 이제 우리는 욕심 없이 건강하게 살면서 양주(兩主) 둘이 의좋게 사는 것만이 최고의 바램이다.

 

 그렇게 살려면 가급적 모든 것을 이해하고 양보하는 미덕이 필요하다고 본다. 그저 "모든 것이 다 내 탓이지" 하면서 역지사지(易地思之)의 자세로 자아를 되 돌아 보는 것이 군자의 길이다. 자고로 누군가 말하기를 "지는 것이 이기는 것"이라고 하였다. 몰라서 지는  것이 아니고 알면서 지는 것이니 만큼 결코 수치스러운 것이 아니다.

 

 바록 행하기가 쉽지는 않겠지만 우리 다같이 실천하여 가정의 평화(?)를 일구어 나가자. 이것이 바로 노후를 편하게 지낼 수 있는 노하우가 아니겠는가?  공연히 부질없는 소리만 늘어 놓은 것 같아 미안하다.ㅎㅎㅎ

   

 

 

 

오늘 몇년 만에 만난 구리미 동내친구 류내열 회원의 모습이다. 같은 동내 불알 친구로서 자주 만났어야 하는데, 친구로서 도리를 다 하지 못하다 보니 다소 우정이 부족하여 여러 해 동안 소원한 관계였다.

 

 이날 술 한잔 나누면서 서로의 입장을 피력하다 보니, 어느새 다른 친구 못지않게 애정이 간다. 하기야  같은 동내에서 같은 해 태어나,  같은 학교에 다니고 서로 이웃에 살았으니 그 정이 오죽 하겠는가?  오늘 이 친구 하는 말이 나를 눈물나게 한다.

 

 "야! 친구야 오랜만에 고향에 내려왔으니, 나 하고 술 한잔 더 하고 내일 올라가면 않돼?" 하면서 내 손을 살포시 잡아주는 것이 아니겠는가.  아~~ 정말로 오랜만에 고향의 정을 흠뻑 느껴 보는 것 같아 가슴이 훈훈해 진다. 감동 또 감동하면서 친구의 우정에 탄복을 금치 못한다.

 

 

 

 

 

권오철 총무가 반기 결산보고를 하고 있다. 보는 바와 같이 정도 많고 의리도 많은 사나이 중에 사나이다. 총무를 맡은 지가 얼마 않되었는데도 그동안 회비도 많이 확보하고 매사를 깔끔하게 처리함으로서 많은 회원들로부터 칭송이 자자하다. 오늘 천안역에서 우리를 데리고 오느라고 수고가 많았으며 이를 잊지않고 고맙게 생각하는 바이다.

 

 

 

 

 

한위섭 회장이 친구들의 모습을 카메라에 담고 있다. 오늘 회의를 주재하느라고 수고가 많았다. 모든 회원에게 연락하고 챙기고... 보통일이 아니다. 훞륭한 회장과 총무가 있기에 오늘의 우리가 있다는 것에 대해 회원 모두를 대신하여 노고를 치하하는 바이다.  

  

 

 

 

 

회식이 끝날 무렵 삼삼오오 자리를 같이 하면서 정담을 나누고 있다. 보라! 이 모습이 과연 얼마나 다정다감한가?  바로 이 모습이 우리의 참 모습이다. 우리의 건강과 우정이 영원히 이대로 유지되기를 바랄뿐이다.

 

 

 

회식을 마치고 후문으로 나와보니 고추도 보이고 앙증맞은 채송화도 보인다. 그야말로 시골 정원의 한 단면을 보고 있노라니, 아주 옛날 우리집 앞 마당이 생각이 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