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7.2)은 아침부터 오후 서너시까지 세찬 장대비가 오락가락 하면서, 하루 종일 "우르르 쿵쾅" 천둥소리가 요란하다. 예보에 의하면 내일까지도 기압이 불안정하여 이런 현상이 계속 이어 진다고 한다. 하기야 매 해마다 여름철만 되면 천둥번개가 있지만 오늘은 그 빈도와 강도가 좀 심한 것 같다. 오후 다섯시가 다 되어 비가 개기 시작하면서 언제 그랬냐는 식으로 해가 보인다. 마치 도깨비 장난 같다.
온종일 사무실에 앉아 에어컨 바람만 쐬다 보니 몸이 찌뿌드드하여 밖에 나가고 싶은 생각이 굴뚝같다. 퇴근 하자마자 얼른 인근에 있는 만석공원으로 산책을 나간다. 비 갠 후에 불어오는 선선한 바람은, 나의 몸과 마음 속 깊이 시원스레 파고 든다. 크게 심호흡을 하고 나니 속이 후련 해 진다. 산들바람에 나부끼는 잔잔한 호수 물결을 바라보며 풍경 이모저모를 휴대폰 카메라에 담아 본다.
엊그제만 해도 호수풍경은 푹푹 찌는 듯한 무더위 속에서 대지는 메말라 가고, 초목은 맥 없이 축 처져, 오가는 사람들의 몸과 마음마저 나른하게 하였는데, 오늘 비 갠 후의 풍경은 정 반대이다. 대지는 마냥 촉촉하고 초목은 더욱 푸르러 싱싱하다. 산책 나온 시민들의 표정도 모두 밝고 발걸음도 경쾌하다. 하물며 공원 안의 비들기마저 물가에서 신나게 노닐며 구구댄다. 그야말로 공원 풍경은 그 어느 때 보다도 생동감이 넘쳐 흐른다.
오늘 오전에 쏟아 부은 장대비와 무시무시한 천둥번개 소리를 연상하면서,
비발디 사계 중 여름 제 2, 3악장으로 들어 보고자 한다.
여름(Summer) in G minor
1악장 : Allegro non molto
숨막히게 무더운 듯 짧게 단속하는 모티브로 시작하여, 무더운 여름 날씨를 묘사하면서
뻐꾸기나 비둘기의 울음소리(바이올린 솔로), 미풍(현의 약주)이 나타나고, 격렬한 북풍이 불어온다.
2악장 : Adagio-presto
폭풍전야의 불안한 상태를 사실적으로 묘사. 번갯불의 번쩍임과 천둥(현의 트레몰로 강하
게 연주) 소리가 아다지오와 프레스토의 교차로 나타난다.
3악장 : Presto
갑자기 들이닥친 폭풍을 묘사함. 무시무시한 번갯불과 천둥소리가 들리고 폭우가 쏟아진
다. 비스듬히 퍼붓는 듯한 하행 패시지나, 트레몰로를 강하게 연주하는 현악합주로 묘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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