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게시판]/생활 수기

한 여름 저녁 나절의 만석공원 풍경...

凡石 2009. 8. 9. 17:41

 

 지난 주 금요일('09.8.7) 저녁 무렵 만석공원에 나가 산책이나 할까 하여 나가 보았더니, 오랜만에 날씨가 좋아서 그런지 가족 또는 친구들끼리 나와  나름대로 한 여름 저녁 나절을 즐기고 있는 사람들로 붐빈다. 저녁 나절이라 그런지 바람도 제법 시원하고 햇빛도 구름에 가려 산책하기도 좋고 운동하기도 매우 좋은 날씨다.

 

 어떤 사람들은 삼삼오오 나무 그늘 밑에 자리를 깔고 대화를 하고 있는가 하면, 어떤 가족들은 자전거를 빌려 타기도 하고, 또 어떤 꼬마 친구들은 잠자리 잡기에 한창인가 하면, 다른 꼬마들은 저수지 도랑 물에서 물장난을 치며 미역을 감기도 한다. 이런 풍경 저런 풍경을 사진에 담아 본다.

  

 

 어떤 꼬마들이 잠자리채를 들고 나와 잠자리를 잡느라고 정신 없다. 수 십번 채를 휘둘러 보지만 잠자리 잡기가 그리 쉽지는 않은 모양이다. 허리 춤에 찬 잠자리 통을 보니 겨우 한 두마리 정도 밖에 안 보인다.

 

 요즈음 어느 언론매체에서 환경보호 캠페인에서 잠자리 한 마리라도 무심코 잡아서는 않된다는 멘트를 보았는데, 약간은 잘못된 비유라고 본다. 물론 하잘 것 없는 미물의 생명이라도 그만큼 존중되어야 한다는 차원에서 잠자리를 사례로 들었다고 보나, 아이들이 방학기간이면 자연학습 및 생태관찰 차원에서 의례적으로 잡는 것이 현실인데, 이를 잘 못된 사례로 쉽게 거론된 것은 좀 신중치 못한 사례가 아닌가 싶다. 

 

 아무튼 아이들이 자연학습 차원에서 잠자리를 잡는 행위 자체를 환경과 결부하여 운운한다는 것은 말도 않된다고 보며 오히려 어렸을 때의 좋은 추억으로 길이 남도록 어른들이  장려 하여야 할 처사가 아닌가 싶다. 물론 TV에서 멘트화 된 사실이 이런 뜻에서 나온 발상은 아니라고 보지만 노파심에 언급을 하는 것임을 이해하여 주기 바란다.

 

 나도 어린시절 한 때는 동내 소꿉친구들과 함께 뛰어 놀면서 잠자리도 잡고, 냇가에 나가 붕어도 잡던 추억이이 있어 가끔 생각이 떠 오를 때가 있다. 아마 오늘 이 꼬마들도 먼 훗날 나와 같이 어른이 되면, 오늘 이 순간이 추억으로 떠 오를 것이다. 추억은 항상 내 마음 속에 어린 시절 그 때 그 모습이 영원히 간직되고 있어 더 아름다운 것이 아닌가 싶다. 모쪼록 좋은 추억이 되길 바란다.

 

 좋은 추억은 일부러라도 많이 만들어 가는 것이 필요하다. 추억만들기는 노소가 따로 없다. 젊은 사람은 젊은대로, 늙은 사람은 늙은대로 제각기 자기 취향에 맞게 재미있는 일을 만들면 그것이 추억거리가 되는 것이다. 먼 훗날 되돌아 보면 그 추억이 얼마나 아름답고 흐뭇하겠는가. 이제라도 늦지 않았다고 보면서 좋은 추억거리를 위해 재미있는 모멘트를 자꾸 만들어 가고자 한다. 그리하여 젊은이들로 하여금 그냥 '노털'이 아닌 '젊은 노털'이라는 소리를 들어 가면서 젊게 살고자 하는데, 과연 생각대로 될런지....  어쨌든 노력하고자 한다. 

 

 

 

 

 

 가족이 함께 나와 손 잡고 걷기도 하고 자전거를 타기도 한다. 아마도 이 들 가정은 어느 가정 못지 않게 가족사랑이 두터울 것이다. 아무리 생활이 바빠도 이 정도의 여유를 갖고 가족사랑을 실천한다면 집안의 화목은 두말 할 나위도 없이 좋을 것이다. 부부지간이나 자식들간에 사랑도 더욱 커 질 수 밖에 없고, 아이들에게는 더 없는 산 교육이 되어, 아름다운 추억거리로 영원히 남게 될 것이다. 매우 잘 하는 처사라고 보면서, 어느 가정이나 교훈적인 차원에서 본 받을 만 하다.

 

 

 

 

 

 

 

 

 

 호수의 수질 개선을 위해 저수지 물을 인공으로 정수하여 내려 보내는 도랑에서 꼬마들이 물장난을 치며 재미있게 놀고 있다. 천진난만하게 물장구를 치며 놀고 있는 모습을, 한참동안 바라 보고 있노라니, 나도 어느새 동심으로 돌아가는 것 같아 흐뭇하기만 하다.

 

 

 

 

 

 

 

 길가에 핀 꽃이 무슨 꽃(금송화 ?) 인지는 모르나 이제 시들어 가지만, 한 여름을 대표하는 목백일홍은 이제 한창이다. 연분홍 꽃이 녹색 배경에 잘 어울려 아름답기만 하다.

 

 

 

 

 

 무슨 풀인지는 모르나 물가에 자리 잡은 노란 꽃이 유난히 예쁘기만 하다. 물 위에 빼곡히 떠 있는 올망졸망한 수련 잎새도 지나가는 행인들의 눈길을 사로 잡는다.

 

 

 

 녹색이 우리 인간에게 심리적으로 안정감을 준다고 하는데, 그래서 그런지 이 사진을 보고 있노라니 그저 마음이 푸근해 지는 기분이다. 

 

 

 

 '수원 2009 화성 국제 연극제'를 알리는 청홍색의 플래카드가 바람에 펄럭인다.

 

 

 

 어느새 고추가 붉어 진 것을 보니, 가을이 벌써 우리 코 앞에 바짝 다가 왔나 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