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게시판]/생활 수기

'교대파' 우면산 등산을 하고 나서...

凡石 2009. 8. 9. 17:29

 

 

 엊그제('09.8.8) 토요일에는 교대파 친구들과 같이 우면산을 등산하였다. 오전 10시 30분에 사당역 만남의 장소에서 만나 사당동 우성아파트 쪽으로 올라가 예술의 전당 뒤편으로 내려왔다.  교대파 친구들은 모두 열명인데 등산한 친구들은 일곱명이고 나머지 세명은 우리가 하산하여 점심을 먹기로한 교대역 주변에 있는 전주식당으로 나오기로 하였다.

 

 신현정 총무의 말에 의하면 이날 모임은 약 20여년 전에 우리가 직장시절 상사로 모시고 있던 한능희 사장께서 후배들을 위하여 한턱을 내겠다고 하여 이루어진 것이라고 한다. 어찌하였던지 고마운 일이라고 생각하면서 사당역에 나갔더니 시간이 일러서 그런지 아무도 안 나왔다. 그 때 시간이 약 15분 전이니까 그럴수도 있다고 생각하였는데 어디서 많이 본 듯한 친구가 멀리서 누구를 찾고 있는 모습이 보이길래 가까이 가 보니 이상언 사장이다.

 

 오랜만에 만나 반갑게 인사를 하고 근황을 물어 보았더니, 이 친구는 은퇴 후 전원 생활을 하기 위해 멀리 강원도 가평 현리에 별장겸 휴게소를 지었다고 한다. 그 곳에서 오늘 아침 일곱시에 출발하였다고 하니 부지런도하거니와 그 성의가 대단하다.

 

 약속시간이 넘었는데도 정작 나타나야 할 사람이 안 나타고 있다. 그가 바로 오늘의 주인공 한능희 사장이다. "아니 이게 웬일인가?" 하여 신 총무가 전화를 해 보니 아직도 집에서 있다는 것이다. 오늘 약속이 있다는 것은 알고는 있었으나, 저녁에 식당에서 만나는 것으로 착각을 하였다고 한다.

 

 마침 집이 사당역에서 얼마 안 되는 곳이라서 빨리 택시를 타고 나오라고 재촉을 하였더니 약 30분이 지나 도착을 하였다. 미안하다고 인사를 하길래, 친구들이 이구동성으로 놀려댄다. "아니 벌써부터 치매끼가 있으면 어떻하냐"고....

 

우리가 나이를 먹으면 누구나 자연적으로 건망증이 생기게 마련이다. 건망증은 치매와 달리 일시적으로 기억이 잘 되지 않는 현상으로  뇌에서 기억해야 할 정보가 너무 많을 때나, 지나치게 긴장을 하고 있을 때, 혹은 스트레스가 심할 때, 불안 우울 등의 심리적 어려움이 있을 때 잠시적으로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나이가 들어 건망증을 예방하려면 두뇌 회전을 많이 시킬 수 있는 놀이로서 게임, 바둑, 카드놀이와 같은 종합적인 인지 능력을 요구하는 놀이도 좋고,  신문이나 책을 읽거나 글을 쓰는 것도 효과적이라고 한다 . 그리고 생선이나 야채 등을 많이 섭취하면서 꾸준히 걷는 운동을 하면 인지 기능을 유도하는데 큰 도움이 된다고 한다.

 

 물론 충분히 수면을 취하는 것이 중요하며, 수면부족 현상은 기억력을 떨어뜨리는 절대 요인이 된다고 한다. 아니!  모임 얘기를 한다는 것이 주제가 엉뚱하게 다른 길로 새버렸다.

 

 어쨌든 재미있게 등산을 하고 나서, 교대역 뒷 편에 있는 전주식당에서 점심 식사를 하였는데, 이 자리에는 박상일 사장과 현직에 있는 정박사가 동참을 하였다. 점심식사 후, 간단히 샤워를 하고 입가심으로 시원한 호프도 한잔하고, 당구도 치고, 뒷풀이로 노래방에서 음주가무까지 즐겼으니 기분이 그야말로 '띵하오아'다. 이날 경비 모두를 존경하는 한사장께서 지불을 하였다고 하니 어찌 이렇게 고마울 수가 있겠는가? 이 자리를 빌어 고맙다는 인사를 드린다.

 

 옛날 직장에서 동고동락을 같이 한 동료들끼리 만나니 옛 회포가 새롭기도 하거니와 서로의 사정을 다 알고 있는 구면지기라서 거북하지도 않고 부담스럽지도 않다. 자주는 못 하더라도 한 달에 한 두번 정도는 만나, 진하게 옛 회포를 풀어 보는 것도 노년기로 접어드는 우리내 삶에 큰 활력소가 될 것이다. 그 날 풍경과 친구들 모습을 휴대폰에 담아본다.

 

 

 

사당역 만남의 장소에서 친구들의 모습인데 아직 몇 명이 덜 나왔다.

 

 

 

 

우면산 범바위 앞에서 포즈를 취하였는데, 친구들 모두 잘 생긴 얼굴에 표정까지 밝으니 보기가 좋다.

 

 

 

 

이 날 수고를 많이 한 신 총무와  안종업 사장의 모습이 의젓하기만 하다.

 

 

 

 

오늘의 주인공 한 사장님의 멋진 포즈이다. 대부분의 친구들이 카메라를 들이대면 어색해 하면서 쑥스러운 표정으로 우거지상(?)을 짓게 마련인데, 이분은 그러하지 않고 너무 자연스럽다. 그만큼 삶에 구애 없이 남에게 봉사하면서 욕심 없이 즐겁게 살다보니 자연스럽게 이런 폼이 나오나 보다. 얼마나 보기가 좋은가? 친구들 모두가 본 받을 만하다.

 

 

 

 

 

 

 

 

 

 

 

 

 

정상을 오르는 계단이 무려 200여개가 훨씬 넘는다. 계단마다 일련번호가 적혀있고 기증자 이름과 소망 문구가 표시되어 있다. 오르면서 표찰 하나 하나의 문구를 읽다 보니 힘도 덜 들고 지루하지가 않다.

 

 

 

 

 

 

 

 

 

 

 

 

 

 드디어 우면산 정상에 도착하니 전망대와 소망의 탑이 우리를 반긴다. 한 사장께서 시원한 아이스케키 한 개씩을 사 줘서 먹고나니 갈증이 해소 되면서 피로가 풀린다. 꽁꽁 얼은 팥 케키 한입을 깨물어 보니 고소하고 달콤한 맛이 그야말로 꿀맛이다. 

 

 평소 차를 타고 다니면서 남부순화로에서 바라  본 우면산(293m)은 그저 나즈막한 동내 뒷동산이거니 했는데 막상 오늘 직접 등산을 하여 보니, 오르고 내리는 코스가 다양하면서도 제법 힘도 든다. 각종 운동시설과 약수터 그리고 등산로도 잘 만들어져 시민들의 휴식공간으로서 손색이 없다.

 

  

 

 

 

 

 

 산에서 내려 오니 예술의 전당 앞 육교가 보인다. 분수대에서  내뿜는 시원한 물줄기가 뙤약볕으로 달구어진 대지의 뜨거운 열기를 식혀 줘서 그런지 갑자기 시원해지는 기분이 든다.

 

 

 

 

 

 

 

 

 

 

 

 

 

 

 

 

 

산에서 내려오자 마자 전주식당에서 점심식사를 하고 있다. 원래는 목욕을 하고 먹어야 하는데 시간이 너무 늦어서 우선 먹고 샤워를 하기로 하였다. 땀을 많이 흘려, 다들 지치고 시장해서 그런지 뭐든지 맛있게 먹는다. 시원하게 얼린 맥주 한잔으로 건배를 하고나서 소주 파티가 있었다. 졸깃졸깃한 삼겹살을 노릿노릿하게 구어 묵은지와 함께 싸서 소주 한잔 하는 그 맛은 아마도 그 자리에서 안 먹어 본 사람은 모를 것이다. 지금 이글을 쓰면서도 그 맛을 생각하니 군침이 돈다.ㅉ ㅉ

 

 

 

목욕을 하고 나와 산뜻한 기분으로 사진 한장을 찍어 본다.

 

 

 

 

 

 

신총무와 박사장의 당구치는 모습이 진지하기만 하다. 이들의 당구실력은 내가 봐서는 아마도 300정도는 되는데 200이라고 하니 그야말로 '짠돌이'들이다. 

 

 

 

 

 

  

 

 

 

우리 교대파의 아지트인 카스팍에서 호프 한잔을 하고 있는 모습이다. 여기서 발동이 걸려 결국에는 노래방에서 음주가무를 즐기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