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게시판]/생활 수기

한가위 추석명절 대목 분위기를 스케치하다...

凡石 2009. 10. 1. 23:21

 

 

 오늘이 음력 팔월 열 사흗날이니까 우리의 고유 명절인 추석이 내일 모레다. 내일부터 추석연휴가 시작되는데, 금년은 주말 공휴일과 겹쳐  연휴가 고작 3일 밖에 안 된다. 차례를 지내려고 고향에 내려가는 귀성객들의 경우, 성묘도 하고 친지라도 찾아 뵈려면 일정이 너무 촉박한 것이 사실이다. 

 

 더구나 올 추석 연휴 귀성객 수는 국민의 과반수인 2500만 명이 넘을 것이라고 하는데, 이들이 이토록 짧은 기간동안, 내려 가고 올라 오려면, 교통체증으로 길에서 허비하는 시간도 무시 못 할 것이며, 신체적이나 정신적으로도 많은 스트레스를 받게 될 것이다. 

 

 내가 만약 위정자라면 이러한 사정을 고려하여, 연휴기간을 하루 더 늘려 주어, 보다 여유롭고 풍성한 추석명절을 즐길 수 있도록 축제 분위기를 만들어 주었을텐데.... 하고 생각을 해 본다. 이것이야 말로 요즈음 정치적으로 화두가 되고있는 '서민을 위한 정책"이 아닌가 싶다. 

 

 그렇게 된다면 시너지 효과로 작게는 '가정의 평화'를 이룰수 있고, 크게는 '국민 총화'라는, 큰 국가적 목표를 달성하는 계기가 될 수 있을텐데, 이 점이 좀 아쉽기만 하다. 하기야 하루를 더 놀려 준다면, 이해를 달리 하고 있는 어느 일각에서는, 요즈음 같은 불황기에 근무를 더 해도 부족 할 판인데, 하루를 더 놀려 준다는 것이 말이되는냐고 하면서, 힐난하게 비판하는 무리들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양자 모두 일리는 있기 때문에, 나름대로 검토할 만한 가치는 있다고 본다. 

 

 그건 그렇고, 퇴근하면서 집 부근에 있는 재래시장의 추석대목 분위기를 보려고 일부러 들려 봤다. 많은 사람들이 나와 제수용품과, 당일 음식재료를 장만하는라고 야단법석이다. 그야말로  도떼기 시장이 따로 없다. 이런 분위기는 추석 대목이 아니면 일년 열두달 보기 힘든 풍경이다. 그만큼 추석은 우리 고유의 전통 명절로서, 누구나가 보름달 만큼이나 풍성하고 여유로운 축제이기 때문이다.  

 

 시장골목의 풍경은 다양하다.  고기, 과일, 생선, 건어물, 나물, 채소, 떡, 두부, 전 가게 앞에는 많은 사람들로 하여금, 인산인해를 이루고 있는가 하면, 신발, 옷, 그릇 가게 앞에는 한산하기만 하다. 예전 같으면 추석이 돌아 오면 애기들에게 때때옷도 입히고, 새 양말 한켤레라도 사서 신켰는데, 요즈음은 그런 풍습이 사라진 지가 꽤 오래 되었다.

 

 물론 예전에는 명절이 아니면, 새 옷과 새 양말을, 평소에 입고 신을 수 없을 정도로, 우리네 가계가 어려웠지만, 요즘이야 사시사철 잘 입고 잘 먹을 수 있으니, 굳이 그럴 필요는 없을 것이라고 본다. 그러나 이러한 현상을 과거 어려운 시대의 산물이라고 하여, 그대로  간과하기 보다는. 우리의 아름다운 미풍양속의 계승 차원에서 더욱 발전 시켜 나갈 필요가 있다고 본다.

 

 특히 요즘같이 각박한 세상에서는, 부모들이 자녀들에게 베푸는 조그마한 정 하나가, 그들의 정서를 풍요롭게 하고, 원대한 꿈을 키워 나갈  수 있기 때문에,  먼 훗날, 그들이 커서 사회의 중추적인 인물이 되었을 때, '있는 사람 보다는 없는 사람을 먼저 생각' 하고, '나 보다는 남을 먼저 배려' 하고, '내 식구보다는 이웃을 더 사랑' 하는 세상을 만들어 나갈 수 있다면, 이보다 더 소중한 것이 어디 있겠는가 싶다.

 

그 날 찍은 시장 풍경을 올려본다. 야간에 휴대폰 카메라로 찍어서 그런지 화질이 썩 좋지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