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게시판]/생활 수기

소꿉회 모임에서.

凡石 2010. 12. 16. 00:05

 

엊그제('10.12.14)는 소꿉회 연말 모임이 사당역 부근에 있는 시골보쌈집에서 있었다. 이 날 참석인원은 총 13명으로서 남자 회원 5명을 빼고 모두 참석하였다. 특히 이 날은 여자회원들이 모두 나왔다는 사실이다. 물론 5명 밖에 안 되지만 그래도 이번 같이 모두 참석한 것은 흔치 않은데, 아마도 연말 모임이라서 자리를 더욱 빛내기 위해서 일부러 마음 먹고 나온 것이 아닌가 싶다.

 

이 날 참석한 남자 친구들은 한결같이 의젓한 모습에 건강미가 철철 넘치고, 여자 친구들은 평소 관리를 잘 해서 그런지 얼굴에는 윤기가 잘잘  흐르고 패기도 왕성하여 자신감이 충만하다. 아주 보기 좋은 현상이다.

 

 바라건대 노년기로 접어들면서 제발 주눅들지 말고, 자기의 삶을 아름답게 가꾸기 바란다. 그러려면 항상 긍정적인 사고방식으로 주위사람과 사랑을 나누고, 보다 나은 내일의 미래를 위해 희망을 갖는 것이 중요하다고 본다.

 

 김동철 회장은 인사말에서 금년 한 해 회의를 원만하게 이끌지 못한 것이 송구스럽다고 하면서, 내년에는 회장 자신이 더욱 분발하여 회의를 알차게 운영하겠다고 다짐하면서 회원들의 협조를 당부하였다.  내년 2월 정기 모임은 병환으로 참석하지 못하는 강인구 회원의 집 부근에서 모여 그와 같이 하는 시간을 갖기로 의결 하였다.

 

 이 날 모임은 종전 보다 훨씬 보람되고 재미가 있었다. 특히 질병으로 고생하고 있는 강인구회원을 다같이 걱정하면서, 직접 전화를 걸어 친구들이 차례로 위로의 말을 전하는 모습에서는 눈시울이 붉어 질 정도로 진한 감동을 느낀다. 친구가 아파서 나오지 못하는 심정을 깊이 헤아리면서 걱정을 해 준다는 것이 얼마나 고마운 친구들인가.

 

 이런면에서 친구를 위하는 심정은 다른 어느 계층의 친구들 보다 배가 될 것이다. 소시적에 무려 6 년동안 같은 학교에서 동문수학한 불친구들이기 때문에 우정의 깊이가 더 한 것이다.  오늘 이 자리에서 느낀 따뜻한 우정의 발로는 아마도 우리 모임에서 오랫동안 기억 될 것이다.

 

 야들야들한 보쌈을 안주로 하여 막걸리 한잔 하고 나니 취기가 오른다. 송년 모임이라서 그냥 집에 가기는 서운하니, 어디가서 차나  한 잔 하자는 친구들도 있고, 차 보다는 노래방에 가서 노는 것이 더욱 경제적일거라고 하면서 노래방으로 가자는 친구들도 있다. 차를 마시자는 친구들의 변을 들어 보면 한결같다. 이제 다 늙어서 무슨 노래방이냐는 것이다. 물론 각자의 취향이 다르기 때문에 누구의 의견이 옳다고 볼 수는 없다.

 

 결국은 노래방에 가자는 의견이 많아서 인근 노래방에 갔는데 모두 점잖아서 그런지 누구 하나  마이크를 선뜻 잡는 사람이 없다. 원래 우리 친구들은 누구 할 것 없이 점잖다. 태생이 충청도 양반이라 그런지, 아니면 그야말로 늙어서 그런지 모르겠다. 내가 나서서 분위기를 잡고 나니 그런대로 흥이 나면서 재미가 더 해 간다. 어느 누구는 팝송을 부르고, 어느 누구는 흘러간 노래를 부르고, 또 어느 누구는  부르스도 춘다.

 

 노래방을 나오니 살을 외는 듯한 찬 바람이 목덜미를 휘 감지만 오랜만에 열창을 해서 그런지, 아니면 훈훈한 우정때문인지, 매서운 추위도 맥을 못춘다. 헤어지기가 섭섭하지만 이제 집으로 돌아 갈 시간이 되어 각자 전철을 타고 헤어졌다. 

 

친구들이여,  모두 건강하고 행복하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