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점심을 일찍 먹고 을지로 지하상가를 산책하던 중, 어느 꽃 가게 앞 진열대에, 이제 꽃 몽우리가 갓 터지기 시작한 '히야신스'가 내 눈길을 끈다.
가까이 다가가 냄새를 맡아 보니, 은은한 향기가 내 코를 유혹한다. 하도 예뻐서 자세히 들여다 보니, 저를 데려가 달라고 애원이라도 하듯, 숫처녀 같이 수줍게 웃는다.
주인 아주머니가 내 모습을 보더니, 아저씨 싸게 줄테니 갖고 가라고 한다. 한개에 3,000원인데 두 개에 5,000원을 내라고 하기에 선뜻 갖고 왔다. 꽃과 같이 예쁜 아주머니가 마음씨마저 곱다.
사무실로 갖고 와서, 물을 주고 창 가에 올려 놓으니, 사무실 분위기가 갑자기 환해 지면서, 봄 냄새가 물씬 풍겨 기분이 좋다. 단 돈 5,000원으로 느끼 보는 행복이 이렇게 클 줄은 미쳐 몰랐다. 많이 예뻐 해 주리라.
한 개는 외로워 두 개를 사왔는데, 놓고 보니 한 놈은 신랑이고 한 놈은 신부 같이 정겹게 보인다.
화사한 봄 날 태어 난 한 쌍의 원앙 같이 예쁘기만 하다.
위 놈은 보라색 꽃 몽우리가 알차면서 힘이 있어 보이고, 아래 놈은 연 미색으로서 부드럽고 연 해 보인다.
'[자유게시판] > 생활 수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한전 본사 앞 뜰 조경을 보면서. (0) | 2011.04.01 |
---|---|
명동중우회 모임에서 (0) | 2011.04.01 |
박 위원 송별연 자리에서. (0) | 2011.03.11 |
정 위원 송별연 자리에서. (0) | 2011.03.02 |
이륙산악회 도봉산 등산 (0) | 2011.02.2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