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게시판]/생활 수기

아내의 진갑을 맞이하여.

凡石 2013. 2. 12. 17:24

 

 

 어제('13.2.11)는 아내의 생일을 맞이하여 식구들과 같이 집에서 조촐하게 저녁식사를 하면서 케익을 절단하는 기념행사(?)를 갖었다. 올해가 진갑이라서 평소보다 한차원 높게 근사한 레스토랑에 가서 저녁식사나 하자고 정식으로 제안하였으나, 명절 끝이라서 먹을 만한데가 어디 있겠냐고 하면서, 그냥 집에서 있는 반찬하고 먹자고 본인이 극구 만류를 한다.

 

 하기야 웬만한 식당은 구정 연휴로 문을 안 여는 식당이 많기 때문에 아내 말도 일리가 있다. 항상 생일이 정초라서 매년 생일잔치 다운 생일잔치를 한적이 거의 없다. 그 점을 십분 이해해 주는 아내 마음이 고맙기도 하고, 또 한편으로는 미안하기만 하다.

 

오로지 60평생을 식구들을 위해 헌신하다 보니, 고사리 같이 곱던 손이 나무 등컬처럼 거칠어지고,  무쇠같이 단단하던 육체가 골다공증으로 쇠약해져 가는 모습을 지겨보고 있노라면 안타깝기가 그지없다. 아내의 숭고한 희생정신이 한없이 고마우면서도 마냥 존경스럽기만 하다. 가만히 생각해 보면, 애처롭기 짝이 없어 가끔은 눈씨울이 붉어지기도 한다. 

 

 그런 의미에서 아내가 지금처럼 항상 즐겁고 건강한 모습으로 지냈으면 하는것이 나의 소망이다. 물론 그런 환경을 만들려면 본인의 노력도 중요하지만, 나를 포함한 기타 주변 사람들의 도움도 중요하다고 본다. 우리 모두 그런 날을 만들어 가기 위해 다같이 화이팅하자.  다시 한번 진심으로 생일을 축하하는 바이다.

 

 

 

 

이번 생일에는 전에 없던 외손주 녀석 선준이가 있어, 그 어느 때보다도 분위기가 화기애애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