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11.7)은 전남 함평군의 자연생태공원에서 열리는 국화축제에 다녀왔다. 마침 업무관계로 함평에 내려 갈 기회가 있어 겸사겸사하여 구경을 하게 되었다. 축제장에 도착하고 보니 오후 1시 30분이다. 우리는 나주역에서 오후 3시 26분에 출발하는 용산행 KTX를 예약한 상태니까, 역까지 기차 타러 가는 시간을 고려하면 약 한시간 정도의 여유시간 밖에 없다. 따라서 전체를 면밀히 구경하기에는 넉넉하지 않아 대충 훌터 보기로 하고 입구에 들어섰다.
"아니 대체 이게 웬일인가" 입구에 들어서니 눈앞에 펼쳐 보이는 국화꽃의 장관이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웅장하고 활홀하기만 하다. 노랑, 주황, 하양, 빨강색의 수 많은 소국(小菊)들이 마치 우리를 반기기라도 하는 듯, 저마다 고유의 향기를 내뿜으며 방긋방긋 웃고 있는 모습이 눈길을 멈추게 한다. 주로 소국으로 치장하여 각종 조형물을 묘사하였는데 그 종류도 다양하다.
그중에서도 불에 타서 없어진 숭례문의 조형물은 이번 축제의 피날레를 장식하는 "빅 이벤트"라고 본다. 또한 길 한편에는 남자 "거시기"를 아주 그럴싸하게 묘사하였는데 작품 이름이 <力>이다. 남자들은 그냥 지나치는데 여자들이 더 관심있게 감상하고 있는 모습이 이채롭다. 전시장 끝 부분에는 식물원과 분재 전시장이 있는데 각종 희귀 식물과 국화분재의 향내가 온실 안에 그득하다.
우리는 국화 향기에 취해 넋을 잃고 구경하다 보니 어느덧 2시 50분이다. 아차싶다. 나주역까지 빨리 가야 약 30분이 소요된다고 하니, 기차시간이 매우 촉박하게 된 것이다. 부지런히 전시장을 빠져나와 승용차로 질주하여 나주역 프렛홈에 올라서니 3시 26분 정각이다. KTX열차가 홈으로 진입하고 있다. 우리는 안도의 한숨을 크게 내쉬고 열차에 몸을 실었다. 긴장이 풀리고 나니 졸음이 온다. 눈을 붙이고 한숨 자고 나니 어느새 용산역이다.
오늘 하루의 일과는 내내 긴장과 스릴의 연속이었다. 용산역에서 새벽 5시20분 목포행 KTX열차를 탈려고 새벽 4시에 일어나 부산을 떨었고, 낮에 기능평가를 하면서 긴장을 하였고, 올라오는 길에는 기차시간 촉박으로 긴장하였고... 그마마 다행스러운 것이 있다면 잠시나마 국화축제장에서의 여유와 감흥을 맛 볼 수 있었다는 것이다. 어쨌든 즐거운 하루였다.
앙증맞은 재래종 단감이 노랗게 익어가고 있다.
은행잎도 샛노랗게 물들어 가고 있다.
국화전시장 입구의 조형물이다. 죽은 소나무 기둥에 소국 화분을 S자 모양으로 걸쳐 놓았다.
갖가지 소국으로 꽃동산을 일구어 놓았다.
형형색색의 소국들이 앙증스럽게 예쁘기만 하다.
소국 무리들이 진입로 양옆에 도열하여 우리를 반겨 주고 있다.
이렇게 꽃이 예쁘다는 것을 예전엔 미쳐 몰랐네...
전시장 입구에서 출발하여 전시장내를 운행하는 관람차이다.
친구 지섭이의 듬직한 모습이다.
곤충 4중주악단의 연주회 형상이다. 은은한 국화 향기속에 비발디 "사계의 가을" 리듬이 들려오는 듯 하다.
아무리 꽃이 아름답다고 해도 사람만은 못하다는데.... 역시 인간 지섭이가 몇 천배 더 아름답다!
첨성대가 노란 국화 옷으로 단장하였다.
금수강산 대한민국을 사랑합니다.
불에 탄 숭례문이 어느새 꽃 대궐로 다시 태어났다.
나무 밑둥의 뿌리가 진짜 같이 보인다. 작품수준이 대단하다.
친구 지섭이와 한컷 찰칵!
"아니 이게 어쩐 일인가! "오바마" 미국 대통령 당선자가 바쁜 와중에서도 이곳 함평까지 올줄이야 ...
꽃속에 묻힌 애기들의 표정을 보라. 얼마나 티 없이 맑고 순수한지...
애기 속에 파묻힌 친구 지섭이의 표정도 좀 삭어보이기는 하지만 똑같이 순수하게 보인다.
분재전시장의 국화분재이다. 국화는 단년생인줄 알았는데 분재의 나무로 보아 다년생인가 보다.
기와 지붕위에 소엽풍란이 즐비하다. 흰 뿌리의 내림이 멋있다.
실제 살아있는 장수풍뎅이의 모습이다. 이곳 나무에서 양식하여 새끼까지 번식하며 살고 있다.
"하트" 위에 올려진 태극기의 조형이다.
무엇을 의미하는 조형인지는 모르겠으나, 꽃이 하도 예뻐서 지난가는 행인에게 한컷을 부탁하였다.
국화 천지속에 아이들의 노는 모습이 보기가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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