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게시판]/생활 수기

마당놀이 <심청>을 구경하고 나서~

凡石 2008. 12. 25. 15:15

  

 

 어제 크리스마스 이브 날(12월 24일)에는 상암동 월드컵 경기장에서 공연하는 마당놀이 <심청>을 관람하였다. 관람하게 된 동기는 이브 날,  두 내외가 집만 지키지 말고 나가서 놀다 오라고 하면서, 자식들이 표를 예약하였기 때문에 가게 된 것이다. 어쨌던간에 자식들이 대견스럽고 고맙기만 하다.

 

 공연시간은 저녁 7시 반이라서 저녁을 먹고 들어가야 한다. 월드컵 경기장 내에는 우리같이 나이 먹은 사람들이 먹을만한 음식이 제대로 없어, 롯데리아에서 햄버거로 배를 채우고, 광장에 나와 보니, 남녀노소 할 것 없이 많은 사람으로 붐빈다.  젊은이들은 애인과 같이 CGV영화관으로 가고, 어른들은 부부동반 또는 가족끼리 삼삼오오 떼를 지어 마당놀이 극장으로 들어 간다.

 

 공연장에 입장하고 보니 아직 이른 시간이라 그런지 객석이 비어 있는 곳이 보인다. 20~30대의 청년들은 안 보이고 주로 그  이상의 어른들 또는 아주 나이가 어린 아이들이 눈에 띈다. 원래 심청전은 우리 고유의 가락과 소리 그리고 고전 의상과 춤으로 역어지는 전통사극이라서 젊은이들의 취향과는 좀 거리가 먼 것이 아닌가 싶다. 그러나 그 들이 이러한 공연을 보고 나면, 효행이 무엇인가를 새삼 깨달을 수 있고, 우리의 전통이 무엇인가를 새롭게 이해하는데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이날 주연으로 나오는 심봉사 역의 윤문식씨와 뺑덕어멈 역의 김성녀씨는 그야말로 마당놀이의 대가로서, 어느 대목에서나 막힘 없이 술술 풀어 나가는 세련된 연기는 관객들의 답답한 마음을 시원하게 풀어 주기도 하고 때로는 걷잡을 수 없이 슬픔에 잠기게도 한다. 또한 심청이로 나오는 배우 역시 비록 단신이지만, 내면에서 우러나오는 애절한 소리와 연기는, 마침내 공양미 삼백석에 팔려 가면서 아버지와 이별하는 장면에서, 급기야  나의 눈시을 촉촉히 적시게 하였다. 

 

 또한 공연 중간 중간마다  극 중 어느 대목의 이야기를 빙자하여 최근 사회적 이슈가 되고 있는 정치 현실과  대통령 친인척 비리 등에 관한 세태를,  해학적이고 풍자스런 유머로 관객들에게 전달하는 장면은, 이미 알고 있는 스토리에 대한 지리함을 조금이나마 달래 주려는 의도로서, 관객에 대한 세심한 배려가 아닌가 생각한다.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재미있게 구경을 하고 나서 지하철 6호선에 몸을 실었다.

 

    

 

지하철 6호선 상암 월드컵 경기장 2번 출구 밖이 저녁 6시 반인데 벌써 한밤 중인것 같다. 

 

 

 

마당놀이 전용극장 가설무대 앞에 걸려 있는<마당놀이 심청>의 대형 현수막이다.

 

 

 

동B석 53번에서 바라다 본 마당과 건너편 객석의 모습이다.

아직 이른 시간이라 비어 있는 자리가 보인다.

 

 

 

공연 시작 전에 엿장수들이 객석을 드나들며 엿을 팔고 있다.

한봉지에 2,000원인데 달지 않아서 먹을만 하다.

 

 

 

공연 시작 전, 모든 배우들이 출동하여 농악에 맞춰 덩실덩실 춤을 추고 있다.

 

 

 

공연이 끝난 후, 전 배우들이 나와 공연 마무리 인사를 하고 있다.

 

 

 

관객들과 어울려 흥겨운 춤판이 벌어지고 있다.

 

 

 

공연이 끝나고 나서 김성녀씨가 관객들 요구에 일일히 포즈를 취해 주고 있다.

 많은 사람들이 줄을 서서 요구하고 있는데도 싫은 내색 없이 웃으면서 대해 주는 것을 보니

알려진대로 인품이 너그러운 분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