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킨토시 앰프다운 사운드, 조작 편의성까지 우수해
현재까지 가장 성공적인 인티그레이티드 앰프 계보를 잇고 있는 곳이 바로 매킨토시사이다. 롱 셀러 제품 MA-6200은 아직까지 오디오 애호가들이 선호하는 제품이고, MA-6200과 달리 출력 트랜스를 탑재한 MA-6500, MA6800등도 꾸준히 생산되어 왔으니 말이다.
새로운 경향 반영하는 매킨토시사의 역작
새로 출시된 MA-6900 역시 그 무게나 기능에 있어 인티앰프의 정상에 있다는 느낌이 확연하다. 우선 전면은 푸른색 대형 VU미터와 검은색 유리 패널 그리고 크롬 마감의 노브와 섀시가 매킨토시의 순수 혈통임을 말해준다. 사실 MA-6900의 경우, 인티앰프라기보다는 프리앰프와 파워 앰프를 경제적으로 합쳐 놓은 시스템이라고 부르는 편이 오히려 더 타당할 만큼 메머드급 인티앰프이다. 특히 대형 출력 트랜스가 탑재되어 안정적인 스피커 구동력을 확보하고 있다.
물론 MA-6200과 같은 베스트셀러 모델은 출력 트랜스가 없는 OCL 방식으로 전체적 물량투입이나 안정도면에서는 MA-6900과 차이가 있다. 이것은 어떻게 보면 최근 더욱 기세를 떨치는 진공관 앰프들과도 상호 맥이 닿아 있다는 생각인데, 진공관 앰프의 안정도와 소리결을 좌우하는 것이 바로 이 출력 트랜스이기 때문이다. 결국 출력 트랜스가 매킨토시 고유 사운드를 만들어 내는데 가장 큰 역할을 했을 뿐 아니라 매킨토시의 내구성을 끌어 올려 장기간 지속적인 품질과 음질을 제공하는 기초가 되었던 것이다.
그 동안 매킨토시 앰프들의 가장 큰 약점은 성능과 내구성 그리고 다양한 기능성에 비해 조작의 편의성이 그리 뛰어나지 않다는 점이었다. 즉 대부분의 기능을 손으로 일일이 조작해야 하고, 심지어 스피커 단자도 나사 방식이어서(M-6200까지도 이런 불편이 그대로 있었다) 스피커 연결이 상당히 불편했다.
이런 지적에 대해 당시 매킨토시 사는 그런 것들의 개량은 기술 발전이 아니며, 그보다는 완벽한 기본 기능의 충실도가 더 중요하다고 역설했다. 사실 필자는 그들의 대응에 찬사를 보낸 바 있으며, 현재도 그들의 주장에 동의하고 있다. 그러나 세상은 변했다. 그래서 매킨토시사도 더는 그들의 강력한 주장에 힘을 싣지 못하고 새로운 컨셉으로 앰프 제작방식을 조율하고 있는 것이다.
그런 이유로 상당수의 앰프에 새로운 컨셉의 개량이 시작되었고, 이제는 완성도 높은 새로운 매킨토시 디자인이 완성되었다. 이런 새로운 시도에 많은 호응과 불평이 함께 했지만 그 행진은 계속되어 기본 기능에 충실하면서도 조작성이 좋은 새로운 앰프들을 내놓게 된 것이다.
한층 향상된 설계 방식이 주는 사운드 쾌감
MA-6900은 MA-6800의 개량기로 MA-6800을 서브 시스템으로 사용해본 경험이 있는 필자로서는 비교적 섬세한 부분까지 비교할 수 있는 기회여서 시간가는 줄 모르고 MA-6900을 분해했다. 외형상으로는 전면 패널의 노브 배치가 완전 대칭으로 정리된 MA-6900이 MA-6800보다는 심플하면서도 더욱 매킨토시다워졌다. MA-6800 전면 중앙에 있던 볼륨 카운터 미터를 없애 훨씬 아날로그 앰프다운 면모를 갖추어 필자 입장에서는 오히려 시원하다는 인상을 받았다.
전원 스위치,입력절환,음량조절만 원격 조절되며 그 나머지 5밴드 톤 컨트롤을 비롯한 좌.우 밸런스 스피커 출력 1·2조절 등은 모두 손으로 조작해야 한다.특이한 점은 프리 출력이 2개가 마련되어 있어 MA-6900자체를 정상으로 운용하는 가운데 별도로 파워 앰프 1대를 더 사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MA-6900자체로도 프리,파워가 나뉘어져 뒤편의 연결 스위치를 제거하면 완전 독립된 프리, 파워 앰프가 된다는 것이다.
격세지감! 매킨토시의 진공관 프리앰프 C2200에도 AV 시스템과 연동.운용하기 위한 여러 가지 단자들을 보며 든 생각이다. 이제품이 지원하고 있는 패스스루우( Pass Through)기능 역시. AV 프로세서와의 연동을 염두에 둔 제작자의 배려이다.
중앙부 출력 트랜스 파워 트랜스를 경계로 전면부는 컨트롤 보드, 후면부는 드라이브 및 파워 앰프 그리고 전원부, 후면 하단은 입력 절환용 릴레이부와 출력 릴레이 그리고 초단증폭 및 위상반전단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전작 MA-6800에 비해 많이 단순해지고 정리되어 발전된 회로 설계 기술이 적용되었음을 보여준다. 커플링 콘덴서는 주로 비마 MKP급을, 전해 콘덴서는 루비콘 특주품(매킨토시 표시가 되어 있음)을 사용했다.
음질은 MA-6800에 비해 차분하고 투명해졌으며 기본 골격이 안정적이라는 인상을 받았다. 현의 디테일이 매우 밝고 투명하기보다는 온도감이 좋고,음을 절묘하게 부풀려 음악성이 매우 뛰어나고, 음량에 상관없이 전체적인 음색과 주파수대역 밸런스도 일정하다.
상판을 뜯으면 마치 거울 같이 맑고 깨끗한 중앙 하부 섀시 상면이 드러난다 여기에 잠시 필자의 얼굴이 비쳤을 때 오디오 제품을 대하는 필자의 태도가 반영되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착각이 들었다. 어쩌면 오디오 제품의 기계적 측면에 너무 빠져 있지 않나 하는 깊은 회의가 든다. 그저 음악을 음악답게 들려주는 것만으로 오디오는 평가되어야 하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