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미생활]/그림, 사진

김정희(金正喜)의 세한도(歲寒圖)

凡石 2009. 5. 5. 20:59

 

 

 

 

 

김정희(金正喜)의 세한도(歲寒圖)

두루마리/종이에 수묵, 23.7×108.2 cm, 개인 소장 

<세한도〉는 스산한 겨울 분위기 속에 서 있는 소나무와 잣나무 몇 그루를 갈필을 사용하여 그렸는데, 여백에 예서로 된 〈歲寒圖〉라는 그림 제목이 쓰여 있다. 작은 글씨로 쓴 ‘우선시상(藕船是賞, 藕船은 이상적의 호)’이라는 관지가 이 그림이 이상적을 위해 그려진 것임을 확인시켜 주고 있다.
그림 끝에는 〈세한도〉를 그리게 된 연유를 담은
발문(跋文)이 붙어 있고, 그 뒤를 이어 이듬해 이 그림을 가지고 북경에 가서 그곳의 명사 16명에게 보이고 받은 찬시들이 길게 곁들여 있다. 그리고 뒷날 이 그림을 본 추사의 문하생 김석준의 찬(贊)과 오세창·정인보·이시영 등의 시문(詩文) 등이 실려 있다.

 

찬문 내용

지금까지는 김정희의 자제(自題)만 일반에게 공개되었을 뿐 그 이상은 잘 알려지지 않고 있었는데, 최근 국립전주박물관에서 두루말이 내용 전체를 공개 전시함으로써 16명의 중국인이 쓴 찬의 내용과 오세창·정인보·이시영을 비롯한 당대 인사들의 시문(詩文)의 내용이 밝혀졌다.
두루말이 끝부분에 있는 오세창과 정인보의 발문에 세한도에 얽힌 이야기가 상세히 기록되어 있는데, 이를 종합해서 정리해 본다면 대략 다음과 같다.

완당 김선생이 무고를 당하여 제주도로 귀양갔을 때, 세한도를 그려 그의 뛰어난 제자였던 이상적(李尙迪:藕船) 선생에게 보내 경계와 권면으로 삼도록 했다.
마침 이상적이 1844년 10월 동지사 이정응(李晸應)을 수행하여 연경에 갔을 때 〈세한도〉를 가지고 갔다. 1845년 정월 22일 이상적은 그의 옛 친구인 오찬(吳贊)의 잔치에 초대된 자리에서 주인, 주빈을 포함하여 여러 사람이 서로 문(文)을 이야기하고 시(詩)를 노래하였다. 이 자리에 이상적이 〈세한도〉를 내보이며 좌객(座客)의 제찬(題贊)을 청하자 여러 사람들이 문과 시를 제(題)하였는데 이때 참여한 사람이 모두 16명이었다.
이상적은 우의가 넘치는 대접에 감격하여 모든 시문을 모아 한 두루말이로 만들었다. 그것이 완성되자 해도 천리의 탐라에 보내 완당의 쓸쓸함을 위로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