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게시판]/생활 수기

"전구회" 모임에서...

凡石 2009. 12. 11. 20:36

 

 

지난 11.29(일요일)에는 사당동 모 식당에서 일삼회 송년회가 있었다. 얼큰한 쭈구미 볶음 안주에 소주 한잔을 나누면서 일년을 결산하는 자리를 갖었다. 회장과 총무의 임기가 다 되어, 새로운 회장단이 발족되었는데, 그동안 역임을 하지 않은 친구들이 맡기로 하였다. 회장은 박승연 친구가 맡고 총무는 서공석 친구가 맡기로 한 것이다.

 

신임 회장의 인사말에 이어 앞으로의 모임 발전 방안을 논의 하는 자리에서, 누군가가 느닷없이 모임 명칭을 바꾸자고 제안을 한다. 이유는 우리가  졸업한 기수가 13회라서 "일삼회"라고 하였는데, 실제 졸업기수는 14회가 맞는다고 한다. 그러니까 우리 모임의 명칭은 아무런 의미없이 지금까지 사용되었다고 하면서 이번에 당연히 바꾸어야 한다고 강력히 주장을 한다.

 

가만히 들어 보니 일리가 있는 말이라서 모두 그렇게 하기로 찬성을 하였다. 그렇다면 무엇이라고 명칭을 지어야 할지, 의견을 제시하여 달라고 회장이 요청하자, 어떤 친구는 그렇다면 우리가 14회니까 "일사회"라고 하면 어떻겠냐고 제의를 한다. 그러자 친구들 모두가 6.25전쟁 당시 1.4후퇴가 떠 오른다고 하면서, 모임 명칭으로서 부적절하다고 이구동성이다.  그러니까 어떤 친구는 그렇다면 "일사천리회"라고 하면 어떻겠냐고 능청을 떨면서 농담을 던지니까 아무도 들은척을 안한다. 나는 그럴듯한 명칭이라고 생각하였는데....

 

결국에는 내가 제안한 "전구회"가 만장일치로 가결되어 앞으로 우리 모임의 새로운 명칭으로 자리잡게 되었다. 전구회의 의미는 이렇다. 우리가 졸업한 연도의 모교 전체의 졸업기수는 14회지만, 우리가 이수한  기과는 (9)회 졸업생이기 때문에 전구회라고 지은 것이다. 전구의 불빛이되어 언제나 어두운 세상을 환하게 비추는 광명의 역군들이 되자는 의미를 되새겨 본다면 그럴듯한 명칭이 아니겠는가 싶다. ㅎㅎㅎ

 

그렇다. 모임의 명칭을 적절히 잘 짓는다는 것은 그리 쉬운 것은 아닌듯 하다. 당초에 잘 못 알고 지은 명칭으로 몇 십년간  이어 온 것이, 좀 창피한 노릇이기는 하나, 이제라고 새 회장단이 출범과 때를 같이 하여, 새로운 명칭으로 새 출발하는 것도 큰 의미가 있다고 본다. 모쪼록 전구회의 친목이 날로 더 두터워져, 훌륭한 모임으로 발전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