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게시판]/생활 수기

옛 동지를 만나 회포를 풀다...

凡石 2010. 1. 27. 20:53

 

 

 엊그제('10.1.21목)는 오랜만에 옛 동지이자, 서너살 아래인 후배 연박사를 만나 지난 날의 추억을 되새기면서 재미있는 시간을 갖었다. 그 날 모임의 주선은 김위원이 마련하였는데, 옛날  중부지점에서 같이 근무한 인연으로 오늘날까지 가끔 연락하면서 친하게 지낸다고 한다. 아울러 자리를 같이 한 다른 김위원도  본사 근무시절에 옆 부서에서 같이 근무하여 서로가 잘 알고 있는 사이다.

 

 

 나와 연박사는 지금으로부터 약 30여년전 중부지점 당시부터 알고 있었으나, 이후 본사에서 다시 만나 같이 근무하게 되어, 우정이 남다른 사이라고 할 수 있다. 그와 나 사이에는 잊을래야 잊을 수 없는 일화가 있다. 그 당시 간부가 못 되어 노심초사하고 있을 때, 나에게 갑자기 그로부터 제의가 들어왔다. "형님! 이렇게 허송세월만 하면 간부가 될 수 없으니, 나와 같이 방이라도 얻어 같이 공부합시다." 그소리를 듣는 순간 마치 구세주가 나타나, 나에게 길을 인도하는 것 같아, 어찌나 기뻤는지 지금 생각해 봐도 그 순간이 꿈만 같다.

 

 그의 뜻대로 본사 부근에 있는 삼성동 어느 연립주택에 방 한칸을 월세로 빌려, 간부시험 공부를 시작하였다. 회사에서 일과가 끝나면, 곧바로 저녁식사를 하고 방에 들어가 각자 공부를 하였다. 그러기를 약 두 달 정도 하다보니, 마침내 그 집이 팔려 더 이상 공부를 할 수 없어 각자 집으로 돌아 가야만 했다.

 

 막상 집에 와서 공부를 하려고 해도 여러가지 환경때문에 잘 되지 않는다. 아마도 누구나 마찬가지일 것이다. 그렇다고 도서관이나 가야 하는데, 내 주변머리로는 그렇게도 못 하였다. 공부도 악착스러운면이 있어야 하는데 그렇지 못한 내가 그저 한심스럽기 짝이 없다고 생각할 즈음, 또 그로부터 연락이 왔다.  " 형님! 이제 시험이 몇달 안남았습니다" 하면서 자기 집 동네 아파트(개포 주공)에 방 하나를 얻을테니, 약 서너달만 고생을 하자는 것이다. 그 때가 여름이 지나 가을로 접어들 때다.

 

 그렇게 하여 그와의 동거(?)가 다시 시작되었다. 집에서 어영부영 시간만 보내다가, 이곳에 와서 열심히 공부를 하니 스트레스가 확 풀린다. 여건이야 이곳이 불편한 것이 한두가지가 아닌데도 불구하고, 스스로 공부를 하고 있다는 자체가 마음에 위안이 되는 것 같다.   

 

 둘이서 공부를 하다보니 효과적이면서도 장점이 많다. 참고서적도 나눠보고, 시험 정보도 서로 교환하다 보니, 서로에게 도움이 된다. 솔직히 말해 그 가 나한테 도움을 많이 주었다. 그는 어디서 그 많은 자료를 준비했는지, 각 분야의 참고할 만한 자료가 책꽂이를 꽉 채운다. 특히 예상 논문 자료도 약 다섯가지 정도를 준비 하여 나에게 선뜻 건네 주기도 한다. 아무리 친한 동료라 해도 어렵게 구한 자료를 서슴없이 선뜻 내 준다는 자체는, 그야말로 마음이 후하지 않으면 그렇게 못하는 처사인데, 본래 그가 그런 사람이다.

 

 그렇게 하여 그 해 11월 간부시험에 합격하였다. 지금도 그를 보면, 그 때 그 시절의 일화가 생각나, 감회가 새로와 진다. 그 날도 이런 얘기 저런 얘기를 하면서 막걸리 몇 잔을 마시고 헤어지기가 섭섭하여, 둘이서 이수역에 와서 2차를 하였다. 정말 내 인생에 한 획을 그어 준, 그가 지금도 무한히 고맙기만 하다.  

 

 

  

   

 이 사람이 바로 내가 말하는 연박사이다. 보다시피 마음이 너그럽고 착하다. 더구나 아들과 딸이 영화배우 못지 않다고 하면서 은근히 자식자랑을 한다. 어느 정도로 잘 났냐고 물었더니, 인터넷을 조회하여 보면 금방 알 수 있다고 하여, 집에 오자마자 바로 인터넷에 아들 이름을 쳐 보았더니, 요즘 잘 나가는 탈렌트보다 더 많은 정보가 올라왔다.

 

그 이름이 연○○씨다. 신시대말로 진정한 "엄친아"다. 키가 185㎝에 가슴 근육이 왕자가 분명하다. S대를 나와 현재 모 증권회사에서 트레이더로 근무하는 엘리트로서 장래가 촉망되는 젊은이인 것만은 사실이다.

              

 

 

 그날 자리를 같이한 두 김위원의 모습이 인자 하고 건강한 모습이 보기가 좋다.

 

 

 

 

 

 한 상 그득하게 차려진 술상에 맛있는 홍어도 있고, 생굴과 굴전도 있다.

막걸리 안주로는 이 보다 더 좋은 안주는 없다.

 

 

 

김위원이 요즈음 유행하는 스마트폰을 자랑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