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09.12.25)저녁 6시 30분에는 서초구 반포동에 있는 JW메리어트호텔 서울의 그랜드볼룸에서 열리는 유열의 크리스마스 디너 콘서트에 다녀 왔다. 이 콘서트는 유열의 히트곡을 비롯해 70~80년대 유행한 올드 팝, 크리스마스 캐롤 등 다양한 레퍼토리로 구성되어 온 가족이 즐기기에 안성마춤이었다.
그래서 그런지, 군데군데 초등학생들도 보이고 우리와 같은 노년층도 보인다. 그리고 유열씨의 일본 팬들도 한 테이블을 차지하고 있고, 국내 유명 인사들, 즉 앵커맨 또는 시사토론의 사회자도 눈에 띈다.
디너쇼가 진행되는 동안 최고급 한식 요리도 마련되었다. 이름은 잘 모르지만 테이블 위에 있는 메뉴를 보니, 홍시드레싱을 곁들인 두부 샐러드, 버섯죽, 꽃등심과 구운 야채, 영양밥과 백김치, 밤 양갱과 커피 등 코스로 제공되고, 술은 청와대에서 건배주로 유명하다는 햅쌀 누보막걸리가 몇 병 놓여있다.
이 날 각 호텔마다 유명한 가수들이 디너쇼를 갖은 것으로 안다. 이 곳 윗층에서는 같은 시간에 남진쇼가 있었고, 다른 곳에서는 패티김, 송대관, 김연자, 주현미 등의 디너쇼가 있었다. 사실 유열씨의 쇼는 다른 가수들에 비하여 대중적이라기 보다는 약간 고상하면서 클래식한 분위기가 그의 특기이자 장점이라고 본다.
오늘도 별다른 게스트도 없이 혼자 내내 그만의 특유한 미성으로 얘기하고 노래하면서, 장장 두 시간을 이끌어 나갔다는 사실은 아무나 할 수 없는 능력이라고 본다. 평소 라디오 진행자로서의 기량과 재질을 충분히 과시하였다고 본다. 그리고 부드러우면서도 정열적인 그의 노래와 매너는 그야말로 그 많은 객석의 청중들을 열광의 도가니 속으로 사로잡는데 충분하였다. 나이가 들면서 더욱 세련되고 멋이 풍기는 것 같다.
이 콘서트에 가게 된 동기는 이렇다. 아들이 다니는 회사의 사장님이 직원들에게 연말을 맞이하여, 한 해동안 수고에 대한 감사의 정표로, 디너 쇼 티켓을 나누어 주었는데, 아들이 이것을 우리에게 준 것이다. 자기는 크리스마스 당일 친구들과 같이 스키장에 가기로 하였으니, 아버지와 어머니께서 다녀오시라고 하면서 티켓을 내민다. 그러지 말고 너나 다녀 오라고 하였더니, 아직 그럴만한 여친이 없다고 하면서, 제발 내 년에는 신부감 하나를 구해 달라고 너스레를 떨어 댄다.
아들이 건네 준 티켓을 보니 하나에 무려 20만원짜리다. 얼마나 좋은 음식과 공연이 준비되었길래 이렇게 비쌀까 하고 궁금해 하면서, 설레이는 마음으로 집을 나섰다. 마침 새로 구입한 나의 애마로 기분 좋게 호텔주차장에 도달하니 6시 20분이다. 집을 나설 때는 크리스마스라서 거리에 차들이 많아, 지체되리라고 보았는데 의외로 한산하기만 하다. 아마도 연휴를 맞아 서울을 떠나 지방으로 내려간 사람들이 많은 것 같다.
시작 10분 전에 지정된 테이블에 와 보니, 먼저 온 손님들이 자리를 하고 있고, 우리 두 자리만 주인을 기다리고 있다. 자리에 앉자마자 일행 중 어느 청년이 와서 혹시 강계장의 부모님이 아니시냐고 묻는다. 그렇다고 하였더니 모두 일어나 우리에게 깍듯하게 인사를 한다. 어리둥절하여 어떻게 되는냐고 물었더니, 아들이 다니는 회사의 직원들이라고 하면서 한분 한분을 소개한다. 모두 선남선녀들로서 동부인한 것이 보기가 좋았다.
이런 자리에서 아들 회사의 동료들을 만나 보니, 한편으로 반갑기는 하나, 젊은이들 속에 끼어 있다는 것이, 좀 미안하기도 하고, 또 그들이 불편 해 할 것 같아 마음이 마냥 편하지만은 않았다. 그러나 그것은 기우에 불과하였다. 일행들이 얼마나 예우가 바르고 친절하던지 금방 친해 질 수 있어, 공연 내내 즐겁고 편한 분위기 속에서 음식도 맛있게 먹고 공연도 재미있게 보았다.
오늘 하루는 아들 덕분에 감히 생각치도 못했던 디너쇼도 보고, 또 오랜만에 우리 두 사람만의 오붓한 시간을 갖게 된 것을 무한히 기쁘게 생각하며, 오늘 아들회사의 동료들이 베풀어 주신 친절한 예우에 대해서도 깊이 감사드리는 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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