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일요일('10.3.14)에는 들꽃산악회에서 경기도 남양주시 조안면에 위치한 운길산에 다녀왔다. 모처럼 산악회원 13명 중 11명이 참석하여 대 성황을 이루면서 그 어느때 보다도 즐거운 산행이 되었다. 오전 10시 32분 왕십리역에서 용문산 가는 중앙선 열차를 타고 운길산역에 내리니, 저 멀리 우리가 가고자 하는 운길산이 그림처럼 고즈넉하게 보인다.
해발 610m로서 그렇게 높은 산은 아니지만, 산 중턱에 있는 수종사까지 자동차 길이 있어, 오 가는 차들이 내뿜는 매연과 흙 먼지가 산 전체를 뒤 덮는다. 그렇지 않아도 일부러 맑은 공기를 마시려고 이 곳까지 찾아 왔건만, 뜻밖에 만난 매연때문에 눈살을 찌푸리게 되어, 수려하기만 한 운길산의 좋은 이미지가 폄하되는 것 같아 안타깝기 짝이 없다. 물론 절을 찾는 사람들의 편의를 위해 만들어 놓은 길이라고 하지만, 순수 등산을 즐기는 사람들에게는 하나의 장애물이 된다고 볼 때, 굳이 이 길을 만들었어야 되는가 하는, 의문이 뇌리 속에 맴돈다.
그럭저럭 정상에 올라 와 보니, 많은 등산객들이 군데군데 모여 점심식사를 한다. 우리도 정상 밑의 양지 바른 곳에 자리를 잡고 식사를 하였다. 매번 우리 산악회의 점심 메뉴는 김밥과 과일 그리고 막걸리 정도로서 항상 똑 같았는데, 이번 모임에서는 무엇인가 색 다른 메뉴가 눈에 띈다. 누군가가 집에서 정성들여 싸 온 도시락도 보이고 적당히 삶은 양배추쌈도 보인다. 산에서 양배추쌈 보자기에 잡곡밥을 싸서 강 된장을 살짝 얹어 먹는 그 맛은 천하 일미다. 누가 먹었는지 어느새 금방 동이났다.
점심을 먹고 나서 정식 산악회 발족을 위한 임시 회의가 열렸다. 산악회 이름도 짓고 임원도 선출하였다. 산악회 이름은 이재규 회원이 내 놓은 '마중물' 과 필자가 내 놓은 '들꽃' 중 하나를 선정하기로 하였는데, '마중물'의 뜻은 좋으나, 산악회 이름으로 사용하기는 너무 고상한 것이 아니냐는 의견들이 많아, 결국은 '들꽃'으로 선정 되었다. 특히 이재규 회원이 우리 모임에 애착을 갖고, 훌륭한 이름을 제안 해 준 것에 대하여, 회원 모두가 다같이 찬사를 보내는 바이다.
사실 산악회 이름을 '들꽃'으로 하자고 한 것은 필자가 아니다. '들꽃'으로 정하게 된 배경은 이렇다. 산 중턱 쯤 올라 오는 길섶에 '들꽃'이라는 시의 팻말이 보이길래 한번 읽어 보았다. 시구와 시상이 너무 간결하고 의미도 가슴에 쉽게 와 닿아, 몇 번씩 되뇌면서 머리속에 담아 두었다.
< 들 꽃 > 자세히 보면 예쁘다. 자꾸만 보면 아름답다. 너도 그렇다. |
점심을 먹고 회의를 하는 자리에서 이 시를 한번 읖조렸더니, 이 때 누군가가 갑자기 우리 산악회 이름을 '들꽃'이라고 하면 어떻겠냐고 제의 하면서, 우리 모두 들꽃처럼 예쁘고 아름답게 살자고 힘 주어 말한다. 이에 모두 찬성하므로서 산악회 이름이 정하여 진 것이다. 이어서 곧바로 임원 선출에 들어갔다. 산악회장에 한지섭회원, 부회장에 오** 회원, 산악대장에 조종환회원, 사무총장에 한금순회원이 선임되었다.
그리고 앞으로는 회원마다 닉네임을 만들어, 산행에서 상대방을 호칭할 때는 이름 대신 닉네임을 부르기로 하였다. 한지섭(도사), 조종환(주당), 오**(오시리), 한금순(꽃님), 박**(가시리), 윤**(별님), 강환구(비몽사몽), 이재규(구봉산), 설태진(멋쟁이), 이은영(**), 안정기(달래), 강범식(범석), 김태혁(유운) 다들 멋진 별명이다. 이름 대신 닉네임으로 불러 주는 것이 당분간은 어색하겠지만 , 자주 사용 하게 되면 곧 익숙해 질 것이다. 오히려 이름 보다 더욱 친근감을 느낄 수 있어, 우리의 우정과 친목이 더욱 두터워 질 것이 분명하다.
모쪼록 '들꽃산악회'를 통하여 회원들의 건강이 더욱 증진되기를 바라는 마음 간절하다. 이왕 만들었으니 건전한 산악회로 발전시켜, 타 산악회에서도 부러워 하는 모범 산악회가 되도록 우리 모두 협력하자. 회원간의 우의와 친목을 위해 서로 존중하고 헌신하는 산악회가 되도록 노력하자. 이것이야 말로 우리 산악회의 발전을 도모하는 지름길이라고 확신한다.
운길산역에서 바라다 본 운길산의 모습이 그림처럼 고즈넉 하다.
이날 참석한 회원들의 모습이다. 여기서 별님의 얼굴만 안 보인다.
산 중턱 길 옆에 누군가가 돌탑을 정성스럽게 쌓았다.
도사님이 내다 보이는 한강의 줄기를 보면서 무엇인가를 설명하는 듯 하다.
등산객들이 정상 밑 양지 바른 곳에 모여 점심 식사를 하고 있다.
들꽃처럼 예쁘고 아름다운 꽃님, 오시리님, 가시리님의 모습이 운길산을 더욱 아름답게 수 놓는다.
눈 덮힌 예봉산을 배경으로 멋지게 포즈를 취하고 있는 오시리님의 모습이 온화하다.
운길산 정상 표석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는 남성대원들의 모습이다. 유운님의 얼굴이 안 보인다.
정약용의 결혼 60주년이라는 시 팻말이 보이길래 한컷을 찍었다.
갈참나무 사이로 멀리 예봉산이 내다 보인다.
두부, 양배추 쌈, 김치, 된장, 고추, 오이, 과일도 보이고 깁밥, 잡곡밥도 보인다.
주당님, 도사님, 달래님의 모습이다.
오늘도 꽃님이 '금순표' 강된장을 갖고 와서 맛있게 먹었다.
점심 식사를 하면서 다른 반찬이 필요 없을 정도로 맛이 있어 대 인기였다.
여성회원들이 다정하게 담소를 즐기고 있다.
도사님이 야관주를 맛있게 마시고 있다.
운유님, 비몽사몽님, 멋쟁이님의 모습이다.
아니! 이 남자들이 얼마나 급했으면 이렇게 길 옆에서 방뇨를 하고 있단 말인가?
남자들만의 특권(?)이기에 가능한 일이다.
노송 껍질이 마치 모자이크와 같이 보인다.
갈참나무인지, 굴참나무인지 껍질이 흙으로 도배를 하였다.
아마도 등산객들이 흙 묻은 등산화의 흙을 털어 내기 위해, 발로 한번씩 차고 간 것 같이 아닌가 싶다.
우리 멋쟁이님이 한껏 폼을 멋지게 잡고있다. 역시 미남이다.
주당님의 온화한 미소도 아름답고...
꽃님의 우아한 모습도 예쁘고...
가시리님의 인자한 모습도 예쁘고...
오시리님의 중후한 모습도 아름답다.
결론적으로 우리 회원들은 모두 들꽃처럼 예쁘고 아름답기만 하다
멋쟁이님과 도사님의 모습이 한가롭기만 하다.
내려오는 길에 누군가가 눈사람을 만들어 놓았다.
잠시 동심의 세계로 돌아가 눈사람 곁에서 한컷을 찍었다.
버들강아지의 꽃이 하얗게 만개하였다.
지난 3주 전보다 훨씬 예쁘다.
내려 오는길에 평 바위가 보이길래 한컷을 찍었다.
이렇게 평평한 돌은 매우 귀하다.
개구리알이 희뿌연 보자기 속에서 뛰쳐 나와
올챙이로 변할 날도 머지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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