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10.4.15)은 점심을 일찍 먹고 회사 옆에 있는 청계천을 거닐었다. 요 몇일 전만 해도 봄 기운이 완연했는데 오늘은 제법 쌀쌀하다. 손이 시려서 주머니에 손을 넣기도 하고, 목이 시려서 점퍼 깃을 잔뜩 올려 본다. 하기야 오늘 아침 기온이 0도이고 낮 기온이 5도라고 하니, 봄 날씨치고는 매우 쌀쌀하다. 서울 지방에서 이런 날씨는 무려 100년만에 처음이라고 하니 기상 이변이 틀림없다.
그래도 계절은 못 속이는 법이다. 겨우내 땅 속에서 웅크리고 있던 화초가 새 싹이 돋아 어느새 꽃을 피우고, 회초리처럼 메말랐던 나뭇가지에서는 연녹색의 여린 싹이 살포시 얼굴을 내민다. 시원스레 흐르는 물가에는 청둥오리 한쌍이 힘차게 짝짓기를 하고, 유순하기만 한 잿빛 비들기는 무엇이 그리 신이 나는지 얄이 나서 마구 구구댄다. 그야말로 이른 봄날의 청계천은 신비하면서도 마냥 생동감이 넘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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