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게시판]/생활 수기

어느 보살님이 주신 선물

凡石 2010. 10. 29. 23:37

 

 요 몇일전 일이다. 퇴근하여 집안에 들어 서니 웬 인삼 냄새가 은은하게 풍긴다. 거실을 둘러 보니 거실 한구석에 수삼을 가득 담은 비닐포대 두 자루가 눈에 띈다. 포대를 열어 보니 황토 흙에서 건실하게 자란 6년근 수삼이 알 몸을 드러내며 나를 반긴다. 

 

 아내에게 사연을 물어 보니, 자기와 같이 동네 문화체육센터에서 운동하는 이 모씨라는 아주머니가, 시골 어느 절 스님이 농사 지은 것을,  자기와 절친한 사람들에게 나눠 주려고 갖어 왔다면서, 그냥 공짜로 준 것이란다. 아니 그것도 한 두 채도 아니고, 무려 열 채가 넘는 양을 그냥 준다는 자체가 도저히 이해가 되지 앓는다. 

 

그뿐만이 아니다. 약 한달 전 쯤, 아내가 예쁘게 포장한 골프 공 상자를 내게 내민다. 이게 뭐냐고 물었더니 같이 운동하는 이 모씨라는 아주머니가 당신이 골프를 친다고 한다고 하니까, 아저씨 같다 드리라고 하면서 주더라는 것이다. 

 

 아니 도대체 그 분의 심성이 어떤 분이길래 남한테 이런 선심을 쓰는가 했더니, 원래 마음씨가 부처님 같이 착해서 평소 남에게 베푸는 것을 일상적으로 늘 하고 있어, 많은 사람들로부터 칭송이 자자하다는 것이다.

 

그렇다. 남에게 베푼다는 것은 아무나 못 하는 것이다. 원래 심성이 비단결 같이 곱고, 하해와 같이 넓은 사람으로서, 봉사 정신이 강한 사람이나 할 수 있는 것이다. 물론 경제적인 여유가 없다면 물질적으로 베푼다는 것은 어렵겠지만, 아마도 그 분은 물심양면으로 선행을 하고 있는 점을 보면, 물질적이나 정신적으로 어느정도 여유가 있는 분이 아닌가 싶다. 

 

나중에 들어서 알았지만 그 분은 독실한 불교 신자로서 큰 절도 아닌, 시골의 아주 작은 절에 다니면서 덕행을 쌓아 왔다고 한다. 그래서 그런지 남모르게 보살의 정신으로 자기와 인연을 맺고 있는 사람들에게는 늘 자비심을 갖고 보시를 베풀어 왔다고 한다. 또한 자기가 한 일에 대해서는 결코 남에게 과시 하지 않고 항상 겸손을 미덕으로 삼고 있다고 하니, 여러모로 본 받을만한 분이 아닌가 싶다. 

 

 보시란 용어를 사전을 찾아 보면 '깨끗한 마음으로 불법이나 재물을 아낌없이 사람에게 베풂'이라고 되어 있다. 다시 말하면 자비의 마음으로 남에게 아무런 조건 없이 널리 베푼다는 뜻인데, 아마도 이 분은 지금까지 쌓아 온 덕행으로 보아 보시 정신을 삶의 좌우명 또는 신조로 삼고 있는 것이 분명할 것이다. 보시 정신은 올바른 생각과 올바른 신념을 지니고 자신을 사랑하는 사람에게만 나타난다고 하는데 오랜 믿음과 수행을 통해 얻어진 결과라고 본다.

   

수삼을 깨끗히 씻어 뇌두를 자르고 물기를 뺀 다음 오쿠 찜통에 넣고 너댓시간 가열한 하여 홍삼을 만든다. 햇빛에 몇일 말려 건조 시킨 다음 냉장고에 보관하여 몇 뿌리씩 꺼내어 중탕을 내려 마신다. 나는 몸에 열이 많아 인삼이 맞지 않아 홍삼도 삼가하고 있으나, 집안 식구들은 모두 잘 마신다. 아들 놈은 보온병에 넣어 회사에 가지고 가서도 먹는단다. 건강을 위해 좋다고 하니 많이 먹고 늘 건강하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