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구회 하반기 모임이 어제('10.11.4)저녁 6시 30분에 중구 남산동에 있는 대나무집에서 있었다. 사당동에 있는 기술인 협회에서 안전 관리자 교육을 마치고 명동역에 도착하니 누군가가 뒤에서'범식이'하고 부른다. 뒤 돌아 보니 우리 육구회의 멋쟁이 3총사인 안만덕, 반성용, 김진섭 회원이 막 출구에서 나온다.
이들 모습을 보니 비록 얼굴에 주름은 있으나 훤출한 키에 이목구비가 반듯하여 마치 왕년의 영화배우들처럼 한결같이 중후하고 멋있다. 젊은이만 와글대는 명동거리에 갑자기 이들 스타가 나타나니 거리가 꽉 차면서 빛이 난다.
식당에 들어서니 벌써 많은 친구들이 와서 우리를 기다리고 있다. 반갑게 인사하고 자리에 앉아 친구들의 용모를 실펴보니 모두 신수가 훤하다. 어찌 보면 우리가 처음 만난 4년 전 보다도 더 밝고 건강한 모습에 부티가 난다. 그만큼 우리가 제 2의 인생을 살면서, 각자가 자기의 건강을 위해 열심히 운동하고, 즐겁게 살기 위해 모든 욕심 버리고 오로지 순리대로 살다 보니, 자연스레 오늘과 같이 젊잖고 보기 좋은 노신사로 변모한 것이 아닌가 싶다.
아래 사진을 보라. 얼마나 젊잖고 멋진 노신사들인가. 아직 이 정도면 노신사라는 호칭이 우리에게는 약간 걸 맞지 않다고 보지만, 그래도 우리 나이가 60대 중반이니 어쩔 수 없이 받아드려야 하는 현실이 아니겠는가. 늘 이대로만 있어 준다면 얼마나 좋겠는가만 더 이상의 바람은 너무 과한 욕심일 것이다. 그렇지만 마음만은 이팔청춘이니까 늘 건전한 사고방식을 갖고 즐겁게 사는 것만이 우리에게 주어진 과제일 것이다. 그렇게 되기 위해 노력하고자 한다.
오랜만에 만나서 그런지 무척 반갑다. 지난 봄 수안보 모임에 불참하다 보니 근 일년만이다. 반가운 사람들끼리 한 상에 둘러 앉아 노릿노릿하게 구운 생삼겹을 안주로 하여 소주 한 잔하는 그 맛은 이루 말할 수 없이 좋다. 한 순배를 하고 나니 어느정도 취기가 돈다. 마침내 분위기가 무르익어 친구들과의 격 없는 대화는 식당 전체를 시끌시끌하게 만든다. 옆 자리에 앉아 있는 다른 손님들에게 미안 할 정도로 말이다.
이럴 때를 보면 젊잖은 노신사는 커녕 열 살 먹은 철부지 애들 같다. 아무리 나이를 먹어도 마음 한 구석에는 누구나 동심의 세계가 있다는데, 오늘 우리는 이 자리에서 애들 같이 마음껏 떠들고 놀면서 그동안 쌓였던 스트레스를 확 풀어 버렸다. 아마도 이런 분위기는 우리 모임에서나 느껴 볼 수 있는 특별한 분위기다. 삼 사십년 동안 한 솥 밥을 먹어 오면서 막역하게 지내 온 친구들이면서, '육구회'라는 퇴직 동기 모임을 통해 맺어 진 동지들이니까 그럴 수 밖에 없다. 그만큼 남다른 우정과 동지애의 발로라고 본다.
이어서 임원 재 보선이 있었다. 만 4년간 수고를 한 송겸호 회장과 권윤칠 총무, 박기열 감사가 물러 나고 새로운 임원진이 들어섰다. 신임 회장은 권윤칠 전 총무가 맡고, 총무는 김상태 회원 그리고 감사는 이명환 회원이 맡게 되었다. 전 임원도 마찬가지였지만 이번 임원진들를 보면 한결같이 육구회를 사랑하면서 열의가 대단한 분들이다. 더욱 재미있는 모임으로 발전되기를 기대 하면서, 물러 나는 송회장과 박감사의 수고에 대해 감사의 말을 전한다.
특히 멀리 대구에서 천리가 멀다 않고 매번 참석하여 준 세 친구들의 성의에 대해 다시 한번 감복하면서 고맙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 오늘 날 우리 모임이 이렇게 발전하는데는 전 회원의 협조도 있었지만, 특히 대구 친구들의 성원과 열의가 없었더라면 불가능하였다고 보면서 이 친구들의 힘이 어느정도인지 감히 짐작이 간다.
회의가 끝나고 늘 다니던 명동역 주변의 어느 호프 집에서 2만CC를 나눠 먹고 집으로 돌아 왔다. 오늘 2차는 반성용회원이 쐇다고 하는데 늘 얻어만 먹어서 미안한 마음 그지 없다. 돌아 오는 길에 동행하던 친구들과 이수역 주변에서 한 잔 더하려고 하였지만 시간이 너무 늦어 각자 헤여졌다. 오늘 정말로 즐거운 하루였다. 모쪼록 우리 회원들이 내내 건강하고 가정의 행복이 늘 함께 하기를 바라면서 육구회의 발전을 기대 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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