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게시판]/생활 수기

어버이날 아들놈이 준 선물

凡石 2011. 5. 12. 22:34

 

 

 엊그제('11.5.8) 어버이날에는 아들놈이 밖에 나갔다 오더니, 무슨 박스 하나를 들고 들어 와, 아무 말 없이 박스를 뜯어 제친다. 안에서 무슨 기계가 나온다. 그게 뭐냐고 물었더니, 최근에 신제품으로 나온 커피 만드는 기계라고 한다. 아울러 우유 거품 제조기와 더불어 캡슐 커피 240개를 꺼내 놓는다.

 

 웬일이냐고 하니 아들놈의 말이 걸작이다. 이제 1회용 인스턴트 커피는 그만 드시고, 원두 캡슐 커피를 드셔 보라는 것이다. 커피 맛은 모두 열 여섯가지가 있는데, 이것 저것 드셔 보시고, 가장 입 맛에 맞는 것을 표시 해 두면, 자기가 얼마던지 사다 드리겠다는 것이다.

 

 말만 들어도 고맙다. 도대체 캡슬 하나에 얼마냐고 물었더니 약 800원 정도라고 한다. 1회용 커피가 약 200원 정도니까 가격으로 보면 약 네 배다. 물론 맛이나 질로 보아, 비교 대상은 아니지만 그래도 보통 비싼 것이 아니다.

 

 오늘 사 온 기계는 스위스의 네스프레소라는 회사에서 만든 커피머신으로서 이름은 '픽시(PIXIE)'라고 한다. 캡슐을 기계에 넣고 약 25초 정도가 지나면, 완벽하게 '에스프레소' 또는 '롱고' 커피가 만들어져 나온다.

 

 또한 우유거품기로 만들어 낸 거품을 에스프레소에 적당히 넣으면 '카푸치노'와 '라떼'를 만들 수 있고, 에스프레소에 물을 적당히 타면 '아메리카노'가 만들어 져, 언제든지 자기 취향과 기호에 맞는 커피를 즐길 수있다.

 

 아들놈이 시음으로 만들어 준 라떼 한 잔을 마셔 보니, 이루 말 할 수 없이 구수하다. 아마도 커피 맛도 맛이지만, 아들놈의 효심이 커피 맛에 더 해져, 더욱 구수한 맛을 내는 것이 아닌가 싶다.

 

 커피의 맛과 향이 얼마나 부드럽고 구수한지를 느끼면서, 사랑하는 자식들의 효심이 얼마나 깊은지를 느켜본다. 아무튼 자식들이 부모를 생각하는 지극한 정성과 마음 씀씀이가 그저 대견스럽고 고맙기만 하다.

 

 아들놈이나 딸내미 모두 건강하고 행복한 나날이 되기 바란다. 특히 아들놈은 빨리 좋은 배필을 만나 장가를 갔으면 좋겠다. 나는 지금 무한한 행복을 느끼면서 이 글을 쓰고 있다. 정말 행복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