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11.10.28)는 금년도 하반기 육구회 모임이 대구에서 있었다. 지난 상반기에는 서울에서 만나고 이번에는 대구에서 만나는 것이다. 서울역에서 오후 4시에 출발 하는 KTX 열차를 타고 동대구역에 내리니 저녁 6시가 다 되었다.
대합실에서 대구 이상열 회원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다. 반갑게 인사를 나누고, 같이 타고 온 백선 회원과 같이 저녁 회식장소인 정동진횟집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이번 모임을 주선한 권윤칠 회장과 서울에서 먼저 내려 온 반성용 회원이 우리를 반갑게 맞이 한다. 이어서 고속버스를 타고 내려 온 김상태 총무와 대구의 이재봉 회원이 들어 오고, 조금 지나니 서울의 안만덕회원이 이 집을 물어 물어 찾아 온다. 이렇게 해서 오늘 참석한 인원은 서울 회원 5명, 대구 회원 3명으로서 모두 8명이다.
모듬회를 안주로 하여 즐겁게 소주 한 잔 하고 나서, 소화도 시키고 술도 깰 겸 산책이나 하려고 택시를 타고 동촌 유원지로 갔다. 강 뚝에 올라 서니 오색 찬란한 다리 조명이 유유히 흐르는 금호강 물결에 스며 들어 한동안 내 눈을 사로 잡는다. 교각과 상판 버팀줄의 조형미는 국내 여느 다리보다도 더 아름다워 누구나 한번쯤 이 다리를 걸어 보고 싶은 충동을 느끼게 한다. 동촌유원지는 물론 대구시 전체의 랜드마크로서도 손색이 없을 정도로 아름답다.
유원지에는 각종 유흥음식점과 모텔의 위락시설이 즐비하다. 또한 주말이라 그런지 주로 젊은 연인들이 많이 나와 쌍쌍이 데이트를 즐긴다. 우리 일행 중, 누군가가 우리도 젊은이들처럼 놀이 기구도 타 보고, 야구 방망이도 한번 휘둘러 보자고 하니, 누구 하나 들은 척 하는 사람이 없다. 그만큼 몸과 마음이 늙었나 보다.
이튿날 숙소 옆에서 콩나물 해장국으로 해장을 하고 오늘의 본 이벤트인 갓바위 등산길에 나섰다. 대구 회원들이 차를 갖고 나와 우리 일행들을 태우고 팔공산 동화사 입구에 접어드니, 주변 가로수와 인근 야산 나무들이 제각기 색 다른 옷으로 치장하고 우리를 반긴다. 한 폭의 수채화를 보는 듯 아름답다.
드디어 갓바위 부처님이 자리 잡고 있는 팔공산 관봉에 다달았다. 기도를 드리러 온 사람들로 하여금 발 들여 놓을 틈이 없다. 아마도 여기 모인 사람들은 수능이 얼마 남지 않아 대부분이 고 3 자식을 둔 엄마들이 많을 것이라고 이구동성이다. 아니면 취업이나 건강, 득남 등을 위해 빌러 오는 사람도 많다고 한다.
내려 오는 길에 이상열 회원이 추천하는 한우 전문 쇠고기 식당에 들려, 야들야들한 안창살을 참숯불에 살짝 구워 가을 국화주 한 잔을 하니 그동안 쌓였던 피로가 확 풀린다. 이제 배도 부르고 서울가는 기차 시간도 많이 남았으니, 어디 한 군데 더 들려 보자고 누군가가 제의 하여, 인근에 있는 고려 초 개국공신인 장절공 신숭겸 장군 유적지를 구경하였다. 문화 해설사를 대동하여 경내를 한 바퀴 돌면서 그 당시 그 분의 생애와 활동사항을 공부하는 기회를 갖었다.
영험이 신통한 갓바위 부처님께 소원도 빌어 보고, 용장 신숭겸 장군 유적지에서 충성심과 의기도 되 새겨 보고, 또한 감칠 맛 나는 생선 회와 한우도 실컷 맛 보았다. 그리고 진하게 물들어 가는 가을 단풍처럼 우리들의 우정도 더욱 진하게 물들고 있다는 사실을 실감하면서 이번 모임은 그야말로 더없이 즐겁고 유익한 모임이었다고 자부한다. 단지 많은 회원들이 참석하지 못한 점이 내내 아쉽기만 하다.
이 자리를 주선한 권윤칠 회장과 김상태 총무에게 그동안의 노고에 대해 감사의 인사를 전하면서, 내년도 상반기 모임을 기대 해 본다. 회원 모두의 건강과 행운을 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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