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게시판]/생활 수기

2011 서울 불꽃 축제를 보면서.

凡石 2011. 10. 9. 22:06

 

 

 어제 ('11.10.8) 저녁에는 여의도 한강 고수부지에서 열린 세계 불꽃 전시회에 다녀왔다. 불꽃 축제 구경은 작년에 이어 금년이 두번째이다. 작년에는 노량진 배수지에서 보았는데 금년에는 이촌역 주변의 한강 고수부지에서 보았다.  작년에는 배수지 주변에 나무가 가리고 올림픽 대로의 가로등 불빛이 강해서 불꽃을 구경하는데 약간 지장이 있다고 보아, 금년에는 시야가 확트인 곳으로 가고 싶어서 이촌동으로 간 것이다.

 

 역시 시야가 트여서 불꽃을 보는데는 별로 지장이 없으나, 거리가 너무 멀어서 그런지 불꽃의 크기도 작고 소리도 작다. 사실 불꽃놀이의 묘미 어두운 밤 하늘에서 펼쳐지는 찬란한 오색 불빛이, 우뢰와 같은 소리로 쿵쾅 대다가, 불꽃의 생명을 다하고 서서히 사라지는 모습을 관조하는 것이다.  그 순간 활홀함에 함성을 지르고 즐거워 하는 것은 어린이나 노인이나 별반 다를 것이 없다. 짜릿하면서도 후련한 맛이 오랫동안 머리 속에서 지워지지 않을 정도로 감동적이다.

 

 사람들은 누구나 그 광경을 보다 좋은 곳에서 보려고 일찍 서둘러서 집을 나온다고 한다. 나와 아내도 다섯시 반쯤 집을 나섰다. 4호선을 타고 이촌역에 내리니 사람들로 붐비어 발 들여 놓을 틈이 없다. 안내 방송이 나온다. 4번출구는 혼잡하니 3-1출구로 나가라고 한다. 7시 반부터  시작인데 벌써부터 붐비는 것을 보면 불꽃축제가 얼마나 인기가 대댠한가를 가히 짐작할만 하다.

 

 한 십여분을 걸어서 고수부지에 이르니 마땅히 앉을 만한 곳이 없다. 겨우 한강물 가까이 있는 축대 경사면에 자리를 펴고 카메라 삼각대를 펼쳐 본다. 자리는 불편하지만 바로 앞이 한강물이라서 전망이 좋다. 멀리 보이는 제1한강교의 조명도 아름답거니와 간간히 떠 다니는 유람선의 불빛도 아름답다.

 

 약 두 시간 정도 기다리는 동안 집에서 갖고 간 커피도 마시고, 귤도 까 먹으면서 이런 얘기 저런 얘기 나누다 보니, 그동안 느껴보지 못한 연애 감정이 은근히 되 살아난다. 아내와 돗자리 펴고 단 둘이 앉아 본 것이 얼마만인지 감회가 새롭다. 주의를 훌터 보니 모두가 이 삼십대의 젊은이들이다. 그것도 모두 연인들이다. 그 대열에 우리 부부가 끼어 있다는 것이 얼마나 자랑스러운지 기운이 절로 솟는다. 아마도 삼 사십년은 젊어진 기분이다.

 

 드디어 불꽃쇼가 시작이 되었다. 카메라의 샷다를 눌러 본다. 아니 이게 웬 일인가. 샷다가 눌러지지 않는다. 카메라을 삼각대에서 분리하여 한참을 실갱이하면서 들여다 보다가 뭔가를 눌러 보니 그때서야 샷다가 눌린다. 그 기능도 모르면서 불꽃 사진을 찍는 다고 주책을 떤 내가 정말 한심하면서도 바보스럽기만 하다.

 

 사실은 이 카메라(캐논DSR  EOS 450d)는 주로 아들놈이 사용하고, 나는 일반 보통 카메라를 사용하기 때문에 이 카메라의 기능에 대해 잘 모른다. 이 날도  불꽃을 찍기 위해 인터넷을 뒤져서 카메라를 세팅하였다. M모드 상태에서 조리개 F10,  샷다 BULB, 감도 ISO100으로 세팅하였는데, 카메라 기능에 대해 잘 이해하지 못하여 낭패을 본 것이다. 이런 카메라로 불꽃 촬영은 처음 해 보는 것이니까 그럴수도 있다고 스스로 위안을 해 본다.

 

 아래 사진들은 나와 같이 한 사무실에 근무하는 하 위원의 작품이다. 그는 오후 3시 반쯤 집을 나와 63빌딩 건너편인 원효로 쪽에 자리를 잡았다고 한다. 그곳은 사진을 찍는데 가장 최적의 장소라고 한다. 장애물이 전혀 없고 거리가 가까워서 사진이 잘 나온다고 한다. 또한  화약 연기도 남동 방향으로 흐르기 때문에 불꽃 자체를 가장 선명하게 볼 수 있다고 한다. 사진 한장 한장을 감상하여 보니 정말 프로같이 잘 찍었다.

 

 맨 아래 사진들은 내가 찍은 사진이다. 거리도 거리지만 정말 엉망이다. 나도 카메라에 대한 기능과 사진촬영 기술을 공부를 하여, 평소 존경하는 하 위원처럼 멋지게 찍어 보고 싶다. 다음 해를 기대 해 본다.

 

 집으로 돌아 오는길 역시 인파로 인해 대중교통을 이용하기가 어려울 것 같아, 동작대교를 건너 약 한 시간 정도 걸어서 집으로 돌아 왔다. 이 날 불꽃 덕분에  시원한 강 바람을 쐬며 한강 다리도 건너 보고, 짜릿하지는 않지만 그런대로 감칠 맛 나는 연애 감정도 갖을 수 있었고, 걷기 운동까지 하였으니, 그야말로 일석삼조의 날이었다고 자부한다.

 

 

                                                                    와이드스크린 프레젠테이션.pptx

 

 

 

 

 

 

 

 

 

 

 

 

 

 

 

 

 

 

 

 

 

 

 

 

 

 

 

 

 

 

 

 

 

 

 

 

 

 

 

 

 

 

 

 

 

 

 

 

 

 

 

 

 

 

 

 

 

와이드스크린 프레젠테이션.ppt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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