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12.10.15) 저녁 퇴근을 하고 집에 들어오니, 주방 쪽에서 칼로 무엇을 써는 소리가 들리길래 가까이 가보니, 풋고추와 아직 덜 익은 붉은 고추를 송송 써는 모습이 보인다. 녹색, 붉은 색의 고추가 뒤섞이고, 그 위에, 흰색 고추씨가 더해지니, 그야말로 환상적인 한 폭의 추상화를 보는듯 하다.
무엇에 쓰려고 이렇게 잘게 써는냐고 물어 보니 아내가 하는 말이 기가 막히다. 매운고추를 이렇게 잘게 썰어서 약간 꾸득꾸득하게 말린 다음, 비닐봉지에 넣어, 냉동고에 보관하면 얼지 않아 오래 보관할 수 있다고 한다. 된장 찌게를 끓이거나 기타 요리를 할 때, 조금씩 꺼내 넣으면 매콤한 맛이 그대로 살아 난다는 것이다.
그 소리를 들으니, 아내의 섬세하고도 발랄한 지혜와 알뜰한 면이 그저 가상스럽기만 하다. 어쨌든간에 아내가 그린 그림(?)이 시각적으로 아름다워 카메라를 대고 한컷 찍었다.
이 고추는 함안에 계신 처 외당숙께서 간장 고추를 담으라고 택배로 붙여 주셨는데, 하도 많이 주셔서 일부는 지인들에게 나누어 주고, 일부는 간장 고추를 담고 나머지 붉은 고추를 가려 낸 것이다. 그 분께 진정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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