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게시판]/생활 수기

가족끼리 골프치면서.

凡石 2012. 11. 10. 17:49

 

 

 오늘(2012.11.10)은 생전 처음 가족끼리 골프를 즐겼다. 사위와 아들 그리고 생질과 함께하는 멋진 날이었다. 엊그제 사위와 딸이 와서 저녁을 먹는 자리가 있었는데 여기서 골프 얘기가 나왔다. 언제 우리 가족끼리 골프 한번 같이 치자고 하였더니, 사위와 아들놈이 쇠뿔도 단김에 빼자고 하면서 이번 주는 어떠냐는 것이다. 나야 아무 때라도 괜찮다고 하였더니 부킹을 해 보겠다는 것이다.

 

 

 요즘같으면 원하는 날짜에 부킹하기가 쉽지 않다는 것은 누구나 잘 알고 있는터라, 과연 잘 될까 싶었는데, 아들놈한테 카톡으로 연락이 온다. 이번 주 토요일 낮 12시 50분, 장소는 영종도 스카이 72 클래식코스라고..

 

 

 날자, 시간, 장소 모두 좋은데, 누구 하나를 더 넣어야 되겠기에, 생질한테 연락해 보라고 하였더니, 그도 좋다고 한단다. 드디어 대망의 가족 골프 대회가 열리는 날이다. 설레이는 마음으로 클럽하우스에 들어서니 병률이가 먼저 와서 우리를 기다리고 있다. 된장찌게로 점심을 먹고 라운딩에 나섰다.

 

 

 첫번째 홀 드라이버 샷이 우측으로 휘면서 오비를 낸다. 약간 김이 새지만, 애들 앞이라서 내색 할 수도 없어, 심호흡 한번 크게 쉬고, 다음 홀을 기대해 본다. 전반 라운드까지는 샷의 느낌을 제대로 잡지 못하였지만, 후반 홀에서는 그런대로 체면치레는 하였다. 나이에 비해 거리가 많이 나간다고 애들이 칭찬 아닌 칭찬을 해 주지만, 나 듣기 좋으라고 하는 소린줄 누가 모르겠는가.  그래도 그 소리가 웬지 듣기가 좋다.  

 

 

 오늘 실력을 보니 사위와 생질은 수준급 이상이고, 아들은 비록 입문한지는 얼마 되지 않지만, 요즘 라운딩에 한창 열을 올려서 그런지, 실력이 부쩍 늘었다. 오늘 보니 폼도 좋고 매너도 좋다. 이왕 배웠으니 제대로 배워서, 본인 자신도 즐겁고 남도 즐겁게 해 주는 골퍼가 되길 바란다. 

 

 

 골프는 스코어도 중요하지만, 매너가 중요하다고 본다. 어떤 사람들은 내기 골프를 친답시고 친구들간에 서로 얼굴 붉히고 언쟁을 일삼는 사례가 있느가 하면, 남이 안 보는데서는 변칙 플레이를 하는 경우가 종종 있는데, 이런 경우는 아주 보기가 좋지 않다. 귀중한 시간을 내어 어렵게 골프장에 나왔으면, 그야말로 맑은 공기 마셔 가며, 일행들과 유쾌하게 즐기고, 그동안 쌓인 스트레스를 푸는 기회가 되어야 할 것이다.  

 

 

 어쨌든 오늘은 감개가 무량하다. 왜냐하면 내가 갈구하던 희망 사항이 이루어졌기 때문이다. 사위와 아들과 함께 골프를 쳐 보는 것이 꿈이었는데 오늘 그 꿈이 이루어졌기 때문이다. 그래서 오늘의 만족을 대신하기 위해 내가 모든 경비를 충당했는데도 하나도 아깝지가 않다. 

 

 다음에도 이런 기회가 주어지길 기대하면서, 모쪼록 우리 가족 모두 우애 있고 화목하길 빈다. 아울러 건강하고 행복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