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게시판]/생활 수기

미국 출장길에서 생긴일('07.6)

凡石 2009. 2. 9. 13:38

 

지난 '07. 7월에는 대한전기협회 업무를 하면서 미국의  전력회사(캘리포니아주 SDG&E와  펜실바니아주 PECO)에 출장을 가게 되었다.

먼저 서부지역의 일을 마치고 미동부 지역으로 넘어가야  하는데 LA의 LAX공항으로부터  뉴욕 JFK공항까지 약 비행시간이 약 5시간 소요되고 시차가 약 4시간으로서 총 9시간이 소요되었다.

 

아침 8시에 LA를 떠났는데 뉴욕에 저녁 5시쯤 도착하였으니까 미국이라는 나라가  얼마나 큰가에  대해 새삼 놀랬다. 문제는 그날 비행기를 타고 뉴욕까지 가는 과정에서 가방 안의  물건이 분실되었는데 오늘(07.10.12) 마침 항공사로부터 사과 서한과 함께 분실금액에 상당하는 현금교환권이 집으로 우송되어  그 에피소드를 소개하고자 한다. 

 

항공기는 미국 굴지의 델타항공을 이용하였다. LA공항에서 짐을 붙일 때는 여행용 가방의 잠금 장치를 잠그지 않는 것이 좋다고 누군가가 얘기 하길래  번호키의 번호를 잠그지 않고 짐을 붙였다. 왜냐하면 LA공항은 짐 검사가 까다로워 가방 안에 의심 나는 물건이 있을 때는 잠을쇠를  컷터로 자르고 검색하기 때문에 아예 잠그지 않는 것이 좋다고 한다.

 

이것이 화근이 될 줄은 몰랐다. 뉴욕공항에 도착하여 델타항공 터미날에서 짐을 찾는데, 내 짐은 baggage claim에서 보이지 않는다. 약 1시간을 기다려도 나타나지 않아 수하물 취급소에 문의하였더니, 다른 터미날의 보관창고에 있다고 하여 부랴부랴 찾아갔다.  마침 거기에 있어 다행스럽게 생각하고 공항을 빠져 나와 호텔에서 짐을 풀어보니 짐 안에 있어야 할 물건이 안 보이는 것이 아닌가. 

 

LA의 어느 매장에서  딸냄이 선물로 산 COACH 숄더BAG이 안 보이는 것이다. 얼마나 속이 상하고 황당하였는지 격어 보지 않은 사람은 그때 그 기분을  잘 모를 것이다. 한편 여행의 맛이 싹 달아나는 기분이었다. 아마도 뉴욕공항에서 수하물을 내리는 직원들이 가방에 손을 대고 그 가방을 일부러 다른 터미날로 보낸 것이 아닌가 추측되지만, 자세한 것은 알 도리가 없다. 원인이야 어떻든 간에 나의 실수가 더 크다고 본다. 

 

만사에 신중을 기했어야 하는데 그렇지 못한 것이 마냥 후회스럽기만 하였다. 더구나 미국이라는 선진국에서 이런 일이 벌어진다는 것은 도저히 있을 수 없는 노릇이라고 분개하면서, 곧바로 델타항공 수하물 분실 센터에 찾아가 분실 신고를 하였다. 마침 물품구입 영수증이 있어 이를 제시하면서 신고 하는데 절차가 매우 복잡하고 까다로울 뿐더러 담당직원들의 서비스도 불쾌하기 짝이 없을 정도로 낮은 수준이었다.

 

웬만하면 그냥 없었던 일로 하고 싶을 정도로 힘이 들었다. 그러나 그냥  당하고만 있을 수는 없는 일이다. 비록 물건은 못 찾는다고 해도 일단 신고만은 하여야 한다고 마음 먹고 소정 양식에 분실품목과 금액 주소 등을 적어 신고하고 미국에서 예정되었던 일을 다 보고 일단 귀국하였다.

 

귀국 후에도  델타항공  e-mail을 통하여 재차 분실 신고를 하였는데, 마침내 오늘 집으로 델타항공에서 발행한 현금상환증(바우쳐)이 도착한 것이다. 현금상환증은 국내 외환취급은행 아무데나 가서 현금으로 찾으면 된다고 한다. 그러나 요즈음 환율이 너무 내려 지금 찾으면 그 당시보다 약 10%정도 손해 보게 되어 요다음에 찾으려고한다.

 

당시 물건을 잊어버렸을 때와 항공사 담당 직원들의 서비스를 생각하면 델타항공에 대한 나의 이미지는 아주 나쁘게 생각하였으나, 이번 조치를 통해 다시금 생각하게 되었다. "역시 델타항공이구나 ! "  고객감동을 저버리지 않는 기업정신은 그 어느 항공사 보다 높게 평가되어야 할 것이며 본받아야 할 점이다.

 

뒤늦은 감은 있지만 다행히 찝찝했던 문제가 완전히 해결되어 속이 시 하다. 그러나 이번 사건을 통해 다시는 이런 실수를 하지 말자고 굳게 다짐하면서 추억거리로 간직하고자 한다.

 

 

                                             

사진은  문제의  뉴욕 JFK공항의 모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