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토요일(3월 28일)저녁에는 아내와 함께 서초동에 있는 한전 아트센터에서 뮤지컬 렌트(Rent)를 구경하였다.
전 날 저녁 아들놈이 퇴근하면서 집에 들어 오더니, 두 분이 오래간 만에 뮤지컬이나 보시라고 하면서 초대권 두장을 꺼내 놓는다.
우리가 뮤지컬이나 콘서트 등을 좋아 하는 것을 알기 때문에 일부러 큰 마음 먹고 구해 온 모양이다.
마침 그날은 전기원 평가 업무 관계로 대구에 내려 가야 되기 때문에 좀 망설였으나, 저녁 7시 반부터 공연이 시작된다고 하니 조금만 서두르면 될 것 같아 흔쾌히 받아 들였다. 대구도 예전 같으면 서너시간 정도 걸려야 갈 수 있으나 요즈음 KTX를 이용하면 한시간 40분 정도면 갈 수 있다. 대구에서 일을 마치고 서울역에 도착하니 오후 다섯시다.
집에 가서 옷 갈아 입고 서초동 공연장까지 가는데는 큰 무리가 없을 것 같다. 집에 와서 차를 몰고 공연장에 도착하니 저녁 일곱시가 다 되었다. 저녁식사를 거를 수가 없어 인근 식당에서 추어탕 한 그릇 비우고 나니 일곱시 20분이다. 좌석에 앉자마자 시작 사인이 울린다.
이 작품은 36세의 젊은 나이에 요절한 천재작가 조나단 라슨이 푸치니의 오페라 <라 보엠>을 원작으로 삼아 뮤지컬로 만든 작품이다. 가난한 예술가들이 모여 사는 뉴욕 이스트 빌리지를 배경으로 젊은이들의 꿈과 열정, 사랑의 갈등과 우정, 그리고 삶에 대한 희망을 묘사하고 있는 이 작품은 에이즈(AIDS), 동성애, 마약중독 등 파격적인 소재뿐만 아니라 드라마 위주의 기존 뮤지컬과 달리 록, 탱고, 발라드, 가스펠, R&B 등 90년대 이후 대중음악의 모든 장르가 다루어지고 있다.
이날 공연장에는 주로 20~30대의 젊은 이들이 주를 이루고 있고, 우리와 같은 50~60대는 눈에 띄지가 않는다. 그만큼 내용이 서구사회에서나 있을 수 있는 동성애자, 에이즈, 행위예술 등을 다루었고 음악도 젊은이들이 즐기는 "록" 위주로서 나이가 많은 이들의 취향과는 좀 거리가 멀지 않은가 싶다.
그러나 이 작품에서 빈민촌 바닥 인생들이 펼치는 사랑과 우정 그리고 삶에 대한 애환의 묘사는 진한 감동을 불러 일으키기 충분하다. 이날 출연진 모두 열연을 하였으나 일부 배우의 가창력이 좀 부족하여 고음에서 약간 아슬아슬하게 들리는 부분이 좀 아쉬웠다.
하기야 공연을 시작한 지가 3개월이나 지났으니 배우들의 목도 정상이 아닐 수도 있고, 열의도 좀 느슨해 질 수도 있다는 점을 충분히 이해하면서 3월 29일부로 대장정의 막을 내리는 단원들의 노고에 대해 박수를 보내고 싶다.
어쨌든 이 날 젊은이들 속에서 뮤지컬을 본다는 자체가 즐거웠다. 그리고 극중에서 한 배우가 관중들을 웃기는 장면에서 젓소가 "음메~" 하는 소리를 관중들에게 유도할때, 나도 큰 소리로 "음메~" "음메~" 하고 같이 따라 했다는 사실.... 생각만 해도 우습다.
앞으로도 가끔 이런 기회를 가져봄으로서 쳐져가는 우리네 인생에 활력을 불어 넣고 싶다.
한전 아트센터에 걸려 있는 공연 안내 현수막이다.
공연장 로비의 모습이다.
공연장 안의 모습을 막간을 이용하여 쉬는 시간에 찍어 보았다.
이날 출연한 배우들의 연기 장면이다.
뮤지컬 <렌트>의 동영상 일부를 올려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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