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10.6.19)는 재경 탕정초등학교 24회 친구들 모임인 "소꿉회"의 2/4분기 정기 모임 있는 날이었다. 이 번 모임은 오랜만에 바깥 바람이나 쐬자고 하여, 버스 한 대를 대절하여 멀리 전북 고창 선운사와 부안 새만금 방조제로 나들이를 다녀 왔다. 버스를 대절하는 김에 고향친구들을 초청하여 같이 가는 것으로 계획을 세웠다.
이번 나들이의 참석인원은 소꿉회원 8명과 고향친구 7명으로서 모두 15명이다. 의외로 고향친구들이 많이 나와 성원을 이루었는데, 정작 소꿉회원들의 참여율은 아주 저조하다. 정원 20명 중 8명이 참석함으로서 과반수도 안 되는 인원이다. 물론 각자 사정이 있어 못나왔겠지만 오늘 같은 모임은 웬만하면 사정을 억제하고 나와야 하는데 그렇지 못한 점이 아쉽다.
그 사정을 들어 보면 구구하다. 몸이 불편하여 병원에 입원한 친구도 있고, 허리와 무릅이 아파 걷는 것이 힘들어서 못 나온 친구들이 있는가 하면, 어떤 친구들은 토요일인데도 직장에 나가야 하기 때문에 못 나온 친구들이다. 그들에게는 어쩔 수 없는 사정이다.
이제 육십 초반인데 벌써부터 건강이 않 좋아 모임에 참석하기가 어렵다고 하니 예삿일이 아니다. 언젠가 그렇게 될 수 밖에 없기때문에 지금부터라고 건강을 잘 관리 하여야겠다는 생각이 문뜩 든다. 가급적 될 수있는대로 스트레스를 받지 말고, 매일 적당히 운동을 하는 것이 최선의 방법이 아닌가 싶다.
아침 7시 사당역 환승주차장 앞에서 만나 관광버스를 타고, 고향 친구들과 만나기로 한, 배방역 앞에 다달으니 9시가 다 되어간다. 좀 전까지만 해도 썰렁하던 버스 분위기가 고향친구들이 올라 와 가세하니 왁자지껄한 것이 제법 나들이 분위기가 난다. 우리 일행을 태운 버스는 천안 논산간 고속도로와 호남고속도로를 달려 고창 선운사에 도착하였다. 마침 복분자 축제가 열려, 볼 것도 많고 먹을 것도 많다. 재미있는 게임도 하고 복분자로 만든 각종 음료와 다과를 시식하고 나서, 오늘의 주요 이벤트인 선운사 민물장어를 먹으로 갔다.
점심식사를 한 곳은 맹구네 수산이라는 곳이다. 이 집은 우리 소꿉회원인 남순현씨가 이미 오래 전부터 알고 있는 집이라고 한다. 새벽같이 나오느라고 아침식사를 제대로 못 해서 그런지 장어 굽는 냄새가 내 코를 자극한다. 잘 익은 복분자 술 한잔에 노릿노릿 구어 낸 장어 한 첨을 상추에 싸서 먹는 맛은 그야말로 안 먹어 본 사람은 그 맛을 모를 것이다. 아는 집이라 그런지 서비스도 좋은 편이다. 평소 못 먹어 보던 장어를 실컷 먹을 수 있어 오랜만에 몸 보신을 하였다.
점심식사를 맛있게 하고 새만금 방조제로 향한다. 가는 도중에 무료한 시간을 달래 보기 위해 차안에서 노래자랑을 하였다. 두 서너 친구는 점잖아서 그런지 조용하였으나, 그 밖에 친구들은 제 세상 만난 것처럼 한결같이 시끌벅적하게 놀아 댄다. 아마도 늙어가면서 그동안 닫혔던 마음의 문이 활짝 열려 새로운 세상을 맛 보고 있는 것이 아닌가 싶을 정도다.
그렇다. 이제 우리 나이에서는 그런 자리에서 너무 소극적이거나 체면때문에 남의 눈치를 보는 것도 바람직하지 않다고 본다. 물론 도가 지나치면 않되겠지만 적당히 자기의 끼를 마음껏 발휘하면서 분위기에 동조하거나 이끄는 자세가 바람직하다. 언젠가 어느 친구에게 신수가 훤하다고 농담을 하였더니, 그 친구 하는말이 걸작이다. "이제부터 속 없이 살기로 했어" 가만히 생각해 보니 그 말이 백번 옳은 말이라고 생각하면서 앞으로 나도 속없이 살기로 마음 먹었다.
새만금을 구경하고 나서 상경 길로 접어드는 길에서도 내내 노래자랑이 이어졌다. 신나게 놀다 보니 어느새 천안이다. 우리는 저녁식사를 하기 위해 김규남 회원이 경영하는 강화식당에 들려 맛있는 족찜요리에 소주 한 잔을 하고 나서 고향친구들과 석별의 정을 나누었다. 버스가 금정역에 다달으니 9시반이다. 4호선 전철을 타고 이수역에 내리니 열시가 다되었다.
오늘 하루, 친구들과 어울려 희희낙낙 하면서, 시원한 바람을 쐬며 광활한 바다도 구경 하고, 맛있는 장어와 족찜으로 원기도 북돋우고, 노래도 이것저것 원 없이 불러 보았으니 그야말로 기분이 최고로 좋은 날이다. 오늘 모임을 주선한 김동철회장님과 지영수 총무님께 감사의 인사를 드리면서 오늘의 즐거움을 평생 추억으로 간직하고자 한다.
추신 : 뒷 부분의 동영상은 처음 찍어 봐서 그런지 화질도 좋지 않을뿐더러 흔들려서 엉망이지만, 그런대로 그 날의 분위기가 어떠하였는지 감은 잡을 만하다. 앞으로 동영상 기술을 보다 연마하여 좋은 작품을 만들어 보고자 한다.
여기서부터는 동영상자료 입니다.
'[자유게시판] > 생활 수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2/4분기 죽마고우 모임에서 (0) | 2010.07.05 |
---|---|
옛 동료들과 호프 한잔 하면서. (0) | 2010.06.29 |
우리 집 베란다 풍경 (0) | 2010.06.13 |
대한전기협회 옥상 정원 풍경 (0) | 2010.06.09 |
외당질여 결혼식장에서. (0) | 2010.05.2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