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10.9.8)는 모처럼만에 교대파 친구들과 만나 당구를 쳤다. 교대파들이 만나는 장소는 주로 교대역 1번 출구에 있는 어느 당구장에서 만나는데 한 동안 만남이 뜸 했다. 그러던 차에 서초동에 있는 한전 케이디엔에 볼 일이 있어, 그 곳에 갔다가 갑자기 교대파 친구들이 생각이 나서 행동대장인 신박사에게 전화를 하였다.
형님이 어쩐 일이냐고 하면서 반갑게 전화를 받는다. 목소리를 들으니 명랑하고 싹싹 하기 그지 없다. 언제나 만나면 반가워 하고 분위기를 재미있게 이끈다. 만약 우리 모임에 이 친구가 없으면 재미가 하나도 없을 정도다. 나머지 친구들은 모두 꿔다 놓은 보리짝 마냥 누구하나 분위기를 제대로 이끄는 사람이 없다.
그야말로 분위기 메이커로서는 대한민국에서 두번 째 가라고 하면 서운해 할 정도로, 그 방면에서는 독보적인 존재다. 우스개 소리도 잘 하고 노래도 잘 하고 당구도 잘 치고 이것저것 모두 잘 한다. 특히 그만이 할 수 있는 손가락 장단은 그야말로 일품이다.
그러던 그가 얼마 전부터 눈이 안 좋아서 술도 삼가 하고 당구도 삼가 한다고 하면서 의기가 한층 소침 해 졌다. 그 모습을 보고 있노라니 내 기분도 좋지가 않다. 항상 우리를 즐겁게 해 주던 친구가 건강이 않 좋아서 풀이 죽어 있는 모습을 보니, 안스럽기도 하고 한편으로는 걱정이 된다. 하지만 워낙 명랑하고 유쾌한 사람이라서 그까짓 것 쯤은 충분히 이겨 낼 수 있다고 보면서, 하루 속히 그의 건강이 회복되기를 진심으로 바라는 바이다.
당구를 꾸준히 치는데도 실력이 그다지 늘지가 않는다. 그 날 성적은 저녁 식사 전 게임은 내가 꼴지를 하고, 식사를 하고 나서 2차 전 게임은 꼴지를 간신히 면하였다. 아무튼 당구를 통해 승부를 가리는 짜릿한 맛도 있지만, 그 보다도 더 큰 의미는 친구들과 재미있는 시간을 갖음으로서 서로간의 우의가 더욱 돈독해 질 수 있다는 것이 중요하다고 본다. 우리가 하루 이틀 만날 친구들이 아니고, 앞으로 살아 있는 날까지 계속 만나야 할 친구들이기 때문이다.
그 날도 여전히 친구들과 시시덕거리면서 재미있는 저녁 시간을 보내고 집으로 돌아오니 12시가 다 되어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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