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억앨범]/여행 사진

백두산 / 셋째, 넷째 날

凡石 2011. 8. 16. 08:57

 

 여행 셋째날은 이도백하에서 아침을 먹고 버스를 타고 약 세시간 반 동안 용정으로 이동하였다. 차창가로 내다 보이는 것은 오로지 옥수수 밭이고 간간히 부락이 보인다. 옥수수는 가축 사료용이란다. 그렇지 않아도 너무 빽빽하게 심어서 열매가 열리지 않을텐데 이상하다고 생각하였는데 사료용이라고 하니 궁금한 점이 풀렸다. 그렇다면 그 일대에 목장이라도 있어야 하는데 그런 것은 전혀 보이지 않는 것으로 보아, 아마도 수출용으로 심어 놓은것 같다.

 

간간히 보이는 취락 구조는 우리나라의 시골 동네 부락과 같이 집단을 이루고 있으나 가옥 구조는 좀 다르다. 마치 도시 계획에 의거 지은 것처럼 거의 일자  형태로 가지런하며 모든 집이 남향을 보고 자리 잡았다. 가옥 전면에는 유리창으로 되어 있는데, 마치 우리네 시골 학교 유리 창처럼  크고 네모 번듯하다. 추운 지방에서 이렇게 넓은 창문이 있으면 외풍이 심할텐데, 그 이유를 모르겠다.

 

가이드 말에 의하면 조선족과 한족이 사는 집의 모양이 다르다고 한다. 조선족 전통가옥은 마루와 온돌이 붙어 있고 툇마루가 있으며 외양간이 달린 6간 또는 8간 집 구조이며, 한족 가옥은 주로 일자 형 구조에 벽돌과 나무로 지지었으며 실내는 구들이 없는 대신 보온을 위해 벽을 일반적으로 견실하고 두껍게 짓는다고 한다.

용정 시내에 접어드니 노래 가사에 나오는 해란강과 용문교 일송정의 모습이 보인다. 옛 모습은 온데 간데 없고 지금은 개발이 되어서 그런지 여는 보통 강이나 다리 또는 정자와 다를바가 없다. 용문교 부근에서 가이드가 부르는 일송정 가곡을 다 같이 부르면서 그 때, 그시절의 민족 정기를 되살려 보고, 대성중학교에 들려 옛 선열들의 넋을 되새겨 보았다.

      

지금까지 내가 알고 있던 일송정 푸른솔은 정자 옆에 있는 푸른 소나무라고 알고 있었는데, 그것이 아니고 한그루의 소나무가 우뚝 서 있는 모양이 마치 정자처럼 생겼다 하여 붙여진 명칭이라고 한다. 그 당시 독야청청한 일송정은 독립운동가들이 독립의식을 고취하는 상징이었으나 일제가 1938년에 결국 고사시켰다고 한다. 그러다가 1991년에 용정시에서 한국 각계 인사들의 후원으로 옛 자리에 소나무를 다시 심어 복원하고, 정자를 신축하여 오늘날에 이르고 있다고 한다.

 

 대성중학교는 민족 시인 윤동주가 다녔던 학교이다. 현재는 용정 제일중학교로 명칭이 바뀌었으며, 실제로 학생들이 이 곳에서 공부를 하고 있다. 단 신관과 구관으로 나뉘어져, 구관 앞에는 그의 대표적인 시 <서시>가 세겨져 있는 윤동주시비가 세워져 있으며, 건물 2층에는 기념전시관이 꾸며져 있다. 기념관에는 사진, 화보, 책자 등이 전시되어 있어서 당시의 윤동주 시인의 모습을 볼 수 있다. 또한 이 곳은 재야 운동가였던 문익환 목사와 정일권 전 총리의 모교라고 한다.

 

용정에서 점심을 먹고 두만강을 보러 도문으로 향하였다. 도문은 중국과 북한의 접경지역으로서 강 하나를 사이에 두고 저 쪽은 북한 땅이고  이 쪽은 중국 땅이다. 서로 국경을 구분하는 가시철망이나 울타리도 없다. 단지 도문대교에서 중국과 북한의 경계를 나타내며 다리의 중간까지만 중국 영토이고, 나머지는 북한영토에 속한다. 또 정확히 다리 중간에 파란색과 빨간색으로 국경선이 칠 해져 있어 쉽게 알아볼 수 있다.

 

다리 너머로 함경북도 남양시의 모습이 눈 앞에 펼쳐치는데, 집단 농장과 낮에는 일하는 북한 주민들도 볼 수 있고, 큰 소리로 외치면 상대방의 목소리도 들을 수 있다고 한다. 우리나라와 북한의 국경 다시말해 지금의 38선과 비교하면 어마어마한 차이다. 우리 한반도도 조속히 통일되어 서로 국경 없는 그 날이 빨리 오길 바라는 마음으로 북한 땅을 우두커니 바라다 본다.

 

도문 선착장에서 시원한 막걸리 한 잔을 마시고 뱃노리를 하였다. 우리가 뱃노리를 한 강은 아마도  두만강 본류는 아닌 것 같고 강폭이 좁은 것으 보아 하나의 지류같이 보인다. 말이 유람선이지 보통 뗏목같이 허름하다. 어쨌든 시원한 강바람을 마시며 가곡 일송정과 김정구 선생의두만강 노래를 다같이 불러 보니 감회가 새롭다.

 

도문관광을 마치고 연길로 돌아왔다. 호텔에서 저녁 식사를 마치고 곧바로 거리로 나와 포장마차에서 양꼬치를 안주로 하여 고량주를 마시고, 2차로 노래방에 가서 여흥을 즐겼다. 노래방 시설은 우리나라와 차이가 없이 내부장식을 잘 해 놓았다. 

 

여행 넷째날이자 마지막날이다. 비행장에 나가기 전에 시간이 남아 기념품 가게를 들렸다. 그곳에서 참깨 한 말과 목이버섯을 사고, 전 전 날 백두산 입구에서 장뇌삼 몇 뿌리를 기념품으로 샀다. 장뇌삼은 현지에서 장사꾼이 부르는 값에 반에 반값으로 사기는 하였으나, 집에 와서 만져 보니 오래되어서 그런지 물컹 물컹하다. 기분은 썩 좋지는 않았으나 그래도 오래된 삼을 싸게 샀다고 보아 스스로 위안하면서 아내의 선물로 바쳤다.  

 

여행 기간 동안 예쁘고 상냥한 롯데관광의 가이드(이름이 생각 안 남)의 안내로 큰 불편없이 여행을 마치게 되어 다행이라고 생각하며, 이런 기회를 만들어 준 대한전기협회 관계자분들께 감사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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