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 여행 / 첫째 날

 

 

 엊그제('11.10.23)는 3박 4일동안 식구들과 같이 제주도 여행길에 나섰다. 식구들이래야 지난 달에 시집 간 딸을 제외 하면, 나와 아내 그리고 아들 모두 셋뿐이다. 이번 여행은 아들 놈이 직장에서 일주일간 연차 휴가를 얻어 만든 작품이다. 그동안 딸 자식을 시집 보내느라고 여러모로 수고를 하신 부모님의 노고에 대해, 조금이나마 위로를 드리려고 만들었으니, 아무 걱정 하지 마시고 무조건 저만 쫒아 오시라고 말한다. 이미 비행기 표와 숙박 장소 그리고 자동차 렌트는 모두 예약 해 놓았다고 하면서...

 

 아침 9시에 집을 나와 이수에서 4호선을 타고 동작에서 내려, 9호선 급행 전철을 타고 김포공항에 도착하니 9시 40분이다. 사당동에서 공항까지 불과 40분 밖에 안 걸린 것이다. 9호선 전철이 생기고 나서부터 김포나 인천공항까지 가는 교통이 아주 편리해 졌음을 실감한다.

 

 11시 20분에 출발하는 티웨이 항공을 타고 제주 공항에 내리니 12시 20분이다. 흔히 말하는 저가 항공을 이용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소문에는 소음도 크고 비행기가 많이 흔들려서 불안하다고 하길래 내심 걱정을 하였는데 그것은 기우였다. 보잉737-800기종으로서 187명을 태울 수 있는 중형 비행기이며, 단일 기종 중 가장 많이 판매된 비행기라고 한다. 승무원의 서비스도 좋고, 생각했던 것 보다 소음도 덜 하고 진동도 거의 없다. 단지 앞 뒤 좌석 간격이 좁은 것이 흠인데 그래도 국내 여행에는 참고 견딜만 하다.

 

 먼저 렌트카(기아 k5)를 수령하고 점심 식사를 하였다. 여행기간 중 식사 값은 아들놈에게 신세 지면 않될 것 같아 내가 지불하기로 하였다. 이왕 제주에 왔으니 제주에서 맛집으로 소문이 난 집에서 먹어야 되겠기에 스마트폰으로 검색 하였더니 마침 공항부근에서 가까운 오로섬이라는 집이 뜬다. 이 집은 갈치와 고등어 요리를 잘 한단다고 하여, 오늘 점심은 갈치요리를 먹어보기로 하고 오로섬 갈치 스테셜이라는 메뉴를 주문하였다. 갈치찜, 갈치구이, 갈치회, 갈치젓 등과 같이 미역국이 나온다.그야말로 육지에서는 먹어 보기 어려운 큰 갈치로 요리하였는데, 선도가 좋아서 그런지 살이 아주 부드러워 입안에서 살살 녹는다.   

 

 점심식사를 마치고 제주 시내 부근에 있는 용두암을 구경하였다. 이곳은 약 33년 전 신혼여행 때 한 번 오고, 약 3년 전 업무로 출장 왔을 때 한 번 다녀갔는데, 그 때는 건성으로 대충 보아서 그런지 풍경이 새롭기만 하다. 진입로도 잘 만들어져 접근하기가 매우 용이한 점도 새롭고,중국 여행객들이 눈에 많이 띄는 것도 새롭다.

 

 숙소가 중문단지에 있는 관계로 서부 해안도로을 타고 내려 가던 중 한림공원을 구경하였다. 이 곳은 제주에서 가장 큰 종합 테마 공원으로서 해마다 100만명의 관광객들의 다녀 가는 곳이라고 한다. 하늘 높이 솟은 아자수길, 희한한 아열대 식물들,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협재굴과 쌍용굴, 각종 분재와 수석들, 제주 전통상을 볼 수 있는 민속마을, 공작새와 타조, 구렁이 등을 볼 수있는 그야말로 종합 테마 공원으로서 손색이 없다.

 

오늘 일정을 모두 마치고 제주의 남쪽 푸른 바다와 대포항 포구가 한 눈에 내려다 보이는 나폴리펜션에서 도착하여 여장을 풀고 단잠에 빠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