엊그제('12.4.25)는 창신동에 있는 청기와 능이버섯 백숙집에서 육구회 모임을 갖었다. 일년에 봄 가을로 두 번 만나는 모임인데, 이번에는 모두 열 명이 참석하여 참석율이 약간 저조하다. 특히 대구 회원들이 매번 참석하여 자리를 빛내 주었는데, 감기 또는 기타 사정으로 올라 오지 못하였다고 한다. 그들이 있어야 분위가 확 사는데, 그들이 빠진 자리는 어딘지 모르게 조용하면서도 허전하다.
어쨌든 오랜만에 만나 반가운 마음에 술 한잔씩 돌리니 금방 분위기가 화기애애하다. 늘 그랬듯이 김상태 총무의 우스개 소리가 좌중을 웃긴다. 관음사 주지는 변태스님이고, 몽정사는 허탈스님, 복상사는 절정스님, 혼외정사는 불륜스님, 아뿔사는 조루스님, 포경사는 귀두스님이 주지스님이라면서 너스레를 떨어 대는데 누가 지었는지 그럴싸하다. 그 밖에 더 많은 절과 스님 얘기를 하는데, 머리가 나빠서 그런지 더 생각이 않난다.
이어서 요즘 사회 전반적으로 만연되고 있는 노인 요양 문제와 제사 모시는 이야기가 화제가 되었다. 부모가 병들면 자식들이 의례적으로 요양원에 보내는 현대판 고려장과, 조상에 대한 제사를 한꺼번에 모시는 결례에 대해서다. 서로 자기 생각이 옳다고 갑론을박 하지만 결론적으로 사회 구조가 변하다 보니 그런 문제가 발생되는 것를 이해하면서, 동기간들과 상의하여 서로 좋은 방법을 찾는 것이 현명한 길이라고 이구 동성이다.
아무리 세상이 변해도 자기 부모 제사만큼은 따로 모시는 것이 타당하다고 주장한 내 생각이, 요즘 시대 정신에 뒤지거나 너무 고루한 생각 같아 민망하기는 하다. 그러나 자식들에게 조상에 대한 얼을 심어 주고, 효심을 길러주는 차원에서라도, 자기를 낳아 준 부모님 기일만큼은 정성껏 모시는 것이 타당하다고 보는데... 글쎄올시다. ㅎㅎ
이어서 박기열 회원이 말한다. 우리 오랜만에 만나, 이런 우울한 얘기보다는 건설적인 얘기를 하자고 하면서, 중국 티벳 지방의 해발 5,000미터가 넘는 고지를 트래킹하면서 겪었던 무용담을 실감나게 늘어 놓는다. 마치 에베르스트 최고봉을 정복하고 온 사람처럼 자신이 만만하다. 아무나 할 수 없는 일을 해 낸 것에 대해 모두 경하하면서, 그의 강인한 체력과 적극성에 대해 다시 한번 놀랐다.
우리 모두 노후에 대비한 삶의 방법이나 정신자세를 거듭 다듬어서, 앞으로 다가 올 변화에 대해 능동적으로 대처해 나가는 것이 필요하다고 본다. 그것이 바로 훗날 자식들이나 주변 사람들에게 부담을 덜어 주는 길이다. 더욱 건강한 삶을 위하여 규칙적인 운동과 더불어 멋과 낭만을 즐기면서 멋지게 살자.
'[자유게시판] > 생활 수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기술처 워크숍에서 (0) | 2012.05.25 |
---|---|
온 동네가 꽃 천지 (0) | 2012.04.29 |
도요타 서초 서비스센터의 강아지 마스코트 (0) | 2012.04.28 |
딸내미 부부와 저녁식사를 하면서. (0) | 2012.04.17 |
진달래 능선 등반길에서 (0) | 2012.04.1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