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게시판]/생활 수기

딸내미 부부와 저녁식사를 하면서.

凡石 2012. 4. 17. 17:49

 

 

 오늘('12.4.15)은 딸내미 부부와 같이 저녁식사를 하였다. 낮에 북한산 등산을 하고 내려와서 막걸리를 한 잔 하고 있는데, 아내로부터 전화가 걸려온다. 오늘 저녁에 사위가 와서 저녁식사를 대접한다는데 일찍 올 수 있느냐는 것이다. "암~ 일찍 가고 말고" 하고 전화를 끊었다.

 

 그일이 없었더라면 몇 몇 친구들과 어울려 더 한 잔 하려고 하였는데, 좀 아쉽지만 기쁜 마음으로 흔쾌히 허락을 하였다. 우리 집에 귀한 백년 손님이 온다고 하는데 어찌 기쁘고 반갑지 않을 수 있겠는가. 또한 이를 어찌 거역할 수 있겠는가.

 

  지금은 세상이 변하여 어느 집안이던지 사위를 백년손님이라고 할 정도로 어렵게 보지는 않는 것 같다. 나 자신도 전혀 그렇게 생각하질 않는다. 그저 내 자식과 똑같이 귀엽고 사랑스럽기만 하다. 지금은 결혼한지 얼마 안 되어 서로간에 약간 어색할 수도 있지만, 시간이 흐르면 더욱 밀접한 관계가 유지되리라 본다. 그렇게 되도록 마음의 문을 활짝 열고 편하게 대해 주고 싶다.

 

 부지런히 전철을 타고 이수역에 내려  곧장 동네 목욕탕으로 가서 온탕 냉탕을 즐기고 나니, 온 몸이 가뿐하다. 그야말로 때 빼고 광 낸 티가 나서 그런지 혈색도 좋고 피부도 뽀얗다. 목욕을 마치고 사당역으로 내려가는 길에 벗꽃이 한창이라서 휴대폰 카메라로 풍경을 담아 본다.

 

 7시반 사당역 주변에 있는 참게와 오리집에서 도착하니 사위와 딸내미가 나를 반긴다. 오리 훈제에 시원한 맥주 한 잔을 마시니 기분이 상쾌하다. 또 한편으로는 마음이 든든하다. 곁에 사랑스런 아내와 듬직하고 예쁜 딸내미 부부가 있으니 어찌 든든하지 않겠는가. 더구나 딸내미 뱃속에서 무럭무럭 자라나고 있는 "럭키"라는 놈이 "할아버지, 저도 있어요~ " 하는 소리가 내 귓전을 맴도는 것 같아 더욱 더 든든하다. 

 

 때 맞춰 내 핸드폰에서 컬러링 음악이 흘러 나온다. "기차는 8시에 떠나네"의 고운 선율이 내 기분을 들뜨게 한다. "따라라 랄라 따라라 랄라 ♬♪"  콧소리로 흥얼거리니 아내와 애들이 웃는다. 좀 민망스럽기도 하지만 있는 기분 그대로 보여 주는 것이 뭐가 챙피한 노릇이란 말인가. 앞으로 모든 날이 오늘만 같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잠자리에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