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12.5.22)은 내가 몸 담고 있는 대한전기협회 기술처의 워크숍이 북악산 서울성곽길에서 있었다. 아침 8시반 경복궁역 3번출구에서 평가팀 멤버들과 같이 버스를 타고 자하문 고개에 있는 최규식 경무관의 동상 앞에 내리니, 벌써 모든 분들이 나와 우리를 기다리고 있다. 9시가 되니 창의문 출입 안내소 직원(군인)이 출입문을 연다. 출입신청서를 작성하고 주민등록증을 제시하니 목에 거는 출입증 하나를 내 준다.
오늘 답사 코스는 창의문 안내소에서 숙정문 말바위 안내소까지 약 2㎞구간이다. 시간은 약 두 시간 정도 걸린다. 북악산 정상인 백악마루까지 오르는 길은 나무 계단으로 만들어 놓았는데 제법 가파르다. 헉헉대며 정상에 오르니 북쪽에는 우뚝 솟은 북한산 보현봉이 보이고, 남쪽에는 남산과 서울 시내 전경이 한 눈에 들어온다.
정상 표지석에는 북악산이 아니고 백악산이라고 표시되어 있다. 이상하여 초병에게 그 연유를 물어 보니, 조선시대까지는 이 산을 백악산이라고 불렀는데 일제 시대부터 북악산이라고 부르고 있다고 설명한다. 북악산은 높이 342m의 화강암으로 이루어진 서울의 주산(主山)으로서, 서쪽의 인왕산, 남쪽의 남산, 동쪽의 낙산과 함께 서울의 네개의 산 중 하나로, 북쪽의 산으로 일컬어졌다. 바로 밑에는 청와대와 경복궁이 자리 잡고 있다.
정상에서 조금 내려가니 1.21사태 당시 공비를 사살하면서 애궂게도 수 십방의 총을 맞은 소나무가 보인다. 총 맞은 자국이 빙둘러 여러 곳인 것을 보면, 아마도 그 자리에 공비가 있어서 사방에서 집중 사격을 한 것이 아닌가 싶다. 지금도 독야청청한 모습으로 우뚝 서 있는 모습을 보면, 그 어느 생명체보다도 훨씬 더 강인하다는 들면서도, 또 한편으로는 애처로운 생각이 든다. 다시는 이 땅에서 이런 참사가 더 이상 있어서는 안 되겠다는 생각을 갖으면서 무겁게 발걸음을 옮긴다.
청운대와 곡창, 촛대바위를 지나 숙정문에 다달았다. 숙정문은 서울 성곽을 이루는 사대문 가운데 하나로서 도성의 북쪽 대문이다. 1396년(태조 5) 도성의 나머지 삼대문과 사소문(四小門)이 준공될 때 함께 세워졌다고 한다. 원래 이름은 숙청문(肅淸門)으로, 도성 북쪽에 있는 대문이라 하여 북대문 또는 북문 등으로도 부른다.
숙정문 근처 공터에서 잠시 휴식을 취하면서, 기술처의 업무 추진 방향과 현안 문제에 대해 기술처장이 간단히 설명하고, 이어서 윤성수 실장이 기술처의 미래 혁신과제 두 가지를 소개하면서 다같이 동참하여 줄 것을 당부하였다. 갖고 간 막걸리로 기술처의 발전을 위해 건배하면서 새로운 사업이 부디 순조롭게 진행되기를 빌었다.
말바위 안내소에 출입증을 반납하고, 삼청동 감사원 옆을 조금 지나니, 오늘의 점심식사 자리인 온마을이라는 두부집이 보인다. 맛있는 두부 요리에 충남 청양에서 직접 배달 해 온 구기자 술을 반주로 걸치니, 오늘의 지친 피로가 언제 그랬느냐는 식으로 싹 가신다. 전철을 타고 집으로 돌아 오는 길이 마냥 흐뭇하다.
전철 안에서 잠시 눈을 감고 생각에 잠겨 본다. 이 나이에 매일 출근할 수 있는 직장이 있다는 것이 얼마나 고맙고 자랑스러운지 모르겠다. 더구나 이렇게 좋은 분들과 어울려 같이 근무하고 있다는 것이 얼마나 즐거운지 모르겠다. 그야말로 엔돌핀이 마구 솟구치는 기분이다. 아무리 좋은 보약을 먹어도 이 정도는 안 될 것이다.
바라건대 협회가 날로 발전하여 명실공히 대한민국의 전기기술을 선도하는 최 일류 기관으로 자리 잡기를 기원하면서, 아울러 기술처의 혁신과 분발을 기대해 본다. 우리 모두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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